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 전문의가 알려주는 '현명한 다이어트 방법'
다이어트 실패 원인은 ‘이것’
-비만클리닉 전문의가 알려주는 현명한 다이어트 방법
-잠이 부족하면 살이 찌는 이유 ‘식욕촉진 호르몬 증가’
도움말: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윤영숙 교수
Q. 번번히 시도하는 다이어트, 실패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실패의 가장 큰 요인은 무리한 계획이다. 신년에는 의욕이 넘쳐 다이어트 계획을 세울 때 굉장히 엄격한 잣대를 가지고 지나치게 높은 목표를 정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한 달에 몸무게를 20% 감량하겠다. 1끼에 2 그릇을 먹던 사람이 1/2 그릇으로 줄이거나 1끼만 먹겠다. 운동을 전혀 하지 않던 사람이 하루에 2-3시간이상 운동하겠다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대부분 달성 기간은 짧게, 감량 목표는 높게, 본인의 현재 상태 보다 과도한 절식과 운동량을 목표로 세우기 때문에 얼마 지나지 않아 포기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다이어트를 시작할 때에는 서서히, 실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목표를 세우고 적응이 될수록 서서히 강도를 높이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새해 다이어트가 작심삼일이 되지 않기 위해 다음의 사항들을 꼭 한번 짚어보기 바란다.
▶ 빠른 감량 즉, 빨리 체중을 빼서 성공이라고 선언하고 싶은 급한 마음을 버려야 한다.
▶ 단기간 뺄 욕심에 초저열량 식사나 유행 다이어트를 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 과도한 운동: 운동만 많이 하고 식단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 목표한 체중 감량을 얻기 힘들다.
▶ 습관의 개선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살이 찌는 원인에 따라 다이어트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한데 본인의 문제점을 들여다보지 않고 무작정 다른 사람의 성공사례를 따라하는 것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는것과 같다.
▶ 자신의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 새해에는 다이어트 이외에도 많은 새해 결심을 하게 되는 데, 다른 할 일이 많고, 고민이 많다면 다이어트에 집중하기 어려울 수 있다. 내가 잘 준비되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
Q. 현명하게 다이어트 계획을 세우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나요?
체중 감량은 하나에서 열까지 본인이 해야하는 일 투성이다. 남이 해줄 수 있는게 응원을 해주는 것 이외에는 거의 없다. 따라서, 몇 가지 전략을 가지고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첫번째로 중요한 것은 변화를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준비가 되어있느냐이다.
둘째, 왜 체중을 빼고 싶은지를 생각해보자. 동기가 확실할수록 의지도 충만해진다.
셋째, 충분한 의지와 확실한 동기가 있다면 다음 전략은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궁극적인 장기 목표뿐만 아니라 단기 목표를 함께 수립하는 것이다. 다이어트의 궁극적 목표는 건강체중을 위한 감량과 이후의 유지이다. 보편적으로, 한달에 1-4kg 의 체중감량과 6주 후 5% 감소를 단기 목표로, 10% 체중 감량을 6-12개월 중기 목표로, 이후 체중 유지를 장기 목표로 하는 것이 권장된다.
체중 목표 뿐만 아니라 과정 목표도 정해야 한다. 이는 구체적이고 달성 가능한 것이어야 하며, 또한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 좋게 측정 가능한것이 좋고, 달성 기한을 정해 놓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30분 운동하기’보다는 ‘퇴근길에 30분 걸어서 집에 오기’, ‘천천히 먹기’ 보다는 ‘20분 이상 천천히 먹기’처럼 구체적이면 좋다. 매일 헬스장에서 2시간 운동하기라는 목표는 가능한 사람도 있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 또는 코비드19 감염병 때문에 가는 날 보다 못가는 날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이는 달성 가능한 목표가 아니다.
넷째, 장기적이고 성공적인 체중 관리를 위해서는 건강한 생활 패턴의 일상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처음부터 잘하기 어렵고 시행착오를 겪을 수 밖에 없는데 다이어트 일기를 쓰고 살펴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다이어트를 위해 오늘 내가 잘한 것과 못한 것을 기록하면, 실제로 하고 있는 일과 체중 감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주단위, 월단위로 달성한 것과 달성하지 못한 것을 파악하여 계획을 수정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식사, 운동 및 신체 활동 관리가 익숙해지면서 습관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체중이 더 이상 빠지지 않는 정체기가 왔을 때도 내가 정해놓은 생활의 루틴을 잘 지키고 있다면 잘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다이어트는 결국 자기 관리이다. 생활의 작은 변화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큰 차이를 만들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체중 감량과 더 나은 건강을 얻을 수 있다.
Q. 다이어트에서 가장 위험한 요소인 요요현상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체중 감량을 시도할 때 거의 모든 사람이 직면하는 문제는 요요 현상이다. 요요 현상이란 체중의 감소와 증가가 반복되는 체중 순환 (weight cycling)을 의미하며,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점점 살을 빼기가 점점 어려워지게 된다.
다이어트에 성공했다고 생각하면 인제 다이어트를 그만해도 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다이어트의 성공은 체중의 유지이다. 사람은 누구나 20세 이후에는 10년마다 신진대사율이 3~5% 감소하게 되고, 50대가 되면 15% 정도가 감소한다. 결국, 나이가 들수록 적게 먹거나 더 많이 움직이지 않으면 자연적으로도 체중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젊었을 때 보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체중 조절이 어려워지고, 다이어트를 반복하는 동안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체중을 빼기 어렵게 된다.
요요 현상을 최소화하려면, 칼로리 제한 식사를 할 때에도 단백질, 수분, 야채 섭취 등 영양 균형을 잘 맞추어 먹는 것이 중요하고, 신체 활동은 가능한 많이 늘려주는 것이 좋다. 운동을 많이 할수록 좋은 것은 맞지만, 운동 후 배고픔이 심해서 더 많이 먹게 된다든가, 관절이나 근육에 무리가 되어 운동을 쉬게 된다든가 하는 문제가 생기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잘 조절해야 한다.
<요요를 피하고 건강한 체중 감량을 위한 권고 사항>
▶ 체지방 감소 및 근육량 유지
▶ 식사 섭취량 감소: 저칼로리 음식을 더 많이 먹고, 고칼로리 및 지방 음식 피하기
▶ 식사 거르지 않기
▶ 규칙적인 운동: 특히 첫 6개월 동안은 일주일에 150분 이상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좋고, 이후 감량된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운동 시간을 주당 200~300분까지 늘려야 하며, 적어도 1년 이상 지속적으로 운동을 지속해야 한다.
▶ 자가 모니터링 하기 (식사 일기 활용)
▶ 전문가 (의사, 영양사 등) 상담
Q. 요요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치팅데이’ 어떻게 먹으면 좋을까요?
치팅 데이는 원래 “치트 데이 (cheat day)” 또는 “치트 밀 (cheat meal)” 이라는 말로, 원래 탄수화물을 극도로 제한하는 식사를 하는 운동선수들이 근육내 글리코겐 감소를 막기 위해 주기적으로 탄수화물을 섭취해주는 날이다. 그런데, 우리는 치팅 데이를 다이어트 중 원하는 음식을 마음껏 먹는 날이라고 알고 있다.
치팅 데이는 예정된 다이어트 휴식 시간이다. 그 동안 못 먹었던 음식을 먹음으로써 만족과 행복감을 얻을 수 있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조심해야 할 부분도 있다. 과식이나 폭식의 과거력이 있는 경우 식사 조절이 무너지게 되는 방아쇠가 될 가능성도 높아서 주의가 필요하다. 치팅 데이가 내일부터 또 다이어트를 해야하는데 미리 많이 먹어두는 날이 되면 안된다. 치팅 데이는 평소에 먹지 못했던 맛있는 음식에 대한 갈망을 채우는 날이므로 못 먹는 음식은 없지만 폭식하는 날이 되면 곤란하다.
<치팅 데이를 잘 보내는 방법>
▶ 정해진 날짜에만 치팅 데이를 가진다.
▶ 미리 계획을 세운다.
▶ 메뉴는 무엇이라도 선택할 수 있지만, 현명하게 요령을 발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치맥이 치팅 메뉴라면, 치킨 한 마리가 아니라 몇 조각, 맥주 1캔 등 양으로 타협을 하는 것이다. 만약 햄버거를 먹는다면 패티나 치즈가 두 세배로 들어간 더블이나 트리플 버거대신 패티 하나 치즈 하나인 버거를 선택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 천천히 먹는다. 즐기면서 천천히 먹으면 다이어트에 익숙해진 몸은 포만감을 느껴 자연스럽게 식사를 멈출 수 있고 저절로 양 조절이 되기도 한다.
▶ 치팅데이 이후 2-3일은 치팅데이에 섭취한 여분의 칼로리를 상쇄할 만한 식단과 운동을 잘 유지한다.
Q. 우리가 의외로 모르는 비만유발음식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다이어트 식단 관리 시 흔히 하는 실수들이 있다.
▶ 다이어트 식품이라 생각하고 마음껏 먹는다.: 과일, 견과류, 감자, 고구마, 식물성 기름
▶ 저지방 고단백 식품으로 잘못 생각하고 있는 음식들이 있다.: 갈비탕, 도가니탕, 설렁탕, 치즈, 요구르트
▶ 소스의 칼로리를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마요네즈, 고추장, 샐러드 소스
▶ 음료수에 대한 잘못된 생각: 술이 칼로리가 있다고 생각하지 못하는 점
위에 언급한 음식들은 주의해서 적절히 섭취하는 요령이 필요하다.
Q. 칼로리가 높다고 해서 무조건 비만을 유발하나요?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많이 먹으면 에너지 균형의 원리에 따라 당연히 비만을 유발하게 된다. 칼로리가 높은 음식은 대부분 양이 작고 영양적으로 해로운 경향이 있기 때문에 배부르게 먹게 되면 칼로리 과잉이 쉽게 발생한다. 다이어트를 한다고 해서 못 먹는 음식은 없고 칼로리가 높은 음식도 정해진 총 칼로리 내에서 잘 배분해 먹는다면 섭취가 가능하다. 그러나, 영양적으로 균형을 맞추면서 칼로리를 낮추기 어려운 점 때문에 다이어트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Q. 생활 습관 개선이 다이어트에 중요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다이어트를 해본 사람이라면, 요요 현상을 한두 번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드물고, 체중 감소보다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비만은 고혈압과 당뇨병 등과 마찬가지로 지속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만성 질환으로 인식되어져야 한다. 따라서, 생활습관 교정을 멈추는 것은 치료를 중단하는 것과 같고, 재발은 당연히 예견되어 진다.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어렵다. 생활 습관 개선의 기본 원칙은 더 많이 움직이고 덜 먹는 것이고, 이것이 지속되어야 체중도 유지될 수 있다.
Q. 비만 치료 전문의와의 상담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까요?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한 다이어트가 도움이 되는 몇 가지 경우를 살펴보면,
첫째, 식사 관리, 운동 관리를 하고 싶지만,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막막한 경우이다. 또, 스스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인 예가, 나는 평소에 밥도 많이 안 먹고, 진짜 먹는게 없는데 살이 안 빠져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이말이 사실인 사람도 있지만, 조사해보면 대부분 밥 대신 고칼로리의 다른 음식들을 먹고 있는 경우를 많이 발견한다.
둘째, 건강문제가 동반된 비만 환자이다. 전체 비만 인구의 약 40%는 대사 이상이 없는 비만이지만, 거꾸로 말하면 나머지 60%는 체중으로 인해 파생된 건강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비만 환자의 경우 건강문제를 함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분들에게는 비만 클리닉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셋째, 운동이나 식단 관리를 하려고 해도 자꾸 실패하는 비만 환자이다. 이런 사람들을 무조건 의지가 부족해서 실패하는 것이라고 몰아붙이면 안 된다. 왜냐하면, 유전적인 경향이 있어 동일한 식사량에도 체중이 더 잘 느는 사람도 있고, 식욕이 풍부하여 식사량을 감소했을 때 더욱 더 허기를 느껴 폭식의 위험이 큰 사람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분들에게는 실패 요인을 찾고, 부가적인 약물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일산백병원 비만클리닉 윤영숙 교수의 조언
비만클리닉을 찾아오는 환자에게 방문 이유를 물어보면 다이어트 약을 타러 왔다고 말하는 환자가 많다. 그런데, 내가 혈당이 높아서 진료를 받는다고 가정하면, 당뇨병 약을 처방하기 전에 혈당은 어느 정도 높은지, 증상은 없는지, 당뇨병과 연관된 합병증은 없는지 등을 병력 청취, 신체진찰과 검사를 통해 평가한 후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를 결정하게 된다. 이러한 방식에 이의가 있는 환자는 거의 없다.
비만도 마찬가지 질병이기 때문에 비만클리닉을 방문하는 경우, 비만도 뿐만 아니라 관련 합병증은 없는지, 체중이 증가하는 이유, 빼기 어려운 장애물은 무엇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후에 치료방침을 결정하게 된다. 비만클리닉에서는 적합한 식사와 운동 및 신체활동을 계획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필요한 경우 약물 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