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의 비교적(?) 낮은 공연 제작비와 높은 티켓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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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웨스트엔드를 벗어나면 한국의 대학로보다 공연 제작비가 저렴해 질 수 있다(진짜). 하지만 웨스트엔드에서 비교적 큰 사이즈의 공연을 제작하고 운영하려면 주당 평균35만 파운드 (5억 8천만원)이상의 비용이 든다. 예정대로 공연이 만들어지고 관객들에게 소개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흥행이 되지 않는다면 제작사는 금전적 피해를 줄이기위해 가능한 빨리 작품 종료 시기를 결정해 배우를 포함해 모두에게 통보해야 하기에 월보다 주 단위의 계산은 프로듀서에게는 손실을 줄이기 위한 매우 합리적인 운영 방식이다. 이렇듯 높은 운영비를 고려할 때, 제작사에서 주당 운영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매주 50만 파운드(8억원) 이상의 티켓을 판매해야 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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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운영 비용이 이렇게 많이 드는 이유는 당연히 공연 제작에 많은 사람들이 관여하기 때문이다. 현재 웨스트엔드를 예로 들면, 가장 큰 항목은 극장 비용(35%)으로, 여기에는 임대료, 에너지, IT, 유지보수 및 박스 오피스 직원, 각 부문별 서비스 담당자, 기술자, 안내원, 보안 및 청소부 등 공연장에 고용된 모든 직원의 급여가 포함된다. 그 다음으로는 배우, 무대 감독, 스태프, 창작진 및 연출에 대한 주급 등 제작 인건비(30%), 주간 마케팅 및 언론 비용(13%), 조명 및 음향 및 지속적인 제작 비용(10%), 고정 수수료, 로열티(7%), 마지막으로 보험, 회계 수수료, 일반 관리비 및 각종 잡비를 포함한 관리 비용(5%)이 뒤를 잇는다. 이렇듯 하나의 작품은 매일 밤 최소 50 명에서 대형 공연일 경우 약 150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할 수 있으며, 이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수십 개의 외부 공급업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수백 명을 더 고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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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분야에서는 기술 발전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비용이 감소하는 반면, 공연 예술에서는 배우들의 작품이 곧 상품이다. 수년간의 훈련을 거친 다섯 명의 배우가 '고도를 기다리며'를 공연하는 방식과 그 결과물은 70년 전 초연 당시나 지금이나 거의 동일하다. 하지만 공연 제작 및 운영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물가 상승률 이상으로 상승했는데, 이는 기계나 AI로 대체할 수 없는 고도로 숙련된 개인의 몸에 의존하는 노동 집약적인 사업이기 때문이며, 영상처럼 동시 다발적으로 해외로 직접 유통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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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가장 적절한 공연장 티켓 가격은 어느 정도여야 할까? 당연히 영국 전역에 걸쳐 수십만 명의 고도로 숙련된 예술가 개인에게 계속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제작 비용을 충당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만큼의 가격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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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팬데믹을 맞이한 영국 극단들은 자신들이 만드는 연극의 티켓 가격을 책정할 때 그 어느 때보다 균형을 잘 맞춰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국내외 관광객 시장이 예전과 같은 수준으로 돌아오지 않은 상태에서 잃어버린 3년동안 ‘0’에 가까운 매출로 극단이나 극장은 아사 직전이고, 영국 예술 위원회(ACE)의 지원금조차 재정난으로 축소되거나 아예 사라진 상태, 공연 산업과 인접해 있는 다양한 서비스, 엔터테인먼트 및 레저 산업과도 경쟁하면서 극단의 수익 구조에 더욱 큰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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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들은 공연을 관람하는 행위를 저녁시간의 훌륭한 오락 중 하나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다. 따라서 경제적 위기로 인한 생활비 상승은 공연 시장에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을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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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공연 비평지인 더 스테이지의 ‘연간 티켓팅 설문조사’에 따르면 어느 정도의 수요와 최고의 좌석을 원하는 사람들의 지불 의사와 능력을 반영한 올해 공연장 프리미엄 티켓의 평균 가격은 141.37파운드(235,000원)이지만 이는 전체 티켓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다수의 저렴한 티켓군으로 내려오면 평균 가격은 약 25.44파운드(42,000원)으로 영국 공연 관객들에겐 상당히 만족스러운 가격이다. 이런 가격은 141.37파운드에 티켓을 구매하는 티켓 구매자가 25.44파운드에 티켓을 구매하는 세 명에게 효과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업계에선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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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공연장에선 일부 말도 안되게 매우 높이 측정된 가격의 좌석이 보이기도 하는데, 관객들은 이런 가격으로 예매를 하기도 하지만 제작사 입장에서는 이 가격대의 티켓이 팔릴 것으로 예상하기 보다 그 주변 좌석의 가격과 함께 노출해 그들을 더 좋게 보이게 하려는 의도가 높다. 그 아래 가격대의 좌석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는 이러한 가격 정책에 윤리적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연극도 잔인한 상업적 비즈니스이며 이미 오래전부터 항공, 호텔 등 서비스업 전반에서 널리 사용되는 방법일 뿐이다. 생각해보면 공연장 역시 서비스업 아닌가? 따라서 영국 공연장 티켓 가격을 평가할 때는 최고 가격만 살펴볼 것이 아니라 평균 티켓 가격이 얼마인지 함께 봐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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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도 정가보다 저렴한 ‘입문용 가격’으로 공연을 볼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티켓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언제나 그랬지만 높은 티켓 가격은 공연을 두고 중산층 백인들만 보는 문화 상품인가 하는 의문을 품게 해 안타깝게 한다. 지난 4월 테네시 윌리엄스의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좌석이 150파운드(25만원)에 올라오면서 정말 그 가격으로 판매해야 하는 것이 맞는지 모두가 의심하는 사례가 있었다. 매스 마켓에 소개되는 웨스트엔드 연극은 제작비를 회수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간이 9주에 불과하다고 알려져 있다. 바에서의 식음료 판매, 프로그램 및 VIP 패키지에서 추가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제작사가 아니라 극장이다. 높은 티켓 가격에 대한 반발은 관객에게서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도 ‘불만의 물결’로 나오고 있다. 배우나 창작진들에게 돌아가지 않고 과도한 수익이 공연장이나 제작사에 돌아가는 형태를 비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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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평론가인 린 가드너는 공연 업계의 높은 티켓 가격 문제를 제기하면서 제작사와 프로듀서도 제작 비용에 대한 투명성을 높일 것을 촉구한다. 언제나 그래왔지만 창작진들과 함께 수익을 나누려는 움직임과 단기적인 금전적 이득이 연극에 대한 대중의 인식과 연극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에 대한 근원적인 피해를 인식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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