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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동심은 있잖아요?

어린이날을 기념하며

by 사라랄라 철사라

童心 동심: 어린이와 같이 순진한 마음, 어린이의 마음


'내가 선생이라니!!!' 처음 임용고시에 합격하고 발령받았을 때 들었던 생각이다.




나의 어릴 적 사진을 보면 가만히 서있는 사진이 없다. 항상 뛰어다니거나, 운동을 하는 모습 또는 아주 짓궂은 표정으로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있는 모습이다. 딸인데도 말이다. 주말이나 방학엔 가족들과 산으로 들로 바다로 놀러 갔다. 그때의 표정은 아주 해맑다. 걱정 하나 없이 아주 티 없이 깨끗하다. 걱정할 일이 없었다. 요즘의 나는 운동할 때 그때의 나, 동심으로 돌아가는 기분이다. 아무런 걱정 하나 없이 오로지 지금 여기, 현재 나에게만 집중하며 나아간다. 운동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

일 할 때의 내 모습을 생각해 보자면, 어떻게 이런 내 본성을 숨기고 일하고 있나 놀라울 정도이다.

여전히 문득문득 떠오른다. '내가 선생이라니!?' 학생들과 이야기할 때도, 같이 운동을 할 때도 문득 떠오른다. 그렇게 요즘 아이들, 학생들과 동화된다.


'요즘 애들은 왜 그래?' 언론에서 비추는 사건 사고들로 십 대 전체적인 문제로 싸잡아 비난한다. 요즘 애들은 아주 버릇이 없고 제 멋대로에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만 골라한다고 말이다. '요즘 애들 왜 그래?'라는 말속에는 요즘 애들을 이해하려는 것보다 질타하려는 의도가 더 크다. 행동의 원인을 묻는 척하지만 어른들은 귀를 막고 아이들을 비난하고 있을 뿐이다. 오히려 아이들은 자신들과 어른들 문화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하지만 어른들은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행동을 하는 십 대를 문제라고 단정 짓고 아이들을 꾸짖는다. 이 말은 세대 간의 차이를 나타내는 말이지만 내가 어릴 때도, 우리 부모님 세대도,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조상님들도 해봤고 들어봤을 것이다. 문제는 세대 차이가 아니고 세대 간의 소통일 것이다.

사회와 환경은 계속 변화하는데 어떻게 사람이 변하지 않고 늘 똑같은 형상을 하고 있겠는가? 돌이켜보면 우리 역시 비난받는 '요즘 애들'이었던 때가 분명 있었다.




나의 자녀들도 가만히 있는 사진을 찍기가 힘들다. 마치 나의 어릴 적 모습을 보는 것 같다.

평일엔 서로의 일을 끝내면 놀이터에서 만나 동심으로 돌아간다. 잡기놀이하고 뛰어놀고 서로 놀리기도 하면서 말이다. 주말엔 키즈카페보다는 넓은 공원이나 자연 속에서 논다. 자전거도 타고, 곤충도 잡고 식물들도 관찰하고 사계절 날씨를 만끽하면서 논다. 어릴 때의 나처럼 아무런 근심 걱정 없이 생각 없이 뛰어노는 게 정말 좋다. 몸은 어른이지만 놀다 보면 이게 어른이 맞나 싶을 때도 있다. 때론 자녀들의 친구처럼 그렇게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거나 동심을 넓혀간다.


동심은 사라지지 않는다. 주변의 시선이나 상황에 의해 흔들리고 점점 희미해져 갈 뿐이다.

누구에게나 동심은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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