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모델 스토리 101
비즈니스 모델의 탄생(이하 탄생)에 이어 이 책을 집어 들은 이유는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단어가 가진 모호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있었다. 정확이 말하면 누군가 사업을 기획하면서 비즈니스 모델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았을때 도움이 되는 생각의 흐름을 만들고 싶었다. 캔버스가 나름 비즈모델 설계를 위한 밑그림을 주었지만 무언가 부족한 곳이 보였고 캔버스를 제외한 다른 부분, 예를 들어 패턴, 디자인, 프로세스 등이 약간 억지로 만들어 낸 느낌이 있었다면, 비즈니스모델 스토리 101(이하 스토리)는 생각을 위한 틀은 모두 생략하고 그냥 사례로 들어가 버렸다. 즉 내가 원하는 비즈모델을 설계함에 있어
"How"는 거의 없었다.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로 넘어오면서 가치사슬 모델에서 통합, 분리, 재설계로 만들어진 생각의 틀을 이 책의 하일라이트인 플랫폼 비즈모델에서 보고 싶었는데 찾을 수가 없었다. 단지 아주 편안하게(?) 정보흐름의 방향, 거래유형, 제공가치 유형, 정보선택 방법, 수익공식으로 플랫폼 비즈니스를 보는 앵글을 제시하고 이 틀에 맞춰 플랫폼 기업들의 사례를 정리하고 있다. 예를 들어 마켓컬리는 제공가치 유형별에 큐레이션의 사례로 등장하고 배달의민족은 거래유형별의 집합형에 등장한다. 물론 이 책의 저자는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이 다양한 분류에 속할 수 있고 그래서 이 책을 일종의 색인처럼 사용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책을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그 요구는 조금 무리스러워 보인다. 이것 저것을 떠나 일단 이러한 분류가 어떤 의미가 있을지 생각해 보기로 했다.
첫 번째 분류는 정보 흐름의 방향이다.
정보의 흐름의 방향
정보의 흐름은 외향과 내향형으로 나뉜다. 아주 간단히 정리된 정보흐름의 방향에 대한 개념은 아주 간단하다. 정보의 흐름이라는 관점에서 내가 가진 것을 나눔으로 가치를 추구하는 방식을 외향형, 외부와의 개방형 혁신을 시도하는 방향을 내향형이라 정의한다.
이 구분의 핵심은 혁신의 중심, 혹은 주체를 기업 내부에 둘 것인가 아니면 외부 커뮤니티와 협력할 것인가에 두고 있다. 혁신의 중심을 내부에 두고 외부와의 협력을 시도하는 비즈모델로 외향형으로 외부의 혁신을 받아들여 가치를 창출하는 모델을 내향형으로 설명하고 있다. 약간은 혼란스럽지만 글쓴이의 의도를 이해해보면 정보의 원천이 어디있는가에 따라 나눠진다고 보면된다. 원천이 내부에 있고 이를 외부에 공유하면 외향형이고 원천이 외부에 있어 이를 받아들여 활용하면 내향형이다.
"탄생"에서도 비즈모델의 패턴의 하나로 Open Business Model로 이야기했고 그 형태를 Outside In과 Inside Out으로 구분했다. 강력한 브랜드, 유통채널, 고객관계를 가진 기업이라면 Outside-In을, 내부적으로 필요하지 않는 연구개발 자산을 가진 기업이라면 Inside-Out을 선택한다고 말한다. 두 책이 동일한 이야기를 다른 구분하에서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구분은 솔직히 혼란만을 제공한다고 생각된다.
차라리 사업전략의 하나로 정의하는 것이 더 쉬울 것이다.
기업이 혁신을 함에 있어 내부 자원을 중심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외부 커뮤니티를 적극적으로 활용할지는 일종의 전략실행을 위한 선택이지 비즈모델 그 자체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탄생"에서 개방형 비즈모델의 사례로 들은 것이 P&G, GlaxoSmithKline, Innocentive 들인데 모두 이런 의미에서 외부와의 협력을 통해 혁신을 이뤄냈다. 하지만 이 기업들의 고유한 비즈모델은 각기 소비재 제조 및 판매, 약품 제조 및 판매이다. 이들은 혁신의 속도를 빠르게 하면서 비용을 낮추기 위해 개방이라는 선택을 한것이다. 이를 비즈모델로 정리하는 순간 혼동이 발생한다. 사례로 제시된 개방형 디자이너 네트워크 플랫폼 알레시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수많은 프리렌서 디자이너의 디자인을 자산 주방, 생활용품 디자인에 활용하는 사례이다. 결국 알레시의 비즈모델은 주방, 생활용품의 제조 및 판매일 것이다. 상품의 다양성과 빠른 시장 트렌드의 확보를 위해 외부 디자인 전문가 그룹의 역량을 빌리는 것이고 이는 비즈모델이라기 보다는 개방형 혁신이라 표현하는 것이 덜 혼란스러울 것이다.
또 하나의 외향형 비즈모델의 사례로 레고 아이디어스를 뽑았는데 "탄생"에서는 이를 롱테일 비즈니스 모델의 사례로 설명했었다. 이 역시 새로운 상품을 개발함에 있어서 레고를 사랑하는 고객들의 참여를 이끌어 낸 사례로 마케팅에서 유명한 사례이다. 이 과정을 통해 기획되고 만들어진 상품들은 결코 해리포터 시리즈 만큼의 매출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 단지 다양성 측면에서 의미를 채워줄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를 롱테일 전략이라 설명하는 것은 괜찮다. 하지만 아마존이 거의 모든 책을 온라인에서 구비하기에 그의 비즈니스 모델을 롱테일이라 부를 수 없듯이 레고의 비즈모델은 장난감을 만들어 파는 가치사슬 비즈모델이다.
마지막으로 퍼블리가 사례로 올라와 있다. 자유기고형 오픈소스형이라는 표현이 부제로 달려있는데 퍼블리에서 나의 책을 요약해서 판매해본 작가의 입장에서 이를 오픈소스라 이야기하기도 약간 애매하다. 완전히 개방된 플랫폼이 아니고 콘텐츠 서비스로 보는 것이 맞다. 바로 가치사슬형 비즈니스 모델이다. 물론 출판되지 않는 글들이 퍼블리를 통해 대중에게 전달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 역시 퍼블리의 운영진이 선택하는 콘텐츠이다. 퍼블리는 수많은 전문가의 글들을 올린다는 면에서 내향형이라 표현하는 것은 맞지만 퍼블리의 비즈니스는 구독형 서비스로 설명하는 것이 더 명료하다. 퍼블리가 적절한 콘텐츠를 소싱해서 월단위 구독모델로 판매하는 비즈모델을 갖고 있다. 넷플릭스, 웨이브, 멜론 등 요즘 콘텐츠 비즈니스의 국룰로 존재하는 비즈모델이다. 따라서 퍼브리를 정보흐름의 방향에 따라 내향형, 자유기고가 활용 오픈소스형 비즈니스 모델로 정의하는 것은 조금 어색하다.
이를 비즈니스 모델로 정의하는 것은 무리스럽고,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이라기 보다는 가치사슬형이다.
플랫폼 관점에서 정보의 흐름은 플랫폼의 성장전략 관점에서 생각하는 것이 적절하다. 플랫폼은 내가 가진 것을 외부에 공유하면서 성장하는 것이 기본 전략이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모든 API를 개방하면서 수많은 기업의 마케팅 플랫폼이 되고자 했다. 나의 핵심자원인 사용자 정보를 외부에게 개방하고 공유함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전략이었다. 이러한 개방전략은 애플을 제외한 모든 플랫폼에서 공히 관찰할 수 있고 플랫폼 성장의 기본전략임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를 단순히 정보의 흐름으로 한정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여기에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인프라 플랫폼을 둘러싼 트렌드를 살펴보면 이 정보의 흐름방향이 이렇게 지엽적인 구분자로 활용되면 안됨을 알 수 있다.
정보의 흐름의 방향이 어느쪽이던 양면시장 참여자들간의 정보흐름을 원활하게 만드는 것이 플랫폼의 기본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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