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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unalogi Sep 29. 2019

(4) 문해력 높이기:발버둥 프로젝트

어떻게 읽을 것인가. 



작가:고영성

출판사:스마트북스

이 책은?:다양한 독서의 방법을 알려주는 책

평점:★★★★


[이 책을 한 문장으로?]

1. 무지막지한(?) 독서를 시작하기 전의 가이드가 필요하다면?

2. 독서를 취미로 갖고 싶다면?

3. 독서도, 서평 쓰기도 제대로 시작하고 싶다면?


[줄거리]

이 책은 최근에 리뷰를 올린  쾌락 독서 처럼 작가의 목소리가 잘 들리는 책이다. 책이라는 무거운 느낌보다는 마치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은 편안함으로 가득 찬 독서를 할 수가 있다. 그런 이 책이  쾌락 독서와 크게 다른 점이 있다고 한다면, 


1. 쾌락 독서가 자신의 서재를 보여주는 것 같은 느낌이라면, 

2. 이 책은 서재에서 책을 골라내 와서 보여주는 것 같은 느낌이며

3. 쾌락 독서가 경계 없이 이야기를 풀어내는 책이라면

4.  이 책은 각각의 주제에 맞게 독서의 다른 면을 보여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제목처럼 열 가지의 독서 방법을 각 chapter별로 소개하고 있다. 독서를 시작하려는, 혹은 독서를 더 효과적으로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본 방법들일 것이다. 단지 정확한 방법을 몰랐기에 정확하게 시행할 수 없었을 뿐. 


각 chapter에는 독서방법과 함께 우리가 독서를 어려워하는, 혹은 독서의 벽을 느끼는 순간을 서술한다. 또한 어떻게 그 벽을 슬기롭게 넘을 수 있는지에 대한 해답도 담고 있다. 뇌과학, 인지심리학, 행동경제학 실험의 결과, 독서를 사랑했던 옛날 사람들의 명언, 그리고 작가가 책을 씹어 삼킨 후에 충분히 소화시켜 토해낸 지혜까지도 얻을 수 있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작가가 심사숙고해 골라준 책 리스트는 덤이다. 


강압적이지도, 무겁지도 않은 목소리로 독서의 즐거움을 이야기하고 있기에, 자신의 독서 방법을 점검하고 더 효과적인 독서를 원한다면 즐기기 좋은 책이다. 



[개인적 견해]

누군가에게 인생을 바꿀 기회는 그렇게 자주 찾아오지 않는다. 그뿐이랴, 기회는 늘 옷을 몇 겹씩 입고 있다.

그렇기에 꽁꽁 숨겨져 있는 기회를 알아보는 눈과 

그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는 용기와,

기회가 자신의 곁에 온 때에 자신이 준비가 되어 있어야만  한다.

또한, 그 "기회"라는 것을 활용해 자신이 그 시점보다 반드시 성장한 상태여야만이 그것이 기회였음을 알아차릴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 기회를 만난 순간을 기억하며 입가에 미소를 지을 수 있겠지. 자신이 그 기회를 토대로 이뤄온 모든 것들에 둘러 쌓인 채로.



나른했던 금요일. 이 문자와 메일은 나를 아드레날린의 폭포 속에서 몇 시간이고 춤추게 했다. 그땐 몰랐지. 이게 시작인 것을.

기회를 잡았다는 말이 어떻게 보면 건방져 보일지도 모르겠다. 왜냐면 나는 내게 다가온 이 씽큐베이션 3기 선정이라는 것이 내게 기회라는 것만 알 뿐. 내가 준비되지도, 그렇다고 용기가 있지도 않은, "게으름"을 디폴트 값으로 갖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진지하다. 진짜 게으르다.)


어딜 봐서 이게 기회냐. 고문이지. 그것도 토요일 저녁에. 이게 뭔 짓이람. 내가 미쳤지(2019.09.20 일기 발췌)


그렇기에 운처럼 다가온 이 기회(였으면 좋을 시작)를 마냥 신나는 눈으로 볼 수는 없었다. 유튜브에서만 보아 오던 그 "진짜" 졸 꾸러기들 사이에서, 나 같은 가짜는 민폐가 아닐까. 나보다 더 간절한 사람이 있었을 텐데. 나보다 훨씬 책도 많이 읽고 생각도 깊은 사람들과 함께 토론에다 서평이라니.라는 생각으로 괴로워만 하다, 일단 그럼 읽어나 보자.라는 생각이 들어, 당장 도서관으로 달려가 책부터 빌렸다. 


가벼웠다.

그래서 만만해 보였다. 

좋아 글씨도 큼지막하군.

이라고 스스로를 속이며 독서를 시작했고, 다행히 무거운 책은 아니었기에, 쉽게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이 책은 지옥 같은 씽큐베이션의 스케줄을 시작을 열기에는 딱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작가님의 오리엔테이션을 듣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있는 씽커(Thinker)들은 신이 났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필기구를 가지고 책상에 앉아 있다. 서로 얼굴을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다들 모르는 얼굴들에 대한 낯섦과 묘한 비장함을 느끼며 자신의 심장박동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잠시 후 환호를 받으며 강의실로 들어온 작가님은 우리의 시작을 축하함과 동시에, 이 책의 chapter하나하나씩을 유머를 섞은 강의로 풀어내 주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다정하게, 때로는 목소리 높여서. 앞으로 다가올 그 해일 같은 스케줄 속에서 졸꾸러기 여러분들이 이렇게 살아남으세요.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그래서 그 다정함에 눈물이 핑 돌기도 한다. 나 따위 고정형 사고방식을 가진 인간은 안될 거야. 라며 미리 단정 짓는 내게도 내 충고를 들으렴. 그럼 너 역시도 가능할 거란다.라고 따스하게 손을 잡아준다. 나의 이 독서가, 그리고 서평을 이어가는 것이 어려움이 당연한 것이라고 말해주는 것만 같다. 그리고 이 어려움이 나중엔 익숙해지고, 서평을 쓰다 괴로운 점이 있다 해도 나중에 돌이켜보면 이 모든 것이 결국은 너를 성장시켜 줄 것이다. 마치 재독처럼.  책을 통해서 변해버린 지금의 자신을 보게 되는 시간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해 주는 것 같은 책이다. 


앞으로 괴로울 것이다. 

10가지의 독서법을 써도 괴로운 책은 분명히 나올 것이고, 서평을 쓰다 늑대처럼 울부짖으며 답답한 마음으로 운동장을 뜀박질 칠 때도 있을 것이다. 해 보지 못한 토론 앞에서 주눅 들어 밤마다 이불 킥을 하다 새벽이 되어서야 겨우 잠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나는 이 책과 함께라면. 견뎌낼 수 있을 것만 같다. 누군가에게 이렇게 자세하게 애정을 담아 독서를, 그리고 서평을 권하는 책을 내가 언제 다시 만나볼 수 있을까. 그리고 이 모든 것이 결합된 기회를, 내가 또 언제 운 좋게 만날 수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추신.

누군가를 아끼는 마음이 가득 느껴지는 이 책의 머리말은 아니나 다를까, 

세상을 박차고 나온 사랑하는 아들 '겸'이에게 이다. 

그런데 나는 그 말이, 어쩐지 나에게 하는 말처럼 느껴졌다. 더 넓게 말하자면, 다시 태어나려는 우리 모두에게 희망과 기대를 바치는 것 같은 마음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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