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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린로즈 Nov 16. 2023

사진놀이터 북평장

계절의 변화와 지역의 문화를 알려주는 북평장

M3 + Rigid with APX100

 북평장은 정조 20년이 되던 해인, 1796년부터 시작된 오랜 역사를 가진 장날이다. 한국에서 3대 전통시장 중 하나라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장이 열리는 날이면 동해시내에 사람이 보이지 않고 덩달아 대형마트에도 손님이 없다고 할 정도이다.


 우시장도 함께 열릴 정도로 아주 큰 북평장이었지만, 지금은 우사장길이라는 지명만으로 남아있다.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북평장으로는 세 개의 국도가 연결이 되어있을 정도로 지리적인 혜택을 받은 곳이다. 38번 국도와 7번 국도, 그리고 42번 국도가 그것이다.


 38번 국도는 평택에서 동해까지 연결되었고, 7번 국도는 부산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그리고 42번 국도는 인천에서 동해까지 연결되었다. 이 길을 따라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니 자연히 장이 서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LEICA M6+Rigid with Agfa APX100

 북평장에 가면 항상 보리집을 제일 먼저 찾아간다. 보리집 앞에서 생선을 파시는 할머니께 인사를 드리고 안부를 묻는 것으로 장날 촬영이 시작되는 것이다. 할머니께서 파시는 생선 종류를 보면 계절을 알게 된다. 그래서 장이 열리는 3일과 8일에는 어디로 갈지 고민도 하지 않고 북평장을 찾아가게 된다.


 늘 익숙하고 자주 다녀온 곳이라고도 갈 때마다 새롭게 보이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내 주변에 익숙한 것들을 담을 줄 알아야만이 이 세상 어디든 낯선 곳에 가서도 담을 수 있는 것들을 찾게 된다. 익숙하다고 해서 이젠 담을 것이 없는 게 아니다. 제대로 바라볼 줄 몰라서 놓치는 것이 있다. 그래서 같은 장소를 여러 번 반복적으로 다녀와야 한다. 어제의 빛은 오늘과 다르고, 어제의 내 마음은 오늘과 다르기 때문이다. 365일 중에 똑같은 날이 없는 것처럼 말이다.


 나는 북평장을 찾듯이 새로운 지역을 찾아가게 되면 그곳의 시장을 꼭 찾아간다. 그러면 그 지역의 사람들은 무엇을 먹고, 또 무엇을 입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지역마다 특색 있는 고유한 문화를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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