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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랫폼 교수 Apr 26. 2023

직영망의 강화

나이키 구독전쟁 그 이후

현재까지 Nike House of Innovation은 총 3도시에 있다. 


Foot Locker와 같은 나이키의 간접 유통망들은 단지 나이키 상품의 판매만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나이키 상품을 고객들에게 보여줌으로 현실 세상에서 마케터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나이키 마케팅이 초점이 과거 톱 스포츠 스타 중심에서 일반대중으로 변경됨에 따라 유통망의 마케터로서의 역할은 더 중요 해졌고 따라서 나이키의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에게 나이키 상품을 보여줄 오프라인 유통망은 반드시 필요했다. 나이키 역시 패션 브랜드이기에 보여지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었을 것이다.


House of Innovation New York "Beam Tracker"


나이키는 그 해법을 두 가지 방식으로 나누어 실험을 시작했다. 하나는 House of Innovation과 같은 플래그십 스토어이고 또 하나는 Nike Live로 명명된 Digital 기능이 장착된 나이키의 직영점이었다. 


Nike House of Innovation(이하 NHI)은 현재 뉴욕, 상하이, 그리고 파리 세 곳에 존재한다. NHI이라 불리는 이 플래그십 스토어는 간단히 표현하면 크고 멋지다. 가장 먼저 지어진 NHI New York은 6,317 스퀘어 미터로 크기면에서 샌프란시스코 유니온 스퀘어에 있는 애플스토어(4,180 스퀘어 미터)를 압도한다. 우리의 넓이 단위인 1,910평으로 아마도 지구상에서 가장 큰 신발가게가 아닐까 생각된다.  가장 나중에 지어진 파리 NHI는 2,400평방 미터이고 상하이도 3,800 스퀘어 미터의 규모를 자랑한다. 


멋지다는 표현은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누가 보아도 사진을 남기고 싶은 느낌을 준다. 대표적인 예가 처음으로 만들어진 NHI New York이다. 마치 우주선처럼 만들어진 조형물은 1층 바닥에 설치된 영상 송출장치를 통해 바닥의 에너지를 전 공간으로 전파시키는 이미지를 구현했다고 한다. 이와 유사한 느낌은 파리나 상하이 NHI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어마어마한 상품들을 구경할 수 있는 나이키의 박물관 혹은 전시관이라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나이키는 아직 다음 NHI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분명히 동경이나 런던, 로마도 그 후보지 중에 하나일 것인데 진행을 서두르지 않는 것을 보면 내부적인 갈등이 있어 보인다. 가장 가까운 비교대상인 애플이 522개의 애플 스토어를 갖고 있고 그중 많은 숫자가 NHI 수준임을 감안하면 아직은 좀 더 앞으로 나가는 것이 맞아 보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애플의 Top 5 스토어가 위치한 곳은 뉴욕, 상하이, 두바이, 밀라노, 그리고 싱가포르이다. 


나이키가 주저하고 있는 이유는 아무래도 비용대비 효과를 보았을 때 이런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가 수익면에서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그 속도가 어찌 되었건 나이키는 애플을 따라서 나이키라는 브랜드를 그 도시를 방문하면 “Must Visit” 브랜드로 만들어보고 싶은 모양이다. 모든 상품 브랜드는 “Must Have”라는 타이틀을 갖고 싶어 한다. 애플은 이미 시장에서 그 지위를 받은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나이키는 상대적으로 거기까지 갔다고 보기는 힘들다. 그러기에 “Must Visit”이라는 약간 변형된 지위를 먼저 가지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이키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이고 NHI가 있는 도시를 방문한다면 반드시 가보고 싶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NHI가 보여주는 것에 방점을 두었다면 Nike Live는 실제 판매를 위한 스토어로 기획되고 실험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목적은 역시 간접 유통망의 빈자리를 채우는 데 있지만 이를 단순히 숫자로 채울 생각은 없어 보인다. 2020년 6월 나이키는 200개의 Nike Live와 유사한 직영스토어를 열겠다는 발표를 하면서 여기에 테스트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어떤 규모 어떤 형태의 스토어가 직영망으로서 적절할지를 실험하겠다는 것이었다. 그 첫 번째 시도는 Nike Live로 콘셉트는 작지만 디지털과 연동되면서 상품 순환이 빠른 것으로 잡았다.


Nike Live는 지역 허브를 지향하면서 아마도 인구밀집도를 기준으로 점차 확장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 지역 소비자의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열하는 상품을 매 2주마다 변경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잡았다. 여기에 그 지역 커뮤니티 멤버들과 접촉(engagement)을 늘리는 방법을 찾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회원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관찰하면서 오프라인 직영점 전략을 수립하겠다는 생각이었다. 


Nike Rise Slogan


Live와 거의 같은 시기에 나이키는 중국 광저우에 Nike Rise를 내놓았다. Live가 지역중심의 작은 스토어라면 Rise는 Nike House of Innovation의 작은 버전 혹은 Live의 큰 버전이라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대도시에 위치하면서 나이키의 전 상품 라인업을 갖추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디지털과의 접목이라는 면에서 온오프라인을 연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보다 다양한 차원 높은 경험을 제공한다. 디지털 기술을 오프라인 스토어에 어떻게 적용하는 것이 나이키의 고객경험을 상승시키고 아울러 고객과의 관계를 밀접하게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한 흔적이 많이 보인다. 특히 Rise 2호점을 서울 명동에 만들면서 보다 구체적인 Rise에 계획이 정리되었다고 한다. 


Nike Rise 명동


서울점이 갖는 가장 유니크한 특징은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그 첫 번째는 스토어 내에서 스타일링, 건강상담, 운동상담 등이 진행된다. Nike By You나 Expert Studio와 같이 NHI에 적용되었던 기능들에 이어서 Nike의 오프라인 직영망이 고객과 한층 더 가까워진 모습이다. 더불어 커뮤니티 기능으로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Nike Training Club)과 런 클럽(Nike Run Club)의 허브 역할을 담당한다. 서울 Rise 스토어는 서울이라는 도시를 둘러싼 나이키 커뮤니티의 이미지를 디지털 맵으로 표현해주고 있는데 이는 3개 층을 아우르는 Digital Signage에 어떤 나이키 커뮤니티 활동이 이뤄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구체화시키고 있다. 화면에 보이는 “오늘 서울은 이만큼 달렸습니다”는 왠지 나이키가 서울이라는 커뮤니티와 더욱 밀집해진 느낌을 제공한다.

https://www.retaildive.com/news/nike-doubles-down-on-localization-with-nike-rise-concept/604819/


두 번째 Rise 스토어에 이어 나이키는 Nike Style이라는 프리미엄 스토어를 열었다. 그런데 그 장소 역시 서울의 홍대였다. 나이키가 새로운 오프라인 직영점을 구체화함에 있어 서울이라는 도시를 선호하는 이유는 온오프라인 네트워크가 완벽하다는 장점과 더불어 한국이라는 시장이 갖고 있는 스포츠 문화적인 차별점에 기인한다. 농구나 축구와 같은 스포츠는 엘리트 중심으로 운영되지만 많은 시민들이 운동이라는 면에서 요가, 필라테스, 러닝 등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Nike Style 스토어는 프리미엄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도시의 상징적인 공간에 위치하려고 한다. 홍대는 그런 점에서 서울에서 가장 Hot한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상품 라인업 면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많은 상품보다는 나이키를 통해 자신을 차별화시키려는 생각이 있는 고객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상대적으로 독특한 디자인이 강조된 상품이나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을 통한 콜라보 아이템의 출시를 나이키 Style에 집중하거나 한정시킬 가능성이 높다. 디지털이라는 면에서 Style 스토어는 단지 QR Code를 통해 상품 정보나 Check out을 빠르게 할 뿐만 아니라 콜라보 아티스트의 정보나 콘텐츠를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로 감상할 수 있게 제공하고 있다.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진 콘텐츠들을 새로운 표현 방식인 증강현실을 통해 동영상이나 보다 리치한 방식으로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https://www.retaildive.com/news/nike-opens-new-store-concept-nike-style/627400/



전체적으로 나이키의 오프라인 직영망 전략은 Live, Style, Rise, NHI라는 스펙트럼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 또 다른 포맷이 더 나온다면 아마 혼동된다는 평가가 나올 것 같다. 이미 이 4가지 형태만으로도 좀 복잡하다.  NHI는 “Must Visit”이라는 상징적인 타이틀을 가지려고 하는 것으로 보이고, Live는 가장 가까운 나의 가게, Rise는 좀 더 디지털과 스포츠 그 자체에 집중하는 노력, 그리고 Style은 기존의 젠더 개념을 탈피하거나 디자이너와의 협업 프로그램을 강조하는 등 문화적으로 가장 Hot한 스토어 이미지를 가져가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숫자로 보면 아직은 기존의 간접 유통망들의 빈자리를 모두 채우기에 나이키의 노력은 충분해 보이지 않는다. 충분해 보이지 않는 것은 아마도 나이키가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직영망을 통해 보다 많은 매출을 올리려 노력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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