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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 L Night Aug 21. 2024

맘이 깊어서

여유가 없는 마음에게

아침 일찍 일어나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하고

운하게 씻고 티 타임 한잔 가진 뒤 식사 준비를 마치고 밥을 먹고

좋아하는 일을 하며 즐기기도 하고

해야 할 일을 하며 집중도 하면서

일이 마친 뒤에는 미뤄둔 집안일을 처리하고

빨래며 설거지며 끝낸 뒤 샤워를 하고 잠자리에 드는 것


밤 늦은 출근 준비에 오후 느즈막하게 일어나

씻고 간단히 식사를 먹은 후 야간 근무를 나서고

시끌벅적한 유흥가 사이를 가로질러

반짝이는 가로등을 지나 밤의 감성을 느끼며 근무지를 향하고

일을 하며 피곤과 싸우고 지나간 시간에

지친 어깨를 두드리며 길을 나서면

느덧 한적해진 골목길과 하나 둘 보이는 자동차를 보며

새벽녘 밝아오는 해를 바라보며

집에 도착해 씻고 난 뒤 '오늘도 고생했다' 스스로를 다독이는 것


낮이고 밤이고 각자의 이유로 바쁘고 피곤한 나날이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스며드는 여유는 있는 법


아침에 들리는 새의 지저귀는 소리

더위 속에 살짝씩 불어오는 산들바람

냉방기를 틀어두고 창가의 햇살을 쬐며 멍때리는 시간


밤에 들리는 웃으며 떠들썩한 사람 소리

어둠 속에서 밝아오는 가로등 등불

근무를 마치면 고생했다는 듯 밝아오는 아침 햇살


모든 것이 나의 마음에 여유를 주지만

어느세 바쁘고 피곤하다며 여유를 잊고 살아온 것만 같다


아직 새는 그 자리에 머물고 있는데...

아직 산들 바람은 불어오고 있는데...

아직 햇살은 비춰 오는데...

아직 사람들은 웃고 떠드는데...

아직 가로등 등불은 켜져 있는데...

아직 아침 해는 떠오르는데...


아직 나는 여유로울 수 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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