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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unalogi Mar 01. 2020

[Ep10] 꿈은 없고요, 놀고 싶습니다.

진짠데요.

<자아 정체성 찾기>

자신에게 핵심이 되는 인생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다음의 세 가지에 집중하여 설계를 해보세요.


1. 어린아이 일 때 무엇을 좋아했는지 회상

2. 자신이 부러워하는 일은 어떤 것이 있는지

3. 자신이 요즘 끌리는 일은 무엇인지.


자아 정체성 찾기의 마지막 질문입니다. 과거의 내가 느끼고 사색한 내용을 토대로 현재의 나와 미래에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은지 가치관을 정립해보면 어떨까요. 


제가 이번엔 인터뷰이인가요?ㅎㅎ


1. 어린아이 일 때 무엇을 좋아했는지 회상


놀고 싶었죠. (웃음)

진짜 놀고 싶었어요. 전 중고등학교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거든요. 투잡은 기본이었죠. 그래서 늘 놀고 싶었어요. 진짜로. 어린아이였을 때도 똑같았어요. 오죽하면 별명이 한량이었어요. 늘 누워서 돈 하나도 안 되는 소리만 한다고요. 그런 애가 이제 정말 미친 듯이 일만 했으니. 얼마나 놀고 싶었겠어요. 그러니 틈만 나면 머릿속으로 어떻게 놀아야 잘 놀았다고 소문이 돌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죠. 


2. 자신이 부러워하는 일은 어떤 것이 있는지.


말씀드렸잖아요. 놀고 싶었다니까요. ㅋㅋㅋㅋㅋ

진짜라고요.ㅋㅋㅋㅋ


다시 말하면 남들이 일할 때 노는 사람이 제일 부러웠어요. 그래서 안 아픈 곳이 없는 것 같은 월요일에 휴무도 내어보고 주말 이틀도 쉬어보고 했는데 어차피 다시 일을 하러 가야 한다는 것을 아니까 참 힘들더라고요. 빡빡하게 사는 것 자체가 제 성격이나 성향이랑 안 맞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늘 뭔가를 배우는 것은 좋았지만 아웃풋 내는 것 자체가 참 힘들었어요. 소비자.라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무언가를 배우는 것에만 머무르는 사람. 딱 그 정도?


오죽하면 한탕으로 돈 벌어서 매일 노는 조물주 위의 건물주를 꿈꿨던 날도 있었죠. 이유는 간단해요. 매일 책 읽고 밥 먹고 운동 좀 하다가 다시 들어와서 책 읽고. 집 밖으로 나가기 싫으면 나가지도 않고. 그게 참 괜찮다?라는 생각을 한 번 하고 나니까 더더욱 현실의 삶이 힘들더라고요. 


그러니 다른 사람들이 참 대단해 보였어요. 저 사람들은 어떻게 그만두고 싶다는 말은 하면서도 매일매일 열심히 출근할까. 무엇이 저 사람들을 저렇게 출근하게 할까. 그리고 왜 나는 저 사람들처럼 못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어떻게 하면 이 채워지지 않는 허무함을 채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마치 갈증처럼 가지고 살았어요.


 


소비는 늘 새로워요. 짜릿했죠
3. 자신이 요즘 끌리는 일은 무엇인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소비자로의 삶만 사는 것이 가끔은 허무할 때가 있어요. 생각보다 그리 좋지는 않더라고요. 소비엔 끝이 없으니 아무리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그 무언가 있었죠. 쉽게 질렸어요 그래서. 소비에서 오는 무기력에 시달릴 때도 많았어요. 그래서 드디어 약간 철이 들어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바탕으로 생산자의 삶을 살아보고 싶었어요.


그 대상이 무엇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완벽하게 할 수는 없더라도 즐겁게는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한 거죠. 어차피 바뀌는 것이 힘들 테니. 그렇게라도 좀 뭐랄까 고통을 덜어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었던 것 같아요.ㅎㅎ


그리고 그게 바로 책이었어요. 

같이 토론을 하면 더 좋을 것 같았어요. 


막연하게 책. 그리고 사람. 이 둘을 이을수 있으려면 공간. 


이게 제 생각이 되었어요. 

그리고 지금은 아주 안갯속인 것처럼 보이지만. 계속해 나가려고 구체화하는 중이에요. 그러니 책도 많이 읽어야 하고, 서평도 쓸 줄 알아야 하고. 좋은 사람들과 만나기도 해야 하고 공간이 있어야 하니 재테크까지 공부하게 되더라고요. 


작고 비루했던 제 꿈이 하나하나 안갯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게 너무 행복한 요즘이에요. 아직 멀었다는 거. 그리고 그 꿈이 언제 이뤄질지 스스로도 잘 모른다는 거 알아요. 하지만 누구나 없을 수 있는 꿈이 제 마음속에는 자리 잡았다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ㅎㅎ  


진짜 멋들어지게 노는 것. 그게 제 최종 꿈이에요.하하.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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