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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unalogi Dec 12. 2019

(15) 문해력 높이기:발버둥 프로젝트

오리지널스

작가:애덤 그랜트/홍지수(옮긴이)

출판사:한국경제신문

이 책은?:독창적인 사람의 비밀에 대해 담은 책

평점:★★★


[이 책을 한 문장으로?]

1. 창의력의 비밀에 대해 알고 싶다면?

2. 새로운 의견을 늘 내는 사람들이 알고 싶다면?

3. 첫째와 둘째 중 누가 더 독창적인지 알고 싶다면?


[책의 구성 및 내용]

서문_

1장 창조적 파괴: 순리를 거스르는 위험한 일

현상(現狀)에 의문을 품기 | 성공의 두 얼굴 | 적합한 자질 | 위험은 주식 포트폴리오처럼 관리하라

2장 눈먼 열정에서 벗어나기: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알아보는 비결

창의성이라는 외줄 타기 | 왕자를 찾을 때까지 개구리에게 입맞춤하기 | 현상의 포로와 편협한 선호도 | 경험은 양날의 칼 | 직관의 폐해 : 스티브 잡스의 오판 | 열정이라는 함정 | 아이디어 선별에 필요한 시력 교정 렌즈

3장 위험을 무릅쓰다: 진언(進言)하기

권력은 지위로부터 나온다 | 단점을 내세우기: 사릭 효과 | 낯설면 거부감을 느낀다 | 몸이 떠나기에 앞서 마음이 떠난다면 | 여성으로서 이중 소수자로서 목소리 내기 | 가지 않은 길

4장 서두르면 바보: 시기 포착, 전략적인 지연, 그리고 선발주자의 불리함

또 다른 다빈치 코드 | 미루기의 효과 |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 개척자와 정착자 | 창의성의 생애주기: 참신한 천재와 노련한 거장

5장 최적의 균형점과 트로이의 목마: 연대를 결성하고 유지하기

사소한 차이를 버리지 못하는 아집 | 온건한 과격파와 트로이 목마 | 친적(親敵)보다 적(敵)이 낫다 | 익숙할수록 호감이 간다 | 서부 개척사 | 갈등을 넘어 연대와 협력의 길로

6장 이유 있는 반항: 형제자매, 부모, 정신적 스승이 독창성을 길러준다

타고난 반항아 | 적소(適所) 찾기`: 형제간 경쟁하지 않고 겨루기 | 처음에는 엄격했지만 점점 지쳐가는 부모 | 설명의 위력 | 명사에 대한 호감: 명사가 동사보다 나은 이유 | 부모는 최적의 롤모델이 아닌 이유

7장 집단사고를 재고하라: 강력 문화, 컬트, 악마의 변호인이라는 낭설

청사진에서 탈피하기 | 성장통: 헌신형 조직문화가 품은 양날의 칼 | 색다른 생각을 장려하는 문화 | 나와 친분이 있는 악마 | 탄광 속 카나리아를 발견하기 | 원칙들이 서로 충돌할 때 | 진실의 순간 | 세상을 바꿀 힘이 있는 인물들

8장 감정을 조절하고 표현하기: 불안감, 무관심, 엇갈리는 감정, 분노 다스리기

부정적인 사고가 발휘하는 긍정적인 힘 | 믿음을 버리지 마라 | 외부의 힘을 빌려 고무시키다 | 소수의 힘 | 절체절명의 위기 | 중단 없는 전진 | 불난 집에 부채질하기


[서평:내 오랜 친구를 소개합니다]


음. 오늘은 제 오랜 친구를 소개하려 합니다. 

제가 그 무언가를 '기억'한다 라고 말할 수 있는 나이부터 알게 된 친구예요. 친구이지 않았던 날보다 친구였던 날이 더 많다고 할 수 있죠. 


그 친구는 저와 성격이 매우 비슷했어요. 

좋아하는 음식도, 좋아하는 가수도, 심지어 식성도 말이죠. 그래서 늘 함께였죠. 

사는 집도 가까워서 학교 가는 길도, 그리고 하굣길도 늘 그 친구와 함께일 수 있었어요. 


우리의 그 모든 순간이. 우린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아니 믿고 싶었을지도 몰라요. 

그림출처

이런 친구가 있다는 게 저는 너무 고마웠어요. 

선생님들도 저를 약간은 두려워했을 정도의 부잣집에서 자랐기에. 그 누구도 쉽게 제 친구가 되어 주려 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그 친구는 늘 제게 스스럼없이 대해줬어요. 만약 그 친구가 허락만 한다면. 저는 그 친구와 영원히 친구가 되고 싶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렇게 우리는. 철없고 어리고 밝기만 했던 우리의 학창 시절을 웃음과 실수들로 가득 채워 나갔어요. 이 순간이 영원하길. 일기장에 조심스레 적었을 정도예요. 


그렇지만, 우리에겐 사춘기가 다가오기 시작했고, 그것을 기점으로 우리의 삶의 노선은 아주 조금씩 틀어지기 시작했어요. 언제나 돈이 문제죠. 그 친구는 재정적인 문제로 부모님의 다툼이 많다는 말이 떠돌기 시작했어요. 친구가 베풀던 그 모든 돈을 기반으로 한 친절이 사라지자. 정나미 떨어지게도 그 옆에 있던 모든 친구들은 마치 볼일 끝난 모기처럼 다 사라져 버렸죠. 점점 친구의 얼굴은 어두워졌고 그 덕에 그 소문은 기정사실화 되어버렸어요.  나는 옆반에서 그 친구에 관한 소문을 들으며 최대한 침착한 척. 그러면서도 그 친구가 제발 복도에서 나를 아는 척하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복도에서 만나도 아주 어색하게 인사를 건네거나. 방과 후에 아무도 없는 놀이터에서 만나거나. 혹은 편지로만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사이가 되어버렸습니다.

등을 돌린다는 게.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슬프게도 말이죠.

그림출처

스무 살을 넘기고, 친구와 저의 사이는 점점 더 멀어졌어요. 

그 친구는 부모님과 현실에 밀려 대학에 가지 못하고, 호프집에서 12시간씩 일하며 돈을 벌고 있다는 말을 들었거든요. 그때 저는 깨달았어요. 아 이 친구랑은 멀어져야겠구나 라구요. 제겐 꿈이 있었고, 잘 진행되는 중이었지만. 이 친구는 점점 더 구렁텅이로. 구렁텅이로 빠져들고 있는 것 같았거든요. 그런 친구가 제게 도움이 될 리가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등을 돌리겠다.라고 마음을 먹었죠.


가끔 그 친구를 길에서 마주칠 때가 있었는데, 잠으로 가득 찬 눈을 비비면서도 난 괜찮아. 이 고비만 끝나면 다시 내가 하고 싶은걸 할 수가 있거든.이라고 말하곤 했어요. 그냥 포기를 하는 게 낫지 않을까.라는 말을 공기에 실을 순 없었지만. 저는 이미 그 순간부터 그 친구를 얕잡아봤던 것 같아요. 안된다 라는걸 알았거든요. 그 친구가 하는 게. 어렵다. 다들 그에 대해 반대할 거다.라고요. 


그런데도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어요. 저는 그런 친구가 미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함께 피아노 학원을 오래 다녔으니 모든 걸 포기하고 피아노 학원에서 선생님으로 평생 살 수 있었거든요. 그러다 운 좋으면 자기만의 피아노 학원도 열 수 있고요. 그런데도 그 친구는 죽자 사자 그렇게 힘들게 살더라고요. 그 친구가 자신의 꿈에 대해 말할 때 눈빛이 반짝이는 걸 볼 때면. 친구가 잘 되길 바라지만 그러면서도 그냥 포기하지.라는 생각이 강했어요. 나도 참 못됐죠?


저는 그렇게 그 친구와 점점 멀어졌어요. 바라던 바였지만. 조금은 찜찜했어요. 그리고 그런 제 이중적인 마음을 알기라도 하듯. 마치 계절이 바뀌는 것을 바람의 냄새로  깨닫는 것처럼. 잊을만하면 바람에 실려 오듯 그 친구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죠. 

잘 지내니 라는 말을 할 수 없었던 못난 내게. 소문은 그 친구의 소식을 들을 수 있는 단 하나의 통로였어요.

그림출처

걔 결국 그거 빚 다 갚고 대학 갔다더라.

그렇게 죽자 사자 과외하고 학원 알바 뛰고 하면서 졸업도 했대!!!

봉사활동도 한다 그러더라. 걔 진짜 대단하지 않니?

와 걔 결국 해내는구나!!


분명 나랑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난 그 친구가 쓸데없다고 생각했는데. 

그 친구는, 그렇게 눈을 반짝이며 말하던 꿈을 향해 타박타박 걸어가고 있었어요. 날 따라올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 친구는 그렇게. 내가 의도한 방향과는 반대로 나와 멀어지고 있었어요. 왜냐면 그때의 나는 우울증에 걸려 너무도 힘든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거든요. 내가 너무 보잘것없고. 하찮아서 그냥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에 잠겨 있었죠.


그런데 그 친구는. 내가 밉지도 않았던 걸까요. 나를 찾아와 줬어요. 방에 틀어박혀 있기만 하는 내게 말이에요.

잘 지내니. 여태 어떻게 지냈니. 예나 지금이나 얼굴 똑같네.라는, 우리 사이의 쌓이고 쌓인 세월을 한 번쯤은 상기시킬 수 있는 말 따위는 하지 않은 채. 족히 이틀은 감지 않은 머리와 더러운 잠옷을 입은 나를 꼭 안아줬어요. 그 친구의 겉옷에서 느껴지는 차갑고 바삭거리는 바람이 아니었다면 나는 아마 지금이 겨울이라는 것도 눈치채지 못했을 거예요. 그 친구는 내 등을 다독여줬어요. 아무 말 없이. 미안함을 비롯한 온갖 감정들이 밀려왔어요. 나는 그 친구의 품 안에 형언할 수 없는 그 감정을 다 쏟아냈어요. 내가 그렇게 절규하는 동안. 아무 말 없이 계속 그 친구는 나를 안정시켜주었습니다. 


그 친구는 제게 방 밖으로 나가자고 했어요. 사실 무서웠죠. 하지만 어째서인지. 그 친구가 내민 손을 꼭 부여잡고. 나는 절대 나갈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그 방을 나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절대 돌아가지 않을 것 같던 문 손잡이가 돌아가고. 나는 그렇게 그 친구만을 믿은 채. 밖으로 나왔어요. 가족들은 식사를 하고 있었고. 밖으로 나온 나의 모습에 놀람 반 반가움 반이 담긴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습니다.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저는 불빛 아래서 밥을 먹을 수 있었어요. 그렇게 저는 우울증을 털기 시작했고.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나는 원더우먼이고 싶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죠. 그리고 나는 그런 나 스스로를 포장하기 시작했어요. 

그림출처

저와 친하신 분들이라면. 제게 이렇게 큰 도움을 준 그 친구가 누군지 아마 바로 아실 거예요. 

맞아요. 

그 친구는 바로 저의 "숨기고 싶은 모습들"이에요. 


저의 이상과, 현실 사이엔 너무 괴리가 컸고. 그래서 늘 제 마음속에 그 친구를 가둬두고 있었어요. 현실은 이렇지만.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야. 나는 원래 이렇게 비참하지 않고, 고귀하고, 또 사랑받는 사람이야. 라면서 요. 늘 밝은 척. 늘 착한 척. 아무 일 없는 척하면서 말이에요. 


그런데 이 책을 읽고 알게 되었어요. 

내가 숨기고 싶고, 또 없어져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내 흑역사 같았던 그 친구가. 내게 얼마나 많은 것을 가져다주었는지 말이에요. 


그녀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기 위해 위험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유지했어요

쉽게 풀어서 이야기하면. 내 천하고 무식한 그 친구는. 자신이 진정으로 하는 일을 현실로 앞당기기 위해, 돈 버는 일도 포기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해내면서 자신이 하려는 분야의 공부도 함께 해왔어요. 


그 자신의 아이디어에 대해 늘 고민하고, 과연 그녀가 이 아이디어를 지지하지 않아야 하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또 고민해 내놓은 대답으로 부모님을 설득했죠. 


부서질 용기. 

미움받을 용기. 

다른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견딜 용기로. 

내 부끄러운 그 친구는 여기까지 온 것이었어요. 


그렇다고 그녀가 힘들지 않았을까요? 그렇지 않았어요. 

그녀는 두려워했어요. 매우 두려워했어요. 그래서 늘 울면서 잠에 들었거든요. 다른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면, 앞에선 괜찮다 라고 하지만 뒤에선 그 사람을 미워하지 않게 해달라고 말하며 기도했었죠. 그 친구는 단지 그 두려움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겨내고 있었던 거예요. 


전 제 안에 있는 그 친구;오리지널스에 대해 부정했어요. 그것도 아주 오랫동안요.

불안했거든요. 

안정적이고 싶었고. 내 욕심을 들키고 싶지 않았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첫째였기에 착한 딸이고 싶었죠.

그리고 남들이 틀렸다고 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어요. 다수의 말에 내 몸을 싣는 것이 언제나 몸도, 마음도 편했으니까요. 


내가 이렇게 미워하고 밀어냈는데도, 그 친구는 늘 제가 힘들 때마다 먼저 손을 내밀어 줬어요. 

영국에 가려고 돈을 모을 때도.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아 낮밤이 바뀐 알바를 하며 돈을 모아야 했을 때도.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쌓인 빚더미를 갚기 위해 하루에 두 시간씩 자며 일을 했을 때도. 

너는 안된다며 다른 사람들이 제게 소리를 지를 때도.

늘 그 친구는 제 곁에 있었어요. 난 그 친구 덕에,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방법으로 여기까지 온 것이죠.

제가 먼저 버렸던 거였죠. 이 모든 수모와 고통들을. 나는 책임지려 하지 않았기에 그녀는 오롯이 이 모든 것들을 감당해야 했어요. 그러면서도 포기하지 않았죠. 그리고 제 옆에 남아줬어요. 고맙게도요. 


그림출처

여러분.

여러분 마음속에도 분명히 오리지널스가 있을 거예요.

그 오리지널스는 여러분이 알아주지 못해서 울고 있을 수도. 혹은 깊숙하게 숨어서 나오려 하지 않을지도 몰라요. 그리고 그 오리지널스는 여러분이 생각했던 것보다 그리 근사한 모습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또 자신 스스로의 목소리 때문에. 

그 친구와 함께라는 사실 자체가 부끄럽게 느껴질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절대로. 

우리 안의 오리지널스를 믿고, 그 친구가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빛으로 나올 수 있도록. 여러분이 먼저 나서서 그 친구의 손을 꼭 잡아주길 바랍니다. 그리고 꼭 말해주세요. 


너는 잘못이 없다고. 

너를 끌어내길 겁낸 나 스스로가 잘못이라고. 

나를 발전시키고 성장시키게 할 그 모든 것이 네게 있다는 것을 나는 안다고 말이에요. 


이렇게 위로해주면. 

결국 그 상처투성이의 오리지널스가 여러분을 여러분이 원하는 바로 그 곳으로 데려가줄 거에요. 


귀중한 시간 들여 부족하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퍼갈때는 출처및 용도를 밝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앞으로는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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