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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unalogi Oct 31. 2019

(9-2)   문해력 높이기:발버둥 프로젝트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Part2]

그림출처

버럭이, 소심이, 기쁨이, 까칠이, 슬픔이/이번 서평은 Inside out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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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기쁨이라고 해요.

Muna의 뇌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처리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요새 가장 신경 쓰고 있는 일은, 바로 Muna의 수면 주기 관련 업무예요. 왜냐하면 최근에 Muna의 업무량이 늘어나는 바람에 잠을 제대로 못 자는 일이 빈번해졌거든요. 그러나 다행스러운 것은!! 오늘이 바로 프로젝트가 끝나는 날이라는 거예요. Muna가 하루를 무사히 잘 마치고 푹 잘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힘내 보려고 하는데, 사실 아침부터 비상 회의를 해야 해요. 왜냐면 어제 Muna가 밤을 새웠거든요. 그럼 저와 함께 일을 하는 친구들을 만나러 가보실까요?



근데 버럭이는 어디 갔어?

어디 갔겠어. 우리 중에 카페인 도와서 아데노신이랑 싸울 수 있는 애가 걔밖에 더 있어?

Muna 힘들어서 또 커피 마시나 보네. 밤새서 까칠이 너도 어젯밤에 장기기억 담당하느라 많이 힘들었지?

정신 차려. 어제 잠을 안 잤는데 무슨 장기기억이야. 그리고. 힘든 게 문제야? 슬픔이 저게 자꾸 힘들다고 울고만 있지, 소심이 쟤는 손톱만 물어뜯고 있지. 이러니 내가 짜증이 안 나겠어?? 아니 독서클럽은 왜 만들어서 맨날 저 난리인 거야 쟤는.

에이 그러지 마. 지금 얼마나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그리고 오늘이 마지막 날이잖아.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 이거지?

아 빨리 회의 시작이나 해!! 힘들어 죽겠어!!


아!! 저기 우리의 버럭이가 카페인을 도와서 피로물질인 아데노신을 막는 일을 하고 방금 들어왔어요. 밤새을 했기 때문에 짜증이 와 슬픔이, 소심이 모두 폭주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Muna의 하루를 포기할 순 없죠. 자 그럼 이제 다 모였으니까 회의를 시작해 보도록 할게요!!


오늘 안건은, Muna가 프로젝트 마지막 날을 어떻게 슬기롭게 잘 이겨낼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이미 망했어.

망한걸 뭣하러 회의까지 하는 거야!!

........... 망했어?? 정말??

망한 거지? 그런 거지? 나도 망했어ㅠㅠ

하... 팀워크가 왜 이래. 우리가 이럴수록 Muna만 더 힘들어져!!

쟤가 우릴 힘들게 하고 있는 거야!!

자자 얘들아. 이러지 말고, 어제 브리핑을 해볼까 하는데, 슬픔이 네가 해볼래?

Muna의 상태는 슬픔이가 브리핑해서가 아니라 정말로 슬픈 상태예요. 잠을 조금만 못 자더라도 이렇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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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았어....

Muna는 어제 잠을 자지 못했어. 그래서 면역계가 손상되고 암에 걸릴 위험이 두 배 이상 증가했어. 그리고 알츠하이머 병에 걸릴 확률이 조금 더 높아진 상태야. 게다가 어젯밤을 새 버린 것 때문에 혈당 수치도 엉망이고.... 흑..... 관상동맥이나 심혈관 질환도 생길.... 가... 가능성이... 우리 Muna 어쩌냐ㅠ 으아앙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계속 들을 거야?

자!!! 자아!!! 슬픔이 그만 하고!!! 자!! 우리 이제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자!! 자!!! 그 마안!!



잠을 못 잔 Muna는 11시에 잠들기 전까지 이런 사이클을 겪을 거예요. 우리 Muna.. 조금만 더 힘내.

오늘 우리는 벌써부터 우울하긴 하지만. 뭐라도 해보고 싶어요. Muna를 위해서요. 하지만 우리도 알아요. 이미 Muna는 하룻밤의 수면을 놓쳤고, 그로 인해 모든 것이 엉망이 되었어요. 사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것도 알아요. 지금도 Muna는 잠을 못 잔 사람이 겪는 오전 6시 경의 그 땅에 처박힐 것 같은 기분을 고스란히 느끼고 있을 거예요. 아데노신 수면 압박과 최저점에 이른 하루 주기 리듬 때문에요. 우리는 오늘 어쩌면 Muna가 괴로워하고,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을 보면서 끔찍해하는 것 외엔 그 어떤 것도 도와주지 못할 수도 있죠. 단 1초라도 밤에 더 잘 잘 수 있게, 그리고 단 1초라도 고통스럽지만 조금이라도 더 버틸 수 있게. 24시간 하루 주기 리듬으로 아주 잠깐이나마......... 에휴... 속상해요.


9시까지 출근하는 Muna는 다행히 아침 시간은 그럭저럭 버틴 것 같아요. 조금 멍해 보이고 신체 반응속도가 늦어서 자꾸 어딘가에 부딪치긴 했어요. 스포츠 선수들도 잠을 못 자면 부상을 많이 입는데, 다행히 Muna의 부상 정도는 그렇게까지 심하진 않아요. 하지만 신체적인 능력이 떨어졌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죠.  그래도 정말 죽을힘을 다해서 버티고 있는 것처럼 보여요. 그리고 점심때는 원래 먹던 양 보다 더 많은 양의 밥을 먹고, 그것도 모자라 간식까지 한아름 사서 먹으면서 일을 하고 있어요. 분명 나중에 배가 아프거나 속이 더부룩하거나 할 거예요. 지금 잠을 못 자서, 평소보다 더 많이 먹는데 그걸 피곤해서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저거. Muna의 손에 들려있는 거. 저건 뭐죠?



카페인은 단 한잔 만으로도 수면 사이클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어요. 하지만 밤샘 한 Muna의 귀엔 들리지 않는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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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na가 커피를 마시고 있어!! 샷을 두 개나 추가했어!!

저럴 거면 그냥 커피콩을 씹어먹으라 그래. 뭣하러 저렇게 먹니. 

저 와중에 차가운 거 처먹네!! 기초체온까지 내려가면 면역체계도 엉망 되는데!!

안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리가 이렇게 절망하는 이유는 카페인 때문이에요. 카페인의 반감기는 5~7시간이죠. 처음 100개에서 반으로 줄어드는 시간이 그만큼 걸린다는 거예요. 하지만 남아있는 50개의 카페인이 다시 25개로, 그리고 또다시 12.5개로 줄어드는 시간을 생각하면, 카페인은 실제로 몸에 꽤 오래 남아있다는 결론이 나와요. 즉 단 한잔의 커피 만으로도 수면, 특히 숙면에 큰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거죠. 분명 아침 회의 때도 커피를 한 잔 마셨는데, 방금도 저렇게 마시는 걸 보니, 너무 피곤해서 저런다는 거 알지만.. 걱정되네요. 어차피 마신다 해도 아데노신이 쌓인 것이 없어지지는 않는데. 그리고 그 카페인이 간에서 분해가 되고 나면, 카페인 허탈감(caffeine crash)이 매우 심하게 올 텐데... 그땐 우리 Muna 어쩌죠. 보통 때 자는 밤 10시~11시까지 버틸 수 있을까요? 그리고 오늘 Muna는 정말 푹 잘 수 있을까요? 너무 걱정돼요.


하지만 우린 Muna를 포기하지 않아요. 그래서 잠이 잘 들 수 있도록, 그리고  Muna가 조금이라도 잠을 더 편하게 잘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해요!! 아주 조금이라도요!!


얘들아!! 빨리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움직이자!! 이러다가는 우리 Muna가 누워있어도  잠을 제대로 못 자게 될 거야!!

난 아까처럼 카페인 도우러 갈 테니까 또 커피  먹는지 좀 봐!! 간에 가서 카페인 분해도 좀 도와주고 올게!!

나는 그럼 다리에 몰린 혈액 때문에 짜증 난 기분을 만들어서 조금이라도 밖에서 산책을 할 수 있도록 도울게. 세로토닌이라도 좀 더 만들어져야 밤에 푹 잘 거 같아!!

난.. 도움이 될까?? 나도 안 될 거 같은데ㅠ

그딴 소리 하지 말고 가서 오늘 REM 수면 들어갈 때 노르아드레날린 컨트롤이나 잘해. 멜라토닌도 평소보다 빨리, 많이 나오게 할 수 있는지 체크하고. 꿈도 조절 잘하고. 할게 천지인데 이것들은.. 어휴.



잘 자기 위해선 분위기도 세팅을 잘해야 해요. 모든 전자기기를 멀리하고, 필요하다면 이완을 위해 ASMR도 좋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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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주검이 된 Muna가 집으로 들어왔어요.

졸린 눈을 비비며 겨우 씻고, 감각 없이 부은 다리를 주무르네요.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잠시 책상에 앉아 책을 읽는 것으로 이제 겨우 길고도 힘들었던 Muna의 하루, 아니 이틀이 다 끝나가고 있어요. 네. 맞아요. 이제. 드디어 Muna가 잠들 시간인 열 시가 다가와요.


이제 쌓인 아데노신도 많아졌고, 아니, 넘쳐난다고 해야 하나요. 슬슬 잠을 자라고 압박을 넣을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어요. 멜라토닌도 증가하고, 심부 온도도 조금씩 떨어질 거예요. 거기에 힘입어서 우리도 이제 잠자는 cycle을 조절하려고 해요. Muna는 이제 자려는지  아로마 오일을 베개에 한 두 방울 정도 뿌리네요. 아까 아침엔 마그네슘과 비타민D까지 먹었어요. 수면에 방해가 될 수 있는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는 아예 저 멀리 있네요. 푹 자려고 만반의 준비를 하는 걸 보니... 오늘 정말 너무 피곤했나 봐요. 수고했어.. 정말.


눈을 감고 천천히, 긴장을 풀고. 조금씩... 오늘 하루 내내 수고 많았던 근육도 천천히 휴식을 취하고 있어요. 숨소리도 조금씩 고르게 변하고 있는 걸 보니, 이제 슬슬 Muna가 잠에 빠져들고 있는 것 같아요. 잠시만 더 기다려 보도록 할게요.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


드디어 Muna가..... 잠.... 들었어요...... 정말 오랜만의 수면이네요.

자자자!!! 쉴 틈이 없어요!! 빨리 다음 일들을 하러 같이 가야 해요!! 1박 2일을 깨어있었기 때문에 처리할 것이 보통 때에 비해 두 배 이상일 거예요!!


모든 기억을 저장할 순 없죠. 좋지 않은 기억이라면 더더욱요. 우린 잠 자면서 이런 정보의 선별이 이뤄진다는걸 너무 잊고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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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제부터가 더 바쁘고 중요한 일의 연속이에요. 기억의 정리도, 휴식도, 그리고 꿈까지도. 다 자는 동안 이뤄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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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로 할 일은 48시간 동안 깨어있느라 차마 잊지 못했던 끔찍한 기억들을 먼저 없애주려 해요. 초반 수면의 90분을 차지하는 비렘수면(Non-REM) 수면은 불필요한 신경 연결을 솎아내고 제거해 줘요. 그리고 이 비렘 수면 때는 새로운 사실과 능력을 저장하고 강화해주기도 해요. 그뿐인가요. 기억 응고화를 위해서도 비렘 수면은 꼭 필요해요. Muna는 매일 새로운 실험을 배우고 경험하는데, 그런 소중한 것들을 다 기억할 수 있도록, 또한 내일 배워야 할 것들을 위해 창고를 비워주기도 하는 거죠.



그리고 또  REM 수면에 들어가면 노르아드레날린(Noradrenaline)이 수면 단계 때 완전히 바닥으로 떨어져요. 그래서 REM 수면 때는 낮동안 겪었던 이불 킥 할 사건들을 다 없애주죠. 우리 Muna는 회의시간에 너무 졸려서 꾸벅꾸벅 졸았더니 과장님이 그럴 거면 나가라고 빽 하고 소리를 질렀었어요. 그걸 제일 먼저 지워줄 거예요. 불쌍한 Muna.. 그리고 또 아까 비렘 수면에서 받았던 사실과 능력을 과거의 모든 경험과 연관 짓고, 통합하는 과정을 이 렘수면에서 할 거예요. 할게 참 많죠?


이제 모든 일을 다 마쳤어요. 저희가 저장하고 가꿔놓은 기억들이 저렇게 다 세분화 되어 있어요. 이럴땐 참 뿌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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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다시 한번 둘러볼게요.

기억 정리도 끝났고,

아무 움직임 없이 잘 자고 있으니 근 골격근 들도 잘 쉬고 있고,

그리고 호르몬들도 제시간에 맞춰서 잘 나오도록 아까 슬픔 이가 확인도 했고,

꿈 제작소에 소심이가 가서 잔잔하고 행복한 꿈으로 틀어달라고 말도 했고

이제 Muna는 아주 조용히, 그리고 푹 잠들 거예요. 아침 7시가 될 때 까지요. 더 자고 싶을 테지만. 그러면 또 Muna는 다른 하루를 망치게 될 거예요. 잠이란 건 언제나 규칙적일수록 좋은 것이랍니다.


우리 Muna가 우리에게 소중하듯이, 여러분도 여러분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뇌 속의 친구들이 있을 거예요. 걱정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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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오늘도 내일도 Muna가 잘 자서 건강하게 하루하루 지낼 수 있기를 우리는 항상 바랄 거예요. Muna는 최근에 수면에 대한 애정이 생겨서 최대한 8시간의 수면시간을 지키려고 애썼어요. 그런데 최근에 그러지 못해서 Muna의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는 게 많이 슬펐는데. 드디어 오늘부로 프로젝트가 끝났으니. 마음이 놓이네요. 물론 수면 부채( Debt)가 생긴 건 갚을 수 없다는 게 가장 가슴 아프지만. 수면 사이클이 REM과 Non REM으로 왔다 갔다 할 수 있도록, 그리고 그 깊이도 조절하도록. 또 멜라토닌도 아침이 올 때까지 서서히 줄어들도록. 이제 자동 사이클 장치를 켜 놓고 우리도 쉬러 갈게요.


잠자는 시간이 그렇게 쓸모없지는 않다는 거 다들 이젠 아시겠죠? Muna도 여러분도, 다들 오늘도 꿀 잠자는 밤을 보내시길. 그리고 그 잠을 통해서 기억도, 건강도 다 챙기시는 하루하루를 보내시길 바랄게요!! 다들 잘 자요!



에필로그

얘들아 오늘 Muna 또 밤샘한대!!!!

야 그냥 쟤 그냥 뒤지라 그래. 돌았나 봐!!!!!!!!!!!!!

쟤 장래희망이 비명횡사라니? 왜 저런대?

오늘은 잘 수 있을 줄 알았는데ㅠㅠ엉엉.ㅠ

민정이 저러다 내일 죽을 거 같은데... 어쩌지.. 그룹장님한테 혼날 건데... 아아.


그 외

1. 본 서평에 쓰인 이미지들의 출처를 모두 밝혔으며 그 어떤 형태의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하기 위해 서평을 작성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합니다. 왜냐면. 디즈니는 무서우니까.

2. 판사님.. 아.. 아니 아니 그룹장님 저는 밤샘을 하지 않았습니다. 설정일 뿐입니다.

3. 무드등 켜기, 아로마 오일, 비타민 D, 마그네슘 등은 제가 불면증에 시달릴 때 도움을 받았던 방법입니다.

4. 처음엔 다섯 캐릭터에게 각각 뇌의 한 파트 씩을 분담하고 쓰려고 했는데 그러면 너무 방대해질 것 같아 뭔가 일그러진 수면 사이클을 가진 사람의 뇌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활동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Reference1

Referenc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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