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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unalogi Sep 06. 2019

[연구원의 삶1]연봉이 얼마라구요?

실화에요?네.레알 실화에요.

기회 비용이라는 말이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주말에 부모님과 놀러가기와 혼자 집에서 뒹굴거리며 휴식을 취하기 중 하나를 선택한다고 했을 때, 각각의 가격이 5만원이라고 친다면, 둘 중 하나를 선택했을 때 그 선택한 것이 가지는 비용이 포기한 것의 비용을 포함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인생 이벤트 자체에 가격을 매길 수는 없겠지만, 우리는 특히 진로를 선택할 때 이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연구원. 

이라는 직업이 주는 이미지는 영화나 책에서 너무도 잘 쌓아올려준 덕에 공부 잘 하고 전문성 있는 직업으로 비춰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그리고 현실에서도 이 이미지와 실제 삶은 거의 일치한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리고 내 직업에 대해 설명을 어느 정도 들은 사람들은 모두 입을 모아, 그리고 궁금증을 한껏 담아 이렇게 질문 하곤 한다. 


"와 그럼 석사나 박사까지 하고 다들 일하시는 것이니까 연봉 엄청 높으시겠어요!!"


한 사람의 가치가 연봉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자본주의 안에서 살고 있는 내가 겪어야 할 숙명이라면 숙명이겠지만. 나는 그 말을 들을 때 마다 가슴이 매우 아프다. 

첫 번째 이유는 연구원이 되기 위해 포기한 기회비용은 전혀 포함하지 못한 내 연봉이 그것이며 

두 번째 이유는 이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며

세 번째 이유는 이 현실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절망적인 사실이라는 것이며

네 번째 이유는 그 바뀌지 않는 사실이라는 것을 이 업계의 사람들이 느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역시도 부모님의 꾸준한 반대에 시달리고 있다.일을 하고 있는 지금도 말이다.

그 연봉 받으려고 석박 하느냐, 라는 말 부터 시작해서 다른 집 누구는 석사하고 초봉이 6천이라더라. 라는 둥의 말을 들을때면, 내가 가진 직업관 자체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것만 같은 기분이다. 


"실화에요?"


라는 말을 들을때면, 또 한번 마음이 아프긴 하지만, 그럴때마다 나는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고개를 끄덕인다. 


"네. 실화에요"

그러니까 돈을 생각한다면, 이 분야로 들어서지 마요. 라는 말은 꿀꺽 삼킨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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