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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랫폼 교수 Aug 21. 2019

디디추싱은 될 것 같다

우버는 안되는데

디디추싱의 성공이 가능한 이유

지난 글에서 우버가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기 힘든 이유 4가지를 이야기했다. 중복선택의 가능성, 네트워크의 크기, 노동자 문제, 그리고 자율주행차 시대의 준비가 그 4가지 이유였다. 오늘은 동일한 이야기를 중국의 우버인 디디추싱에 적용해보기로 한다. 


Uber Technology 2분기 Form 10Q, Seeking Alpha


지난 글을 쓰는 시점에 우버의 2사분기 실적이 발표되었지만 그 숫자를 감안하지는 않았다. 여기서 간단히만 소개하면 2사분기에 우버는 매출 31.6억불, 영업손실은 54.8억불을 기록했다. 상반기까지 매출 62.6억불에 영업손실 65.2억불을 기록한 것이다. IPO를 통해 81억불을 조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현금잔고는 110억불에 불과하다. 물론 2사분기 손실 내역에는 주식보상 비용과 상장시에 약속한 충성스런 기사들에 대한 보상비용이 포함되어있지만 이 역시 우버의 운영비용이라는 보는 데는 아무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4가지 중에 앞에 두가지는 우버의 현재를 옥죄고 있는 경쟁비용이고 나머지 두 요소는 우버의 미래가 밝지 않음을 보여준다. 


우버의 2사분기 보고서 63페이지를 보면 다음과 같이 고백하고 있다. "기사들을 위한 인센티브를 줄이려하지만 이는 결국 기사들의 불만을 키우게 될 것이다(As we aim to reduce Driver incentives to improve our financial performance, we expect Driver dissatisfaction will generally increase)." 


중국 이동플랫폼 인수합병 역사


그 우버의 중국버전이 디디추싱이다. 디디추싱은 지속적인 경쟁자와의 타협을 통해 현재는 이동이라는 플랫폼 영역에서 지배자적 지위를 갖고 있다. 알리바바의 콰이디다처와 합병했고 중국에 진입한 우버를 매입했다. 디디추싱이 현재의 준독점에 이른 방법은 인수합병이었다. 경로가 어찌 되었건 디디추싱의 현재는 중국시장의 90%를 차지 하고 있다. 디디추싱 역시 누적적자를 수조원을 갖고 있고 현재도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과연 디디추싱의 미래는 우버와 어떻게 다를지 위에 언급한 네가지 요소를 바탕으로 검토해 보자.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네가지 요소 모두에서 디디추싱은 우버와는 다른 시장을 갖고 있다. 우버에게 없는 미래가 디디추싱에게는 있어 보인다. 


 먼저 멀티 호밍, 즉 중복선택은 제도적으로 불가능하다. 택시관점에서 만들어진 정부정책은 기사의 복수 플랫폼 선택을 못하게 규정하고 있다. 그런 이유로 경쟁은 치열하지만 승자와 패자는 명확해질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이러한 중복선택 방지가 사업자간의 경쟁을 보다 치열하게 만들었고 그 결과 디디추싱의 독점체제가 거의 정비된 모양이다. 물론 소규모의 사업자들의 고급 세그먼트를 중심으로 여전히 남아있긴 하지만 그 존재감은 그다지 크지 않다.


국가교통운수부의 지침에 따르면 3) 운영방식요구: 동일차량은 두개 혹은 두개 이상의 인터넷 플랫폼에서 운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또한 예약이 아닌 승객을 태울 수 없다. 



두번째 네트워크 크기는 상당한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중국이라는 나라를 하나의 도시로 생각해볼 이유는 여러가지가 존재한다. 먼저 중앙정부의 권력이 막대하기에 지방정부 나름의 정책 수립이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 도시마다 승차요금은 소득에 따라 다르게 정해지지만 여전히 하나의 정책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하나의 국가인 만큼 대부분의 마케팅 활동이 국가단위로 이뤄진다. 또한 중국인들의 중국 내 이동은 여행이 아닌 맥락에서도 미국이나 유럽과는 다르다. 춘절때의 민족의 대이동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가능하다. 물론 이러한 이유로 각 도시단위로 진입해 오는 새로운 도전자들의 의지를 꺽을 수는 없을 것이다. 메이투안디엔핑이 메이투안다처로 상하이와 난징에서 시범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은 역시 새로운 경쟁의 시작이라 볼 수 있다. 



세번째 노동자의 나라인 중국에서는 플랫폼 노동자의 결집은 쉽지 않다. 아니 기사들의 조직화를 통한 대응이 상대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물론 이 예상은 빗나갈 가능성도 크다). 따라서 디디추싱의 입장에서 보다 고려해야 하는 요소는 기사들의 이탈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조직적인 대응과 요구가 존재하지만 중국의 공급자들은 그냥 시장을 떠나 버리기 때문이다. 플랫폼 그 자체의 매력 유지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율주행차의 등장으로 디디추싱의 위치가 위협받을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대신에 바이두로 예상되지만 자율주행 플랫폼을 개발한 기업과 디디추싱간의 긴밀한 협업이 예상된다. 중국에는 정부라는 “보이는 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기술이 개발되면 디디추싱은 그 자율주행을 적용하는 첫 고객이 될 가능성이 크며 중국의 자율주행은 그를 통해 발전할 것이다. 즉 디디추싱은 테스트베드를 제공하는 사업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크다. 


바이두는 중국정부로 부터 4대 AI 중점과제 중 차량자율주행을 지정받아 연구개발 중이다. 


결론적으로 우버는 안되지만 디디추싱은 될 것 같다. 디디추싱이 중국 밖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의문이지만 중국이라는 시장에서 디디추싱은 이익을 내는 이동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은 우버보다는 많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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