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사냥개들;시즌2] 리뷰
이 글은 넷플릭스 [사냥개들;시즌2]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본 글일 것이다. 집 앞에 너무도 성실하고 친절한, 부부가 운영하는 베이커리가 있다고. 매번 가야지 라는 말만 꼬리처럼 달고 다니다 유달리 시선을 오래 빼앗긴 그날, 그 빵집을 찾아갔다고 했다. 소문은 진실과 다르지 않아서 계산을 마치고 나오는 동안 채워진 온기로 여생을 살 용기마저 얻었다고.
이후로 그 빵집은 대형 프랜차이즈 베이커리가 들어서자마자 발악 한 번 못 해보고 문을 닫았고. 휑덩그레 남은 빈 터를 보고 난 후에야 작성자도 자신이 부부의 가게에는 두 번 다시 가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고객의 발걸음을 그러잡지 못한 이 작은 가게의 잘못은 안타깝게도 맛이었다고 했다. 평균에서도 못 미치는 그런 맛. 특별하지도. 그렇다고 완벽하게 편의점 출신 맛도 아닌. 포지셔닝이 전혀 스페셜하지 않았던 그 가게의 결말은 어쩌면 정해져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씁쓸한 이야기였다.
비록 빵이 아닐 뿐.
[사냥개들 2]를 시청한 내 마음은 정확히 그 글을 썼던 사람의 심정과 비슷했다. 두 주연배우인 우도환과 이상이는 건우와 우진의 캐릭터를 가다듬는데도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을 것이다. 아니. 이들이 묵묵히 걸어왔을 수련의 길을 직업의 일환 정도로 취급하기에는 미안할 정도다. 가장 유명한 장면인 소위 [뎀프시 롤] 위빙을 비롯해 작품 내내 얼마나 많은 연습뒤에 맞춘 합인지를 보고 있노라면, 그들에게 프로틴 셰이크 하나 사준 적 없으면서 눈물이 날 정도니까.
그러나 이런 숭고함을 한 순간에 가엾음으로 격하시키는 것은, 안타깝게도 작품이 갖추어야 할 가장 기초적인 미덕인 서사의 탓으로 돌려도 될 정도이다. 특히 건우라는 캐릭터 기용에 있어서 철저하게 실패한다. 시즌1의 건우는 착하고 건실한, 그러면서도 반전의 복싱 실력을 갖춘 캐릭터였다. 이런 건우의 매력은 시즌2가 시작하자마자 슈퍼 미들급 챔피언이 되면서 순간에 극대화된다.
하지만 그 뒤로 건우는 한국판 [골든 슬럼버]의 주인공인 강동원의 길을 따라 걷는다. 우진은 전화기만 들면 우는 최면에 걸린 사람처럼 행동한다. 등장하는 장면에서 85% 이상은 울고 있다. 이 눈물을 닦아줄, 혹은 멈추게 할 원인은 이미 나와있다. 주변에 있는 사람을 곧이곧대로 믿으면 안 된다는 것. 그러나 그는 그렇게 뒤통수를 얻어맞고서도 매번 사람을 믿는다. 자신을 지옥으로 인도하는 사람들의 뒤를 겅중거리며 따른다. 그리고는 또다시 울고 또 운다. 한마디로 이 말랑콩떡 챔피언을 학습이 안 되는 캐릭터로 만들어 놓아 버렸다.
더 큰 문제는 반대편에 서서 중심을 잡아줘야 할 빌런에게도 있다. 시즌1의 빌런이었던 명길(박성웅)은 얼굴에 난 흉터에 대한 회상장면 하나 없이도 그의 무서움과 집요함을 느낄 수 있었다. 뒤에 감춰져 있는 사실에 대한 두려움과 함께 궁금증을 유발하는 방법으로 이뤄낸 악역의 구축이었다. 반면 백정(비, 정지훈)은 마침 이름값이라도 하려는 듯이 자신의 잔인함을 널리 널리 뽐낸다. 하지만 그의 행동은 불쾌하기만 할 뿐, 절대 마주치면 안 될 것 같다는 두려움은 느껴지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단지 잔인함이라는 단어를 일차원적인 수준으로 격하시켜 만든 종잇장처럼 얇은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더 안타까운 것은, 내지르는 연기마저도 정지훈이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마치 겉멋조차 어색하게 들어버린 일진의 그림자 같아서 우습게만 보일 뿐이다.
어디서 주워들은 것들로 잔뜩 차 있지만 단 하나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서사 위에서 악역 흉내만 내는 빌런이 날뛰고 있는 와중에. 제대로 된 모습을 갖춘 것은 주인공들 밖에 없건만 그마저도 써먹지 못한다. 그로 인해 우진과 백정의 파이널 매치로 가는 모든 과정은 괴롭다 못해 분노를 일으킨다. 이런 대놓고 표현할 수 없었던 불쾌함은 결국 작품의 마지막 장면에서 터져 나온다. 고민조차 하지 않고 당연하다는 듯 시즌 3을 예고하는 뻔뻔함 때문에.
지금 감독이 해야 할 것은 새로운 시즌 예고가 아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겸허히 캐릭터를 연기하겠노라며 앞에 서 있는, 아직까지도 훈련 뒤의 열기가 남아 있어 밭은 숨을 내쉬고 있는 두 주연 배우에 대한 사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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