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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랫폼 교수 Aug 19. 2023

비즈니스 모델 Design

Business Model Generation 2, 설계


비즈니스모델의 탄생, 비즈니스북스 두번째 리뷰


캔버스에 이어서 비즈니스 모델의 탄생이라는 책에서 꼼꼼하게 읽어 봐야 할 챕터는 Design이라 이름 붙여진 플랫폼 설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런데 우리는 Design, 혹은 설계라는 단어를 보면서 일종의 Process를 생각한다. 이러한 순서로 따라가면 나의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이 Design이라는 챕터가 반가웠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이러한 방법론, 즉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과정을 도와주지는 않는다. 단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한 도구를 제공할 따름이다. 즉 Technique, 기법들을 제공함으로 이를 통해 스스로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내는 것을 도울 따름이다. 


나 역시 처음 Business Model Design이라는 목차를 보았을 때 기대한 것은 일종의 방법론이었다. 나의 사업에 대한 이 책이 이끄는 데로 따라가며 묻는 질문에 답을 하게 되면 나의 비즈니스 모델인 무엇인지 알려주는 그런 일종의 매직 박스를 상상했다. 일단은 실망이다. 


그래서 어쩌면 내가 현재 생각하고 있는 과제는 이러한 방법론을 만드는 일일지도 모른다. 창업을 생각하고 새로운 사업으로의 확장을 생각하는 CEO들이 나의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이야기하는 것이 좋을지 모를 때 한번 열어보는 그런 박스 말이다. 일단 이것도 과제로 남겨두자. 


여하튼 본론으로 돌아가서 이 책이 제시하는 Design은 설계를 위한 방법론이 아니라 설계를 위한 도구들의 모음이다. Customer Insights(고객통찰), Ideation(아이디에이션), Visual Thinking(비주얼 씽킹), Prototyping(프로토타이핑), Storytelling(스토리텔링), Scenarios(시나리오)가 바로 것이다. 하나하나의 도구들은 대부분 개별적으로 유행했던 방법론들이기에 지난 이십여 년간의 경영학의 역사를 보는 듯하다.

 

고객 통찰은 경영학에도 "소비자 행동이론"이라는 주제는 지속적으로 발전해 온 개념이기에 Insight라는 표현을 붙였다 해서 새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내용을 읽어 보면 기존의 고객 조사를 통해 고객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학자, 인류학자 등을 통해 다른 각도에서의 접근하는 내용이란 새로운 면에 분명히 있어 보인다. 과거 설문조사를 통해 고객에게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지 물어보았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웃음이 나는 장면이기는 하다. 고객은 언제나 싸고 좋은 것을 찾는 것을 알면서 말이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공감지도(Empathy Map)인데 고객을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프로파일링을 한다. 여기서 6가지의 질문을 던지고 있는데 그 질문이 얼마나 한국 상황에 적합한지 사용자 스스로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고객이 처한 환경 속에서 무엇을 보는지 설명하라(What does she see?)

환경이 고객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하라(What does she hear?)

고객의 마음속에 무엇이 있는지 모사를 시도하라(What does she think and feel?)

고객이 무슨 말을 하는지, 대중 앞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상상하라(What does she say and do?)

고객의 고충은 무엇인가?(Pain)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Gain)

비즈모델을 만드는데 고객은 가장 핵심적인 요소인 것은 맞다. 하지만 고객을 이렇게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하고 고민하는 기업을 본 적은 없다. 대부분 고객의 고충 즉 Pain Point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정도에 머무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공감지도를 완성해 보려면 이 지도를 통해 얻어낼 수 있는 이미지가 무엇인지를 확실히 인지하고 있어야 가능해 보인다. 따로 쿠마상회 고객에 대한 공감지도를 만들어 볼 생각이다. 숙제다!!


아이디에이션이야 역시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고 예전에는 브레인스토밍이라는 표현이 더 많이 쓰였던 기억이다. 역시 포스트잇 많이 붙였던 기억이다. 이 책에서 새로이 소개하는 내용은 비즈모델 혁신의 구심점(Epicenter)이라는 개념이다. Epicenter라는 단어를 처음 들어 보는데 사전을 찾아보니 구심점이라는 표현도 있지만 "진앙지"라는 지진의 근원이라는 의미로 더 많이 쓰인다. 즉 비즈모델을 만드는 시작점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를 의미한다.  

자원주도(Resource Driven): 기존의 사업 혹은 내가 가진 역량을 기반으로 새로운 비즈모델을 개발하는 것이니 우리가 가장 쉽게 접하는 방법이다. 

주문주도(Offer Driven): 이는 기존의 BPR 관점에서 기존 사업의 프로세를 바라보면서 혁신을 만들어 내는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다. 새로운 비즈모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사업의 프로세스를 혁신하면서 새로운 사업을 구상해 내는 방법이다.

고객주도(Customer Driven): 고객을 구분하면서 새로운 비즈모델을 만드는 것은 고전적 방법이다. 과거 내가 갖고 있던 고객을 구분하여 다른 시장으로 정의하고 비즈니스로 새로 설계하는 것이다. 

재무주도(Finance Driven): 처음 볼 때는 가장 이해하기 힘들었는데 이는 일종의 pricing 중심의 접근으로 보는 것이 맞다. 구독상품의 개발과 같이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하고 대가를 받는 방식의 변경으로 만들어 내는 비즈모델이다. 

여러 구심점(Multiple Epicneter Driven): 당연히 이런 유형은 있을 것이다. 

비즈모델을 만들어 내는데 아이디어를 모으는 과정은 분명히 중요하다. 그리고 그 진앙지를 어디에서 시작할지는 리더가 아이디에이션을 진행하면서 사용할 수 있는 좋은 수단으로 보인다. 


비주얼 씽킹은 2010년 경 아이디오(IDEO)라는 회사와 더불어 유명해진 개념인데, 애플의 디자이너 조나단 아이브(Jonathan Ive)의 전기(조너선 아이브, 민음사 출판)에도 등장한다. 아이디오는 애플의 디자인 혁신에 기여했던 회사 중에 하나라고 알려져 있다. SK 텔레콤에 근무하던 2010년에  HCI(Human Centered Innovation)이라고 명명된 프로젝트에서 역시 열심히 포스트잇을 붙였던 기억이다. 문제는 그때 한동안 바람처럼 유행하더니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린 방법론 중의 하나라는 사실이다. 무언가 디자인적 관점에서 혁신을 만들어 낸 것은 사실인데 이를 비즈모델 설계에 어떻게 활용할지는 궁금해 보이기는 했다. 이 책 전체가 디자인으로 가득 찬 것을 보면 분명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비즈모델 설계 도구일 것이기 때문이다. 


https://www.mhn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25089


비주얼씽킹이 텍스트, 글로 표현하는 것보다 효과적인 것은 맞다. 많은 사람들이 아마존의 비즈니스모델에 대해서 기억하는 것은 플라이휠인 것은 그림으로 표현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경영컨설팅 일을 오래 하면서 그림을 그리는 것은 일종의 일상이었다. 파워포인트를 사용하여 발표자료를 만드는 과정에서 고객사를 설득하기 위한 한 장의 그림은 언제나 중요했다. 물론 이를 20장짜리 워드로 전달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주장하는 비주얼 씽킹이 주는 매력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단지 어떻게 하면 보다 매력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를 알려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의 바람과는 달리 이 책은 방법론이 아닌 비주얼 씽킹이 가져다주는 매력만을 이야기하고 있다. 기초 이해하기(Understand the Essence), 대화 촉진(Enhance Dialogue), 아이디어 탐색(Explore Idea), 그리고 마지막으로 커뮤니케이션의 개선(Improve Communication)이다. 제목만 보아도 그 내용이 이해가 간다. 당연히 그림을 그려 놓고 이야기하면 이해도 쉽고 대화도 잘 된다. 물론 그를 통해 아이디어도 나올 것이고 토론도 활발해질 것이다. 이러한 비주얼 씽킹의 매력을 이해하면서 약간은 비주얼 씽킹의 방법론이 보이는 듯했다. 이는 책에 있는 내용이 아니라 내가 정리해 본 것이다. 이런 순서로 비즈모델 개발 회의를 진행하면 좋을 듯하다. 그림이라는 하나의 도구를 통해 캔버스를 채워가는 과정을 비주얼 씽킹을 통한 비즈모델 개발이라 이해하면 말이다. 피카소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는 하나의 아이디어로 시작한다. 그리고 나면 그것은 뭔가 다른 것이 된다."  무언가 새로운 비즈모델을 만드는 과정은 화가가 그림을 그리는 과정과 유사하다는 점은 동의한다. 


기초 이해를 통한 토론의 기반마련(Being at the same page)

대화 촉진을 통한 다양한 아이디어의 도출(Explore different ideas)

아이디어 탐색을 통한 개별 아이디어에 대한 토론(Deep dive on key ideas)

개선된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비즈 모델의 도출 (Develop Agreed Business Model)


그다음은 프로토타이핑이다. 이 책은 프로토타이핑을 추상적인 개념을 구체화시키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더 쉽게 탐색하게 해주는 도구라 소개한다. 즉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화하여 시장의 반응을 보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여기에는 다양한 스케일에 따른 다양한 프로토타이핑이 존재한다. 제프베조스의 냅킨 스케치에서 시작해서 현장 테스트까지 그냥 쉽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작은 스케일의 프로토타이핑도 있지만 시제품을 만들어 시장에서 고객의 반응을 체크하는 비용이 많이 드는 선택도 있다. 


프로토타이핑은 본래 제품 디자인과 건축, UI/UX 디자인에 널리 사용되는 방법으로 경영분야에는 이용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사업이라는 것은 디자인처럼 시제품을 만들어 보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MVP라는 개념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다. MVP는 Minimum Viable Product의 약어로 내가 제공하는 최소한의 가치를 담은 상품을 의미한다. 기업이 제공하고자 하는 가치제안 중에 핵심만을 구현하여 시장에 내놓는 것을 의미한다. 이 상품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좋으면 보다 진보된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수정하는 것이다. 이는 이 책에서 말하는 원론적인 프로토타이핑과는 약간 다르지만 창업생태계에서는 이미 일반화된 개념이다. 비즈모델을 프로토타이핑 해보고자 하는 바람은 모든 사업가들에게 있을 것이다. 특히 창업가라면 그 욕구는 무엇보다 클 것이고 이를 위한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 아마도 목표가 될 것이다. 


스토리텔링 역시 한때 유행처럼 우리 근처를 스쳐갔던 방법론(?)이다. 물론 비즈모델을 설명함에 있어서 비주얼씽킹을 통해 설득력 있는 그림을 그려내는 것은 매력적인 일이지만 이 비즈모델이 그 자체가 스토리를 갖지 못한다면 그 비즈모델은 투자를 받을 수도, 경영진의 승인을 받을 수도 없을 것이다. 이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낯선 것을 익숙하게 만든다는 장점과 투자자와 직원을 참여 설득시킬 수 있다는 장점을 이야기하지만 어떻게 스토리를 만들어야 하는지에 많은 지면을 할당하지 않는다. 그래서 역시 제대로 된 스토리를 만들려면 스토리텔링만을 다룬 책을 읽어 야 할 것 같다. 물론 스토리텔링에 대한 책은 너무 많아서 선택장애가 발생할 정도이다. 



쿠마상회의 데모데이 피칭을 준비하면서 집중했던 것은 스토리였다. 신선 수산물과 수산물 밀키트를 만들어 판매하는 회사에 무슨 재미있는 스토리가 있을까마는 어찌 되었건 어쩌다 한국의 대표 생선회가 되어버린 방어를 가진고 스토리를 만들었다. 수산물 시장에 소비자와 공급자 사이에 존재하는 정보의 격차가 크고 실물을 보지 못하고 구매하는 전자상거래의 특징으로 인해 나타나는 신뢰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제시했었다. 얼마나 투자자를 설득했는지는 모르지만 투자 유치에 관심이 없었기에 스토리를 만들어 보는데 만족했다. 


결국 비즈모델을 이야기 함에 있어 스토리는 무조건 중요하다. 그 목적은 분명히 이해하기에 역시 "How"를 열심히 찾아본 결과 스토리텔링의 3 가지 원칙 있었다. 

Introducing the New,: 손에 잡힐 듯(Make the New Tangilble) 

Pitching to Investors: 명확하게(Clarification) 

Engaging Employees: 끌어들여라(Engaging People)


3가지 원칙 모두 공자님 말씀으로 들리지만 그래도 가장 중요하게 사용한 형용사는 Tangible이다. 스토리가 손에 잡혀야 한다는 뜻이다. 스토리는 가공의 이야기이고 미래의 이야기일 가능성이 크다. 경쟁을 가정해야 하고 시장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시장을 이해시키는 과정도 중요하다. 그러니 당연히 손에 잡힐 듯 스토리의 내용이 명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이야기와 이미지, 비디오 클립, 롤 플레이, 텍스트와 이미지, 그리고 만화와 같은 다양한 방식을 사용하기를 권하고 있다. 기억해 보면 예전에 SK텔레콤의 요금제를 기획하면서 만화를 그렸던 적도 있었다. 


마지막은 시나리오다. 시나리오 역시 SK 그룹에 있을 때 전체 임원 워크숍을 할 정도로 요란하게 한국 경영계를 강타했던 방법론이다. 무조건 2~3개의 시나리오를 만들었어야 했고 그 시나리오 중에 아마도 카카오톡과 같은 파괴적 혁신도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냥 하나의 시나리오로 남았고 SK텔레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결국 시나리오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행이 더 중요하다는 레슨은 얻었다. 아직도 생각나는 단어가 있다면 Sign Post다. 무언가 증후가 나타나면 그 시나리오를 가동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시나리오 설계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강조했던 단어이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 책에 이 단어는 나오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시나리오를 두 가지로 나눈다. 첫 번째는 고객 시나리오,  두 번째는 내가 해봤던 미래 환경 시나리오다. 고객 시나리오는 Design의 첫 번째 도구인 고객 통찰(Customer Insight)에서 도출된 내용을 스토리텔링으로 만들어 낸 것과 중복되는 인상이 강하다. 예로 들어진 GPS 기반 통신 서비스도 이질적인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스토리로 읽힌다. 미래 시나리오는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관점에서는 가장 멀리 나간 도구로 보인다. 제약업계의 미래 환경을 예측하고 어떻게 비즈모델을 재창조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은 비즈모델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사업전략의 영역이다. 물론 비즈 모델이 사업전략의 일부가 될 수 도 있다. 하지만 역시 비즈모델이라는 단어를 위해 이 책을 집어든 사업기획자에게는 너무 먼 이야기다. 


결론적으로 비즈니스 모델 설계를 위해 제시된 6개의 도구는 거의 모든 도구들을 소개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자신의 생각과 비즈니스에 맞는 도구를 선택하여 활용하는 것이 맞겠지만 그래도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요소만을 꼽는다면 "고객 통찰", "비주얼 씽킹", 그리고 "스토리텔링" 정도가 아닐까 한다.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고객에 대한 보다 심도 깊은 고민은 핵심적인 것이고 이 책이 재삼재사 강조하는 비주얼 씽킹은 캔버스를 받아들인다면 세트로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스토리텔링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도구들이 편집샵의 느낌이 강하게 느껴지는데 필자는 챕터의 마지막에 관심이 있으면 더 읽어야 할 책들을 알려주고 있다. 일단 한글로 번역된 듯한 책들만 옮겨 적었다. 


새로운 미래가 온다, 사용자 경험 스케치(인사이트), 유쾌한 이노베이션, 아이디어의 발견, 마법의 냅킨, 브레인 룰스, 초일류기업의 성공비밀 시리어스 플레이, 스토리텔링으로 성공하라, 스틱!, 미래를 읽는 기술, 트렌드와 시나리오


#비즈니스 모델, #Business model, #비주얼 씽킹, #스토리텔링, #고객 통찰, #쿠마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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