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한 자만이 살아남는 크리스마스 데코레이션
우리 시댁은 미국 중부 시골에 사는 전형적인 미국인 집안이다. 부지런한 시엄마는 계절과 명절에 따라서 집안 인테리어를 조금씩 바꾼다. 예전에는 커텐, 액자, 침대 시트, 소파까지 바꿨다고 한다. 요즘은 힘이 부쳐서 예전처럼은 못하고 다양한 소품들을 바꾸는 식으로 꾸민다. 나는 센스도 없고 인테리어에 관심도 없어서 아마 평생 이렇게 계절마다, 명절마다 인테리어를 바꾸지 못할 거다. 원래 시엄마가 내게 크리스마스풍 쿠션을 선물해주려고 했는데, 내가 인테리어 관심도 없고 게을러서 난 시엄마처럼 못한다고 했더니, 쿠션은 나 말고 다른 며느리를 줬다ㅋㅋ
시댁은 가톨릭 신자라서 집에 이런 종교적 의미를 갖는 크리스마스 소품들이 꽤 많다. 이건 현관에 들어오자마자 있는 소품. 나름 귀엽다. 크리스마스가 미국에서 어떤 종교적 의미를 갖는 지는 지난 편에.
거실에는 이렇게 작은 크리스마스 트리와 피규어들이 있다. 예전에는 큰 트리를 놨다고 했는데, 나이 드시고 집에 어린이도 없으니 이제 저렇게 작은 트리로 대체한다고 한가. 넘 귀엽...!
맨 왼쪽 사진은 윗 사진을 옆에서 찍은 건데, 저 러너(회색 천)에도 눈 결정 모양이 있다. 이런 디테일까지...! 거실에 있는 소파엔 저렇게 겨울과 크리스마스 느낌이 물씬 나는 쿠션을 갖다 놓는다.
소파 주변에 있는 사이드 테이블 위에도 산타 피규어, 양초가 가운 데 있는 솔방울 리스, 크리스탈로 된 크리스마스 트리 모양의 접시 등이 있다. 졸귀탱! 티비 옆에는 책꽂이가 있는데 거기엔 종교적인 피규어.
주방과 거실 사이에 작은 책상이 있는데, 여기도 자잘한 소품이 많다. 조이라고 써진 십자수, 크리스마스 트리, 산타, 소나무 잎, 호랑가시나무 열매 등등.
부엌에도 귀여운 포인트가 많다. 싱크대 앞에 창문에는 작은 소나무 솔방울들이 있고, 찬장에는 빨간색 은색 작은 리스가 있다. 가스렌지 옆에는 또 크리스마스 트리가 있다. 잘 안 보이는데 가스렌지 사진에서 맨 왼쪽에 보이는 작은 투명 물체는 크리스마스 트리 모양의 작은 램프다.
주방 아일랜드에는 저렇게 예쁜 포인세티아가 있다. 이 집의 유일한 생화다. 정말 색깔이 새빨갛게 예쁘다. 촛대 두 개는 솔방울과 호랑가시나무 열매로 장식돼 있다. 오른쪽 사진은 쿠키 통이다. 지난 주말에 시댁에 왔는데, 매일매일 최소 2명 정도는 집에 찾아와서 쿠키를 주고 간다. 시엄빠가 평소에 얼마나 주변 이웃들에게 잘했으면 다들 이렇게 쿠키를 나눠주는 건지! 쿠키 상자도 너무 이쁘다.
여기는 시아빠가 주로 쓰는 서재다. 소파엔 역시 크리스마스 풍의 쿠션과 작은 트리가 있다. 여기엔 큰 장롱이 하나 있는데, 장롱 위에도 작은 트리가 있다. 나는 이 서재를 좋아하는데 뭔가 들어가면 바로 푸근한 느낌이 나기 때문이다. 창문이 남향이라서 햇빛도 촤라락 잘 들어오고!
게스트 화장실인데 저 쪼매난 트리 넘 귀엽다 흑흑 ㅠㅠ 그리고 손 닦는 수건도 저렇게 크리스마스 용으로 바꿔놨다.
여기는 썬 룸인데, 아기자기한 물건이 완죠니 많다. 호랑가시나무 열매로 가득한 저 화분(?)은 조화인데 전혀 조화처럼 생기지 않았다. 시엄마는 저렇게 생화처럼 생긴 진짜 고급 조화가 많다. 계절별로 바꿔놓는데, 내가 처음 시댁에 왔을 때는 흰 백합이 있었다. 난 당연히 생화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조화인 걸 알고 나서 너~~~무 신기해서 계속 만지작거리고 사진 찍었다. 그랬더니 시엄마가 나중에 이사 선물로 그 꽃을 줬다. 크흡 감동. 암튼 저 고급 화분은 Ethan Allen이라는 가구 브랜드에서 파는데 엄청 비싸다... 저 호랑가시나무 열매 화분은 $360불, 40만원이다. 내 돈 주고는 못 살 인테리어 소품. 시엄마한테 이렇게 비싼 걸 어떻게 많이 샀냐고 했더니, 예전에 Ethan Allen 가구점이 주변에 있었는데, 거기서 디피된 상품을 할인해서 팔았다고 했다. 그래서 집에 있는 모든 Ethan Allen은 다 디피 상품이라고.
리스도 크리스마스 풍으로 달아 놓았다. 액자도 전부 다 산타 액자로 돼 있다. 평소에는 어땠는지 기억이 안 난다ㅋㅋ 작은 접시도 넘 귀여움. 저 접시와 세트인 보울도 있는데 보울 사진도 분명히 찍었건만 어디갔지...
서재 다음으로 내가 좋아하는 곳은 바로 이 썬룸이다. 시엄빠네 인터넷이 느려서 사진을 확 줄여서 올릴 수 밖에 없는 것이 안타깝다. 썬룸엔 난방이 안돼서 겨울에는 히터를 따로 틀어야 한다. 그래서 많이 건조해지지만 그래도 뭔가 밖에 나와았는 느낌적인 느낌이 들어서 좋다. 소파도 아주 넉넉하고. 시엄빠네 와서 일을 해야할 때면 여기에 가서 일을 한다.
반지하에도 (아무도 쓰지 않는) 거실이 있는데, 야기도 역시 다양한 피규어, 쿠션이 속속들이 존재. 이렇게 넓은 공간이 있는데 아무도 안 써서 좀 아쉽다. 그치만 지하에도 난방이 안되기 때문에 춥다...ㅋㅋㅋ 지하엔 게스트 베드룸이 2개가 있고 또 화장실이 있다. 시엄마가 올해는 힘에 부쳐서 게스트 베드룸에는 장식을 하나도 안 했다고 했다.
지하에 거실 외에도 책상이 있는 공간이 있는데, 그 주변에 또 이렇게 장식이 돼 있다. 산타 피규어와 작은 트리 2개, 그리고 산타 쿠션까지. 사람들이 잘 쓰지도 않고 보지도 않는 공간인데도 이렇게 디테일을 신경 써 놨다.
사실 마스터 베드룸에는 장식이 더 많은데 시엄빠의 공간이니까 사진을 찍진 않았다. 정말 대단한 건 이게 예전에 비하면 현저히 덜 꾸민 거라는 거다. 예전엔 도대체 어땠길래... 부지런한 시엄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