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호역

찾아오고 떠나간 옛 사람들의 기차역

by 그린로즈
Leica M3 + Rigid with APX100

청량리역에서 출발한 기차가 원주와 제천을 지나 정선과 태백을 거쳐서 묵호역에 도착했다. 또 부산역에서 출발한 기차는 대구와 영주를 지나 철암과 도계를 거쳐서 묵호역에 다다랐다.


그 기차들을 타고 많은 사람들이 묵호 드림을 꿈꾸며 찾아왔다. 묵호항에서 고깃배를 타면 한몫 두둑히 챙길 수 있기에 찾아온 것이다. 그때 묵호항에는 배를 정박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배들로 항상 가득차 있었다. 그래서 언제나 뱃사람을 구하는 선주들이 많이 있던 것이다.


하지만 이미 먼저 묵호를 경험한 어부들 중에는 혀를 내두르며 묵호역에서 기차를 타고 자신이 떠나온 도시로 다시 돌아간 이들도 있었다. 그래서 나는 묵호역을 볼때마다 그 옛 사람들이 떠올라 애잔함과 쓸쓸함을 느낀다.


지금 묵호역을 찾는 사람들은 그런 옛 추억의 이야기를 모른 채, 새로운 이야기로 펼쳐진 묵호를 보고 싶어서 찾아온다. 이제 묵호역도 옛 사연을 사용하지 않는 낡은 철로에 묻어둔채 새롭게 찾아오는 이들에게 친절한 첫인상으로 맞아주고 있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나이 들어간 묵호에서 새로운 이야기들이 만들어진다. 세상 사람들에게 묵호가 아름답고 인정 넘치는 곳으로 기억되고 알려지길 간절히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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