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5. 무너지지 않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by 트라이쌤

체육교사로서 아이들을 관찰하다 보면 흥미로운 장면을 자주 목격한다. 운동을 하다 실수하거나, 좌절을 맛보거나, 쉽게 이루어지지 않거나, 넘어지는 아이들 중, 유난히 빨리 다시 회복되는 아이들이 있다. 그 아이들은 대체로 넘어지는 것에 과도한 의미를 두지 않는다. 실패를 ‘자기 자신’과 동일시하지 않는다. 넘어졌다는 사실보다 다시 시도할 수 있다는 생각을 먼저 떠올린다. 이 힘은 타고나는 성격이 아니다. 어릴 때부터 몸을 움직이며 반복적으로 쌓아온 경험의 결과다. 뛰다가 숨이 차도 다시 뛰어본 경험, 실수해도 괜찮다는 안전한 경험, 규율과 과 규칙 속에서 조절해 본 경험. 이 경험들이 아이 안에 하나의 메시지를 남긴다. “나는 다시 해볼 수 있는 아이야.”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어릴 때 먼저 훈련된 능력이 있다. 지루함을 견디는 힘.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태도, 스스로 부족함을 보는 능력. 책상에 앉아서 하는 공부는 아이에게 정답을 가르쳐줄 수는 있다. 하지만 실패를 회복하는 감각까지 가르쳐주기는 어렵다. 운동은 지루하고 힘든 과정을 반드시 거친다. 그 과정을 버티며 공을 놓쳐도 다시 던질 수 있고, 넘어져도 다시 달릴 수 있고, 지쳐도 다시 숨을 고르고, 피드백을 받아들이고, 수정하고, 자신만의 페이스로 나아가는 경험이 된다. 특히, 한 가지의 운동을 꾸준히 한 아이들은 힘듦의 한계치가 높고 이러한 피드백을 받고, 수정하고, 자신만의 페이스로 나아가는 구조를 가장 확실하게 익힌다. 매일 반복되는 좌절과 실패 속에서 몸과 머리는 이렇게 인식하게 된다. "이건 끝이 아니라 과정이구나." 이러한 인식은 공부보다 훨씬 오래 아이를 지탱해 준다. 이렇게 길러진 끈기, 성취감, 메타인지는 결국 공부에서도 아이를 끝까지 데려가게 한다.


부모의 걱정 중에 하나도 그렇다. 이 아이가 나중에 잘 버틸 수 있을지 말이다. 회복력이 있는 아이는 자신의 목표를 포기하지 않는다. 목표를 가지고 끝까지 나아간다. 또한, 무너질 때 다시 일어날 줄 안다. 어릴 때 충분히 움직인 아이는 자기 몸의 한계를 알고, 감정의 신호를 알아차리며, 스스로 자신을 조절하는 법을 배운다. 그래서 학년이 올라가고, 실패가 거듭되더라도 완전히 무너지지 않는다.


부모의 역할은 붙잡아 앉히는 것이 아니다. 아이를 책상에 오래 앉혀 두는 것이 아이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처럼 보일 수 있으나, 진짜 준비는 본인의 페이스대로 쓰러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법을 알려줘야 한다. 아이들의 인생은 빠르게 앞서 가는 경주가 아니라, 흔들려도 다시 일어나는 여정일 것이다. 그리고 그 여정을 버티게 해주는 힘은 지금 이 순간, 아이의 움직임 속에서 자라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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