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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랫폼 교수 Apr 20. 2023

간접망과의 결별

나이키 구독전쟁 그 이후


위 그림은 나이키의 2022년 매출을 지역, 채널, 그리고 상품에 따라 분류한 것이다. Direct의 비율이 42%까지 상승한 것은 분명 D2C 전략의 의미 있는 성과로 보인다. 이 성과를 만들기 위해 나이키의 선택들을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그 첫 번째는 가장 중요한 유통망 믹스를 변경한 것이다. 나이키는 2019년에 전체 매출의 68.3%를 간접 유통망에 의존하고 있었다. 그 비율을 이제는 58%로 10% 낮춘 것이다. 3년 만에 10%라고 생각하면 그다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 비율을 계속 낮춰가고 있다는 경향성이 더 중요할 것이다. 나이키를 둘러싼 파트너들은 결국 나이키가 지향하는 목표가 어디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키는 이런 전략적 슬로건을 좋아한다고 한다.. Offense라는 공격적인 단어가 포함된 것은 농구 응원과 연관되어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나이키가 Direct 비율을 늘리기 위해 선택했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기존의 간접 유통망들을 정리한 것이다. 이를 나이키는 Consumer Direct Offense(CDO)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나이키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나이키는 이런 종류의 수사적인 표현을 좋아한다고 한다. 나이키는 2020년 9월 8개의 대형 유통망과의 거래 중단 선언을 시작으로 공격을 시작했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아마존과의 결별과 더불어 아마존이 인수합병한 자포스(Zappos)를 비롯하여 전통의 백화점인 메이시스(Macy’s), 스포츠 전문매장인 어반아웃피터(UrbanOutfitters), 던햄스포츠(Dunham’sSports), 딜라드(Dillard;s), 프레드 메이어(Fred Meyer) 등과도 결별했다. 실제로 스포츠 의류와 신발만을 판매하는 City Blue 사이트에 가보면 나이키라는 브랜드는 브랜드 카테고리에 존재하지 않는다. 



아래 글을 보면 기존 유통망과의 관계를 리딩하는 President, Consumer & Marketplace인 Heidi O’Neill는 개개의 스포츠 유통점들이 가진 강점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나이키의 파트너가 되기 위한 자격을 이야기하고 있다. 미래 나이키가 추구하는 새로운 고객경험을 함께 만들어 가기 위해 투자할 수 있는 유통망과는 함께 하겠다는 것이다. 즉 대형 유통망들과의 관계를 정리하면서도 아직 남아있는 유통 파트너들에게 함께 투자할 것을 강권하고 있는 모습이다.


“With the amount of transformation [that’s happening], we have to be agile,” Heidi O’Neill told FN last year, when she was president of Nike Direct. (O’Neill was elevated to president of consumer and marketplace in February.) “We have to look for retailers who are investing in themselves and creating great consumer experiences because that is a part of partnerships — it can’t be Nike alone. Those partners and independents that have great followings — and there are cult-like followings behind some of our partners — we will stay with them. They make us better.”


2019년 당시 나이키는 300여 개의 간접유통망을 40개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선언을 했다. 직영망 중심으로 방향을 전환하면서도 핵심 간접유통망과는 여전히 단단한 결속을 유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대표적인 예가 Foot Locker이다. 물론 Foot Locker에게 제공하는 물량이 줄어든 것도 사실이지만 최근 다시 시작된 두 기업 간의 협업을 보면 나이키의 간접 유통망에 대한 생각이 읽힌다. 2023년 초 Foot Locker의 CEO Marry Dillon은 다시 시작된 나이키와의 협업(Revitalizing)을 강조하며 농구, 아동, 스니커즈 문화라는 영역에서 데이터와 인사이트 공유를 통해 방향성을 공유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물론 이 발표하는 순간에 그녀는 나이키를 신고 있었다고 한다


여기서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협업의 영역을 명시했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데이터의 공유를 이야기했다는 점이다. 나이키가 40여 개의 핵심 파트너와 함께 한다는 것은 단순히 소수의 간접망을 남겨두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특정 영역에서의 전문성 공유와 더불어 데이터라는 자산을 공유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두 기업 간에 어떻게 데이터가 공유될지는 알 수 없지만 나이키의 목표는 자신의 상품을 구매하는 모든 고객과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될 것이다. 


#나이키, #D2C, #구독전략, #구독전쟁, #구독전쟁 그 이후, #간접유통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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