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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unalogi Jan 02. 2020

(18) 문해력 높이기:발버둥 프로젝트

어떻게 읽을 것인가

이 글은 씽큐베이션 4기 Medical CSI 의 첫 번째 서평입니다

작가:고영성

출판사:스마트북스

이 책은?:다양한 독서의 방법을 알려주는 책

평점:★★★


[이 책을 한 문장으로?]

1. 책을 효율적으로 읽는 방법에 대해 궁금하다면?

2. 다른 사람의 독서법이 궁금하다면?

3. 독서도, 서평 쓰기도 제대로 시작하고 싶다면?


[책의 구성 및 내용]

프롤로그―독서법 강의를 해 주시겠어요?

1장 독아(讀我): 나를 읽다
1. 뇌는 변한다
인간의 보편성
변화하는 뇌, 뇌의 가소성
2. 성장형 사고방식
한계를 내던지자: 성장형과 고정형 사고방식
정체성의 형성
변화하고 움직이는 정체성
지키지 못한 독서 목표
생각대로 될 수 있다

2장 다독(多讀): 많이 읽다
1. 독서하는 뇌는 없다
평생 책을 읽는 시간, 10개월
처음부터 책을 잘 읽는 뇌는 없다
독서는 뇌를 바꾼다
독서가의 뇌는 뭐가 다를까?
2. 천기누설: 1년에 300권을 읽기까지
다독 콤플렉스를 가져라
독서 환경에 몸을 묶어라
계독(系讀)으로 시작하자
[Special 1] 초보자가 처음 읽으면 좋은 다독 목록
[Special 2] 초보자를 위한 ‘계독’ 실전 매뉴얼

3장 남독(濫讀): 다양하게 읽다
1. 비판적 사고―남독으로 까칠해지기
서울대에서는 누가 A+를 받는가
비판적 사고와 창의적인 사고
명저, 까칠하게 보기
남독으로 비판적 사고 키우기
2. 창의성―남독으로 엉뚱해지기
공감각과 창의성
낯설음과 창의성
남독으로 창의성 찾기
창의성은 낯선 것들의 연결이다
창의적인 사람들의 특징
대단한 남독가, 재레드 다이아몬드
3. 남독으로 겸손해지기
독서는 세계를 확장시킨다
남독과 계독

4장 만독(慢讀): 느리게 읽다
1. 아이들의 독서
아이는 부모를 통해 읽는다
부모가 읽어야 아이가 읽는다
아이는 사랑을 읽는다
2. 독학자
느리게 읽기의 비밀
테일러 선생의 교수법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인간
3. 효과적인 6단계 만독법
[Special] 성인들을 위한 ‘빠른’ 만독법

5장 관독(觀讀): 관점을 갖고 읽다
1. 본다는 것
그녀가 본 것
그들이 본 것
대중이 본 것
뇌가 본다는 것
책을 통해 본다는 것
2. 관점과 책
새로운 관점이 놀라운 결과를 낳는다
관독 1: 관점을 취하는 독서
관독 2: 특정 관점을 가진 독서
관독을 활용하는 법
[Special 1] 관독 활용법 1: 관점을 취하는 독서의 예
[Special 2] 관독 활용법 2: 특정 관점을 가진 독서의 예

6장 재독(再讀): 다시 읽다
지금 안심하기 위해 읽는다
신비로운 독서법, 재독의 힘
재독, 자아의 시간여행

7장 필독(筆讀): 쓰면서 읽다
밑줄 그으며 읽기
메모와 흔적
필독에 대한 논란
내가 책을 지저분하게 읽는 이유
독서가에서 필사가로
필사가에서 작가로
글쓰기는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
글을 잘 쓰는 방법
필독으로 비망록 만들기
글쓰기의 힘

8장 낭독(朗讀): 소리 내어 읽다
1. 낭독의 힘
낭독의 역사
왜 낭독이 대세였을까?
독서와 청각
마무리 투수는 낭독에게
2. 탁월한 독서법: 독서모임
문자문화 vs. 구술문화
인간은 사회적 존재로 태어난다
따라쟁이: 우리는 나도 모르게 타인을 따른다
소속감이 학습능력을 향상시킨다
토론이 혁신을 만든다
[Special] 팟캐스트 「어떻게 읽을 것인가」

9장 난독(難讀): 어렵게 읽다
1. 책 읽는 뇌 vs 인터넷을 하는 뇌
디지털 네이티브?
스크린이 망친다
온라인, 난독으로 가는 지름길
2. 난독을 이겨내기
책과 멀어진 난독 치료법
난독을 이기는 환경 설정
‘행동 계기’ 이용하기
읽다가 힘들면 다른 책 읽기
난독의 마지막 해결방법

10장 엄독(奄讀): 책을 덮으며 읽다
1. 지혜의 시작
엄독의 두 가지 의미
왜 때로는 책을 덮어야 하는가
책을 덮고 생각하고 질문하기
2. 한가로운 시간
빈 수술실이 가져온 결과
독서시간 만들기
책을 읽었다면 걷자
훌륭한 독서법, 독서 후 수면
꿈은 또 다른 돌파구



[서평:두 번째 오리엔테이션]

저희의 오리엔테이션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림출처

누군가에게 인생을 바꿀 기회는 그렇게 많이 찾아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기회는 늘 옷을 몇 겹씩 입고 있죠.

그래서 숨어있는 기회를 알아보는 눈과,
그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하죠.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가 어느 정도 이상은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또한 그 "기회"라는 것을 활용해 자신이 그 시점보다 반드시 성장한 상태여야만 그것이 기회였음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기회를 만난 순간을 기억하며 입가에 미소를 지을 수 있죠. 자신이 그 기회를 토대로 이뤄온 모든 것들에 둘러 쌓인 채로요. 

꽤 당찬 시작이죠?

3개월 전의 씽큐 3기, Medical CSI의 전신인 독서하는 사람들에 선정된 저는, 같은 책의 서평을 이렇게 시작하고 있었네요.  그 부족한 서평을 시작으로, 저는 제가 세운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책과 서평 안에서 열심히 헤엄치고 즐겼습니다. 저의 얕고 박한 아이디어들로 어째 어째 버티고 또 버텼던 게 가여우셨는지, 독사팀의 수료증도 받게 되었어요. 불과 저번 주의 일이라는 게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그게 끝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감사하게도 이 서평을 다시 돌아보게 될 기회까지 얻었습니다. 사실 마냥 좋지만은 않아요. 서평을 쓰기 위한 가장 주력한 아이디어들을 다 털려버린 상황이니. 다시 만난 이 책이 그다지 반가울 리가 없지요. 단지 앞으로 제가 만나야 할 책들보다 얇고 (상대적으로) 말랑말랑 하다는 것을 알기에, 집어 들면서 큰 마음의 부담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많은 방식의 서평을 고민했음에도,  모든 욕심을 내려놓고 이야기를 하듯 진행하려 한 이유가 있어요. 저는 이 책은, 3개월 전과 마찬가지로 독서를 시작하려 하는 누군가를 위한 따스한 오리엔테이션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일 년에 백 권은 우스울 만큼 읽어 내려가는 독서 기계였던 저였지만. 남는 것도, 그리고 제 스스로의 행동이 나아지거나 제 스스로의 가치관이 달라지는 것도 별로 없었지요.  그때 알았습니다. 내가 하는 짓은 글자를 읽어내려가는 것일 뿐. 독서라고는 불릴 수 없는 것이구나. 하고 말이죠. 그래서 이 책은 어쩌면 제가 독서라는 것을 시작하기로 마음먹고 처음으로 그나마 제대로 읽은 축에 속하는 책일 것입니다. 저도 독서가 어려웠기에, 이 책이 내밀어 주는 따스한 손길이 그렇게 감사할 수가 없더라고요.


그 손길을 꼭 붙잡고 시작한 독서의 끝에, 저는 정말 많고 많은 선물들을 받았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값진 것은 독아, 나를 알게 되는 계기였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제게 시수(Sisu)가 있는지, 과연 나는 성장형의 사람인지, 다른 사람들의 약담에 넘어져 일어나지 못하는 사람인지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주었어요(31p). 그리고 씽큐는 저의 빨리 읽어 내려갈 수 있는 재능을 칭찬하지 않고, 힘들고 지치는 그 과정을 다 받아들이고 노력했다는 것을 칭찬해 주었죠.(34p)

이제는 독서를 하지 않으면. 뭔가 죄를 지은 것처럼 찜찜하기만 해요. 이게 바로 뇌의 가소성인가 보네요.

그림출처

덕분에 저는 쓸데없는 완벽주의를 벗어던지고. 처음으로 독서라는 것을 진심으로 즐길 수 있게 되었어요. 그리고 고맙게도 저의 뇌는, 그다지 노력하지 않았는데도 제가 독서를 즐기는 사람이 되도록 항해의 방향을 기꺼이 조절해 주었습니다(43p, Neural plasticity). 늘 스마트 폰이나 컴퓨터를 바탕으로 일을 하는 사람이라, 어쩌면 난독의 뇌를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르는데도요. 독서하는 사람이라는 타이틀을 선물 받고, 스스로 그 타이틀을 내걸었을 때도 부끄럽지 않은, 그런 선물을 받게 된 거죠.


어찌 보면 어렵게, 또 어찌 보면 거저 얻은 그 선물을 그대로 서랍 속에 박아두거나  그 상태 그대로 계속 자랑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쟁여놓긴 아깝고 매번 같은 상태인 채로 자랑하는 건 어쩌면 예전의 영광에만 집중하는 것 같잖아요. 블루 재스민처럼요. 기왕 얻은 타이틀이니 제 자신을 좀 더 디자인해보고 싶었어요. 우리는 우리가 읽은 것으로부터 만들어진다고 하잖아요(50p). 그래서 용감하게도 이젠 목표라는 것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목표의 피라미드는 아래서부터 다독, 재독으로 이뤄져 있고 가장 첨예한 윗부분에는, 엄독을 올려놓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책 그까짓 거. 뭐 읽는 거죠.라고 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저도 다독은 처음이랍니다.

그림출처

사실 양적으로 많은 책은. 제게 어려울 것은 없습니다. 단지, 양적으로 많은 "독서"를 해 보는 것은 어쩌면 처음이기에. 겁은 나지만 이제 저는 "독아"라는 선물을 받았으니 잘 알죠. 제가 해 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요.(아, 물론 잘 해낸다는 말은 하지 않았어요!!ㅎㅎㅎ) 그래서 제게 다독이란 목표라기보다는 수단입니다. 질적인 독서, 서평을 위한 가장 기초가 되는 Input정도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피라미드의 가장 아래층에 배치했습니다. 정확한 권수는 잘 모르겠지만. 닥치는 대로 읽어대는 한 해가 될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는 없네요. 


아슬아슬하게 다독보다 조금 더 높은 위치에 올라간 재독은 새로 생긴 취미 정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 사실 재독을 손에 꼽을 만큼 해봤거든요. 이유는 간단해요. 다 기억했으니까요.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저는 바뀌지 않고 계속 그대로였어요. 어찌 보면 좋은 책들의 가치를 제가 여태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다시 읽어보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사실 다시 읽기란 불가능하다.(182p)라고 화자는 이야기 하지만.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책에만 집중하던 3개월 전의 제 모습은 얼핏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서평이란 걸 쓰기 위해 꼼꼼히 책을 읽으려 노력은 하는 모습.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아 다시 앞으로 돌아가고 또 돌아가는 그런 모습. 안쓰럽고 또 대견하더라고요. 뭔가 바꿔보려고 미약한 시작을 하는 제 모습이요. 그래서 아마 자아의 시간여행(182p)이라고 했나 봐요. 올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 갈 때쯤이면, 1월의 제 모습도 이렇게 안쓰럽고 또 대견하길 기대합니다. 


서평. 어렵지만 이젠 어느 정도는 즐길 수 있게 되었어요. 이젠 잘 써보고 싶은 욕구가 생겨, 엄독에 힘쓰려 합니다.

마지막. 엄독에 대해 말해보려고 해요. 

엄독을 하려는, 혹은 엄독을 목표라고 말한 이유는 어쩌면 좀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을 거 같긴 한데,  제가 쉬운 걸 싫어하는 성격이라 그런 것 같아요. 편하면 좋죠. 안락하고. 하지만 그런 것에서 저는 그 안락함에서 큰 의미나 기쁨을 느끼지 못해요. 저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고 제 스타일의 색과 분위기를 입혀야 직성이 풀려요.(274p, 작가의 지혜가 끝나는 곳에서 우리의 지혜가 시작된다는 것이 사뭇 사실이라고 느껴진다;프루스트, 책을 덮고 책을 자기화하는 험난한 길을 걸을 때, 우리의 지혜는 비로소 시작될 것이다) 물론 언제나 성공하지는 않지만. 그 시도들은 절대로 저를 퇴보케 하지는 않았습니다. 시도를 했다 라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요. 엄독을 독서에, 혹은 생활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니, 당연히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서평, 그리고 실천이었어요. 


서평 잘 쓰면 좋죠. 칭찬도 듣고, 블로그나 브런치의 조회수도 올라가니 소위 말하는 "글 뽕"도 맞을 수 있거든요. 하지만 엄독을 통해 제가 얻으려는 궁극적인 목표는, 제 안에서 차분히 책의 내용을 정리하고 내면화하는 시간을 갖는 것. 몇 번이고 곱씹어서 그 책의 내용이 제 스스로를 통해 행동으로, 말로, 글로, 그리고 생각으로 배어 나오게 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게 오랜 시간 독서, 혹은 활자를 읽는다는 행위는, 지식만을 채우기 급급한, 마치 갈증에 시달려 바닷물을 마시는 것과 같은 행위였습니다. 쓸모없고, 근시안적인 태도로 똘똘 뭉친 행동이었죠. 그렇게 겉멋에 들었던 독서는 이제 졸업하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어요. 다행히 새해가 되었으니.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빌미도, 용기도 함께 생긴 셈이에요. 얼마나 이게 큰 행운인가요.!! 그리고 그 행운이 제게 또다시 찾아오다니요.ㅎㅎ


여러분.

누군가에게 인생을 바꿀 기회는 그렇게 자주 찾아오지 않습니다. 

우리는 눈썰미와 용기로 이 기회로 보이는 것을 손아귀에 움켜쥐었습니다. 

속이 빤히 보이는 것들을 추구해선 안됩니다. 꽤 빨리 들통이 나는 데다 끝까지 버티는 힘을 주지 못하니까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온전히 자신의 진실한 발전만을 추구할 때 비로소 이 씽큐베이션이라는 기회는 여러분께 답할 것입니다. 아주 느리지만 확실하게요.

그리고 이 책은 여러분에게 찾아온(혹은 몇몇 분께는 다시 찾아온) 기회를 그 어떤 때보다 잘 대처하게 하는 자상한, 때로는 무기 같은 책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여전히 얕으며 박한 저의 서평, 아니 오리엔테이션은 이렇게 마무리하겠습니다. 

Medical CSI팀에 합류해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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