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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unalogi Jan 27. 2020

[Ep4] 도르마무, 거래를 하러 왔다

안돼. 안 바꿔 줘. 돌아가/말로 할 때 열어라 진짜

그림출처

<마음치유, 자기 정체성 찾기>

Q4. 이런 건 도저히 못 참아! 어떤 상황에서 분노가 발생하나요? 그리고 분노를 다스리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나요? 혹은 스트레스 해소법을 공유해주세요.



나는 화를 잘 안 낸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는 특히 그렇다. 그렇기에 내가 '화'라고 부르는 모든 것들은 나의 밥벌이, 즉 일 에서 온다. 


Oh, Mother F.....

그림출처

화를 내면 마음은 시원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늘 화를 내고 나면 마치 타노스의 손가락 튕김 한 번에 어머니를 외치며 바스러지는 닉 퓨리 같은 내 멘탈을 발견한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고 했던가. 화를 내게 하는 원인이 밖에 있을지언정, 나 스스로를 그렇게까지  파괴할 수 있는 것은 결국 나 밖에 없다. 


그렇기에 나는 나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stress management에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나오는 화, 혹은 스트레스를 나는 쓰레기에 비유하곤 한다. 


가장 좋은 것은,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재활용할 수 있는 것은 한다.이다.

나는 이 "재활용"을 실수에서 배워 두 번 다시는 이런 스트레스 상황에 처하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스트레스도 잘 분류하면 무작정 기분이 나빠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죠.

그림출처

그렇게 쓰레기를 우선 제거하고 나면, 내게는 두 가지 종류의 쓰레기만 남는다. 


하나는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릴 수 있는 쓰레기.  


이 쓰레기는 생활을 하면서 자연적으로 나오는 쓰레기이다. 문득 버릴 때가 되었지.라고 생각했을 때 쓰레기통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늘 조금은 봉투 밖으로 삐져나와 있다. 그럴 땐 손으로 꾹 누르면 좀 더 버틸 수 있을 만큼의 틈이 나오는 것처럼. 나는 한 주의 아슬아슬한 순간들을 내 손길로 한 번씩 이겨낸다. 


그리고 그 종량제 봉투의 크기는, 매주의 시작인 월요일 회의에서 정한다. 이번 주엔 이만큼의 쓰레기가 나올 것 같으니, 10리터짜리 봉투겠군. 프로젝트가 목요일엔 마감되어야 할 것 같으니 오래간만에 50리터짜리를 써야겠군. 정도로 생각한다. 


이 쓰레기를 처리함에 있어서 철칙이 있다면, 내가 예상한 용량보다 적게 찼다 해도 절대 다음 주로 넘기지 않는다는 것. 조금 적게 찼다는 이유만으로 쓰레기를 방치했다가는 그곳에 쓰레기가 있다는 것이 각인이 되어 각종 벌레가 꼬이기 때문에. 가차 없이 버린다. 


내 화의 80%를 차지하는 이 것. 마치 음식물 쓰레기 같은 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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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하나가 바로 가장 큰 골칫거리가 되는 음식물 쓰레기다. 


나는 이 쓰레기를 절대 냉동실에 보관하지도 않고, 절대 어느 정도 쌓일 때까지 기다리지도 않는다. 생기는 즉시 버려야 한다. 이런 류의 쓰레기는 내게 바로 회의에서 오는 스트레스이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스트레스 이기에 불시에 쌓이기도 하고, 그것이 뒤의 일에도 영향을 끼치기에 바로 털어내지 않으면 하루 종일 힘들다. 


이 쓰레기를 처리함에 있어 철칙이 있다면, 그 어떤 자극적인 방법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매운 음식을 먹거나. 술을 마시거나. 혹은 다른 사람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그럴수록 역치(Threshold)는 높아지고 다음번엔 더 큰 것을 원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은 바로 명상. 

회의가 끝난 후 화가 치밀어오려고 할 때마다 나는 눈을 감는다. 호흡을 크게 하고. 조용히 머릿속으로 외친다. 


내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한다.라고


상사가 이렇게 말한다 해도. 포기해서는 안된다. 다시 두드리고 또 두드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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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을 정리하는데 나에게 필요한 것은 딱 30분이다. 


나도, 그리고 상사도 잠시 기분을 가라앉게 하고 내가 다시 아까의 회의 장소로 들어갈 시간. 다시 노크를 하고 서로 화가 나기 직전의 상태로 시간여행을 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 그 도전을 한다는 것이 힘들고 부끄럽지만. 도전하지 않으면 냄새를 풍기는 그 음식물 쓰레기를 절대 완벽하게 없앨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나는 어금니 한번 꽉 깨물고 다시 노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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