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푸르 릭샤왈라
인도의 교통수단 중에서 가장 흔히 마주칠 수 있는 것이 '사이클릭샤'와 '오토릭샤'이다. 크기가 작고 아담해서 인도의 좁은 골목길을 제집 드나들듯이 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두 종류를 운전하는 사람을 흔히 '릭샤왈라'라고 부른다. 왈라는 '~ 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들은 한 손님이라도 더 태우기 위해서 하루 종일 거리를 배회한다. 그리고 손님이 나타나면 무조건 타라고 한다. 간혹 가다 손님 하나에 릭샤왈라 수십 명이 붙어서 서로 싸우기도 한다. 그만큼 치열한 삶을 살고 있는 이들이다.
하지만 릭샤왈라를 잘 만나야 한다. 왜냐하면 손님이 가고자 하는 목적지가 어딘지 잘 몰라 달리는 중간중간에 수시로 다른 릭샤왈라들에게 길을 물어보는 릭샤왈라가 있기 때문이다. 뭔가 불안해하는 승객을 보며 연신 "No Problem"을 외친다.
자이푸르역에서 내가 만난 릭샤왈라가 그랬다. 처음에는 몹시 황당하고 불쾌한 마음에 화가 났지만, 점차 이들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고,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그냥 즐기게 되었다. 어차피 내가 원하는 것은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하는 것이고, 그들이 원하는 것은 손님을 태워 돈을 버는 것이니까.
이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 길거리에 릭샤를 세워두고 그 자리에서 잠을 청한다. 출퇴근 시간을 아끼려는 이유인지, 한 방울의 기름이라도 아끼려는 것인지, 그들은 그렇게 고단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런 모습들을 지켜보면서 내 마음도 그들을 이해하게 되고 조금은 여유롭게 변해가게 되었다.
"No Problem" 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