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이 소설에서 풀려날 날을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자유를 얻으면 하고 싶은 일들과 해야 할 일들의 목록을 늘려가지 않아도 된다.
<빛과 실>, 한강
자유를 갈망하던 '때'
학살이 일어나고
자유를 억압받았던 시대에선
자유를 얻으면,
해방이 되면...
이라고 행복한 미래를 감히 상상이나 해 봤을까?
더 나은 자유가 있는 세상을 위해
싸우고 저항하던 시대 말이다.
우리는 지금 비교적 자유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봤을 때,
그렇지 못한 '때' 들이 있다.
청소년기 때에는 더욱 그렇다
공부해야 할 '때'
흔히 많이 들어봤을 말
"네가 지금 그럴 '때'야?"
어렸을 때부터 엘리트 체육을 했던 운동선수의 삶은 더욱 그랬다.
1년에 한 번 열리는 전국소년체육대회 혹은 전국체육대회에
모든 포커스가 사로잡혀 있었다.
국가대표가 되면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
삶의 포커스가 맞추어지고
생체 주기도 그 '때'에 걸맞게
자신을 억압하고
자유를 억누르며
철저히 제한된 삶 속에서
본인의 삶을 컨트롤해야 한다.
그 '때'에도 이렇게 생각한다.
'아.. 이번 대회만 끝나면...'
호기롭게 시작 한 시작한 일들이 과업이 되고
책임감으로 나의 온몸을 무겁게 짓누르는
괴로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이 것만 끝나면..
사회에 나와서도
'이번 프로젝트만 끝나면...'
'이번 사업만 잘 마무리되면...'
'이 힘든 시기만 잘 지나가면...'
'이 일만 끝내면...'
자유를 얻었을 때 하고 싶은 일들과 해야 할 일들의 목록을 채워나간다.
그런데 그렇지 않을 '때'도 있을까.
더 이상 하고 싶은 일들과 해야 할 일들의 목록을 채우지 않아도 되는 '때'
그 자유는 어떤 자유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