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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unalogi Sep 15. 2019

(3)문해력 높이기:발버둥 프로젝트

[서평]쾌락독서

작가:문유석

출판사:문학동네

이 책은?:누군가와 이야기 하는 듯한 느낌의 책

평점:★★★★


[이 책을 한 문장으로?]

1.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독서 히스토리가 듣고 싶다면?

2.다른 사람의 서재를 들여다보는 듯한 비밀스러운 이야기

3.커피숍에 앉아 친구와 이야기 하는 것 같은 책


[줄거리]

이 책은, 한 개인의 독서 연대기를 이야기 하는 형식으로 이뤄져있다.

 

어린 시절의 작가를 여물게 하고 키워준 독서 이야기부터 자신의 독서 취향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 하기도 한다. 때로는 자신이 현 직업을 가지고 있을때 꾸려 나갔던 독서 클럽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기도 한다.  


이야기를 하는 내내 밝음과 유머도 잃지 않는다. 그리고책 전체가 읽어 내려가는데 있어 그 어려움도 없다. 쭉쭉 읽혀 내려간다. 그렇다고 가볍기만 하느냐. 그렇지도 않다. 

한 줄 한 줄 곱씹어 보아야 할 만큼의 무게감이 있는 문장들도 제법 있어 그제서야 저자의 내공이 만만치 않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 준다.


[개인적 견해]

독후감을 숙제로 제출해야 하고, 특정집단이 읽는 100권의 책 리스트가 마치 독서의 정석인 것 처럼 여겨지는 나라에서 "독서" 라는 취미는 참으로 묘한 것이다. 위와 같은 이유 때문에 가장 멀게 느껴지지만, 또한 가장 만만한 취미이기도 해서 서류에 취미를 적어야 할 때면 무조건 적고 보는 취미니 말이다. 


나 역시도 독서가 취미임을 입 밖으로 꺼내는 것 자체는 부끄러워 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내가 좋아하는 책은 추리나 스릴러, 혹은 최근에는 반전소설이라 불리우는 책들이 주류였기 때문이었다. 저자가 그랬듯이, "이문열 작가"의 책을 거쳐야 하는 시기가 나에게도 있었기에, 내가 읽던 책들이 그에 비하면 책 처럼 느껴지지 않아 더더욱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내 취향에 대해 내 스스로도 인정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기 까지,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오히려 말 하고 났을 때 그 누구도 반대한다거나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지 않았기에, 나는 내 취향을 조금씩 인정하고, 또 다른 방향으로 넓혀가며 조금씩 나의 작지만 안전한 취미 안에서 유영할 수 있었고, 행복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도, (그리고 바라건대 앞으로도.)


또한 반대로 누군가의 취향 역시도 존중할 수 있었다. 내가 그런 존중을 받았기에 존중받는 취미를 만들 수 있었던 것 처럼. 나와 취향이 다르다는 이유 만으로 그 사람의 독서를 비롯한 모든 취미를 무시하지 않을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주위에 다양한 취미를 가진 친구들과 함께 놀 수 있는 만큼 깊이, 그리고 경험할 수 있는 만큼 넓게, 즐거울 수 있었다. 


이 책에서 작가도 자신의 취향에 대해 너무도 자연스럽고 솔직하게 밝혀내고 있다. 취향이라는 것이 자신을 정의하는 고유함임을, 그리고 남의 눈치를 보거나 남을 위한 독서가 아닌 자신만을 위한 독서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그리고 그런 자신만의 정체성 안에서 자신이 행복한 독서를 할 때, 읽은 문장들이 자신의 내면으로 가 결국 자신을 키워준다는 것을 시종일관 밝은 목소리로 말해주고 있다. 


저자 자신이 생을 바쳐 구축해 온 서재를 독자들 앞에까지 끌고 나와 아무 스스럼 없이 이야기 해 주는 것 같은 이 책은 마치 다음에는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달라 라고 나를 부추기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게 한다. 당신의 취향으로도 나 처럼 이렇게 당당하고 행복할 수 있으니. 독서를 멈추지 말고 나와 함께 하자고. 그러니 어서 당신의 서재를 내게 보여달라고. 


자신을 위해 설계된 즐거움 안에서 유유히 쾌락을 느끼기를. 그리고 그 쾌락과 함께 성장해 가기를. 작가는 이렇게 우리에게 말 하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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