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자르탄 자이푸르
단잠을 포기하고 새벽녘 이른 시간에 담아야만 하는 사진이 있어서 그 장소를 찾아갔다. 그 길목에서 어디론가 서둘러 가는 사람들과 마주친다.
놀라웠다. 이 시간에 벌써부터 일을 하러 가는 이들의 삶은 얼마나 고단할까? 과연 그들의 삶을 내가 얼마만큼 공감할 수 있을까? 그들에게 나는 작은 위로가 되어줄 수 있을까?
여전히 어두운 이 시간 사진을 담으면서 흔들리지 않는 사진을 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보면서 나는 지난날의 내 모습을 떠올려 본다.
나는 내가 꿈꾸던 곳에서 도망쳐 나와 많은 시간을 흔들리는 삶을 살지 않았던가. 흔들리면 또다시 다잡고, 무너지면 또다시 나 자신을 일으켜 세우길 수십 번, 수백 번을 반복하며 살아왔다. 그런 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 모습이 있는 것이다.
마치 빛이 적은 곳에서 담은 사진이 흔들리는 것처럼 희망이 없는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삶이 어떤 것인지 잘 안다. 하지만 적은 양의 빛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좋은 사진을 담을 수 있는 사람이 더러 있듯이, 우리의 삶에도 아주 작은 희망을 꿈꾸며 열심히 사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 꽃은 피어나 아름다움을 돋보이기 위해 수많은 시간을 비바람에 시달려야 하듯이, 우리들의 삶도 많은 고난 앞에서 흔들리며 살아가는 것 같다. 그래서 삶은 가치 있고 아름다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