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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elles Adventure Dec 06. 2020

한국 보수적이라면서 왜 이렇게 야하게 입고 다녀?

한국은 상체 노출, 미국은 하체 노출이 더 야하다.

미국 살이하며 느낀 문화 차이 - 야하다는 기준




한국과 미국은 야하다고 말하는 옷차림도 다르다. 내가 야하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미국 문화 내에서 소위 일컫는 야하다는 의미에서. 남자 옷차림은 자세히 관찰을 안 해봐서 잘 모르겠고 여자 옷차림을 기준으로 얘기하자면,


한국: 상의 목부분이 깊게 파였다거나, 소매가 없어서 민소매라든가, 허리가 드러난다든가 하는 옷차림이 소위 말하는 야한 옷차림. 즉 상의에 노출이 많은 경우.


미국: 치마나 바지가 매우 짧은 옷차림이 소위 말하는 야한 옷차림. 즉 하의에 노출이 많은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상체가 많이 드러나는 옷이 야한 옷인 반면, 미국에서는 하체가 많이 드러나는 옷이 야한 옷인 것 같다. 물론 어디까지나 내 관찰을 토대로 내린 내 개인적인 견해에 불과하다. 미국에선 아무렇지도 않은 상의 중에서 한국에서는 야하게 보는 옷이 많고, 하의 중에서는 한국에선 오케인데 미국에서는 야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이 많다는 뜻이다. 물론 미국도 가슴골이 많이 보이는 보이는 상의를 보고 야하다고 하기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에 비해서 상체 노출에는 관대하다.






더 정확하게 예를 들자면, 나는 미국에서 탱크탑을 입는 건 아주 일상적인 일이다. 바깥에서 달리기를 할 때 더우면 그냥 스포츠 브라만 입고 뛰어도 아무도 나를 쳐다보지 않는다. 그치만 짧은 하의는 파티갈 때나 꾸밀 때만 입어야 마음이 편하다. 평소에 입기엔 좀... 반면 한국에서는 탱크탑을 입을 생각도 안하고 입었다간 엄마가 말릴것이므로 민소매를 입는 것도 자기검열을 많이많이 하고 입는다. 그냥 맘 편하려면 민소매를 입지 않든가 아니면 가디건을 걸친다. 안그러면 종종 누군가가 나를 뚫어지게 대 놓고 쳐다보기 때문에. 근데 난 한국에서는 짧은 반바지나 치마는 민소매만큼의 거리낌은 없이 입는다. 입었다가 더 정확하다. 이제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이제 짧은 하의 자체가 없다. 


내가 우리나라에서 민소매 옷을 입고 다니거나, 노출이 있는 상의를 잘 안 입게 되는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한번은 민소매 옷 입었다가 어떤 남자가 오토바이 타고 지나가면서 내 옷차림을 보고 천박한 욕을 하고 지나가서 그때 내가 이런 희롱을 받다니 넘 충격받았고 기분이 정말 더러웠다. 그리고 운동할 때도 탱크탑을 입으면 헬스장에서 그렇게 사람들이 쳐다본다. 아예 대 놓고 쳐다보는 사람도 거의 매일 있었다. 게다가 상의 입을 때 브라 끈이 보인다든가 하면 더더욱 "어머 야해" 이런 반응이 심심치 않았다. 미국에서는 민소매를 입든 탱크탑을 입든 노브라든 아직까지 그 아무도 나에게 뭐라 한 적이 없다. 운동할 때도 내가 민소매를 입든 스파게티 스트랩을 입든 아무도 날 쳐다보지 않는다. 그냥 지나가는 평범한 1인 일뿐. (방금 샤히드에게서 문자가 왔는데 미국에서도 나이든 사람들 중에 탱크탑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그치만 적어도 미국에서는 민소매는 전혀 야한 기준이 아니라고.) 내 경험을 토대로 말하자면, 미국에서는 민소매 옷이나 깊게 파인 옷, 브라가 보이는 옷은 애들이 쳐다보지도 안고 코멘트도 안 할 정도로 socially acceptable 하다.



반면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짧은 치마에는 좀 관대한 것 같다. 뭐 물론 짧은 치마나 바지도 야한 옷으로 인식되긴 하지만, 가슴골이 보이는 상의에 비해서는 좀 관대한 듯하다. 미국에 온 지 얼마 안 됐을 때 내가 한국에서 입던 치마 입으면 애들이 오늘 왜 이렇게 꾸미고 왔냐고, 옷 되게 야하다고 코멘트한다. 사실 내가 한국서 가져온 치마는 그닥 짧지도 않고 속에 검은 스타킹도 신어서 (내 눈에는) 별로 야하게 안 보이는데, 미국애들은 "끼약 야해~" 이런 반응을 좀 자주 보인다.



그리고 한국에 다녀온 미국 애들이 늘 하는 말: "한국에서 옷차림에 대해서 되게 보수적이라면서, 막상 가보니 여자들 다 짧은 치마/바지 입고 다니던데? 미국보다 더 개방적이야" 이런 반응이 나오는 이유는 소위 말하는 야한 옷차림에 대한 기준이 미국이랑 한국이랑 다른 데에서 비롯한 거라 생각한다.






암튼 여러 번 생각해 봤는데, 도무지 왜 이런 차이가 나는지는 모르겠다. 참고로 썸네일에 써 있는 말은 Short Skirt Long Jacket이라는 노래에 나온 가사다. "I want a girl with a short skirt and a long jacket"이라는 가사부분인데, 이 에서는 girl을 지워놓고 주식시장이라고 써 놨다. 미니스커트는 섹시하고 잘 나가는 주식, 롱 자켓은 프로페셔널하고 열일하는 기업?같은 의미다. 실제로 이 노래가 여자에 대한 노래가 아니라 주식시장에 대한 내용이라는 주장도 있는데, 가사 곳곳에 mind like a diamond (똑똑하고), good dividends (좋은 배당금), uninterrupted prosperity (끝없는 성장) 등등이 나오니 그럴법하기도 하다. 참고로 노래 꽤 좋으므로 들어보길 바란다. 미드 Chuck의 주제가이기도 하다. 참고로 Chuck도 되게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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