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두근 거리는 그 말
시작에 앞서,
나는 왜 이걸 시작했고, 왜 선택했는가?
좋아해서 선택한 걸까? 선택해서 좋아지는 걸까?
무엇을 시작할까?
선택은 결국 내가 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의견에 따라 선택하면 일이 잘못되거나 선택에 잘못됨을 느낄 때 그 사람을 원망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면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깨닫고 거기에 가치를 두어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모든 선택에는 책임이 뒤따르며, 장점이 단점이 되기도, 단점이 장점이 되기도 한다.
나는 어렸을 때 처음 나의 진로를 선택해 봤다. 부모님은 내가 힘든 길을 선택하려 하는 것에 대해 못마땅해하셨고, 나는 결과로 그리고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며 무엇인가를 입증하려 부단히 노력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5시면 일어나 수영장으로 향했다. 그렇게 나의 수영인생은 시작되었다. 수영장으로 가는 것부터가 하루의 시작이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수영으로 하루를 시작한 지 20년, 학창 시절과 대학교, 대학원, 졸업과 임용고시생 시절을 그렇게 보냈다.
임용고시에 합격하고는 또 다른 삶의 시작이 시작되었다. 항상 새로운 시작은 설렘과 기대, 그리고 마음속 한편에 두려움이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시작에 있어 두려운 감정은 마음속 한편에 두고 쳐다보지 않으려 노력한다. 항상 시작은 설렌다.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설레는 마음으로 새 학년 그리고 새 학기를 시작한다. 교직생활을 시작한 것도 벌써 8년이 되었다. 하지만 매년 바뀌는 학년과 교실은 나를 매년 설레게 한다. 이 설렘 뒤에는 매년 헤어져야 하는 아이들과 동료 선생님들이 있지만, 그 아쉬움과 헛헛함은 새로운 동료들과 교실 그리고 아이들로 채워진다. 지금 2025학년도의 시작에 서있다. 어떤 아이들을 만나게 될까? 첫날엔 어떤 표정과 말투로 아이들을 맞이할까? 하루에도 수백 번 머릿속으로 시나리오를 그려본다.
나의 철인 3종 인생은 육아의 시작과 집결되어 있다. 첫째를 낳고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사실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기력이 없었다. 처음 하는 육아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나의 사소한 하나에도 아이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아기가 혹여나 어떻게라도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둘째를 낳고는 이제는 더 이상의 임신과 출산은 없다며 시작한 운동. 철인 3종의 시작은 그것이었다. 평생 운동을 해온 내가 출산 후 몸이 변하는 것이 첫 번째 충격이었고, 육아와 현생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나의 몸부림이었던 것이다.
철인 3종을 시작한 지도 3년 차가 되었다. 올해는 하루의 시작을 운동과 독서로 시작한다. 04:50에 알람을 맞추고(알람은 맞추나 빨리 일어나질 못함) 어기적 어기적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고 씻고 실내자전거 안장 위에서 하루가 시작된다. 그날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운동 프로그램은 달라지고, 일단 시작했다는 것에 의의를 둬본다. 요즈음 나의 하루는 이렇게 시작된다.
'시작' 나에게는 설레고. 좋은 두근거림이 되는 단어이다. 하루하루의 시작도 설레고, 뭔가를 새로 시작할 때는 항상 설렌다. 지금 새로운 학기를 맞이하면서도 설레고 하루하루 아이들 볼 생각에도 설렌다. 이 설레는 마음이 두려움과 스트레스로 변질되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