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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 L Night Jun 30. 2024

오늘은 마음 놓고 아프겠습니다

아파도 마음이 불편하단 것을...

아파하는 이를 보면 누구라도 불안함과 긴장 그리고 걱정 등의 감정을 느끼게 되며 공통적으로 불편함을 느낀다.


'저분 많이 아픈가?'

이런 생각을 넘어서,

'나까지 옮으면 어쩌지, 어쩐지 나까지 목이 싸한데...' 등등의 생각으로 느끼는 막연한 불편함.


주위의 시선과 나의 아픈 신체 상태에 난 더욱 마음이 주눅 들고 속상해지기 마련이었다.

기침은 심해지고 여름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데 난 정말 개보다 못한가 싶었다.


그러다 종종 연락하고 안부를 전하는 이들도 내가 기침을 하고 목소리가 변한 걸 알고서

어딘가 아픈지 물어보며 걱정을 하기에

크게 아프지 않다는 말과 함께 그냥 지나가는 감기라며 가벼운 농담과 함께 걱정을 덜어주고자 하였다.


어느 때와 같이 넘긴 그런 농담과 이야길 듣고서 더욱 진지한 목소리로 찾아온다던 친구들, 감기약과 함께 먹고 싶은걸 각자 사서 내가 좋아하는 과자와 컵라면도 준비하고 우리 집에 찾아온 친구들.


갑작스레 쳐들어온 듯 한 뜬금 방문에 놀랐지만, 옮기게 될까 마음이 앞서 걱정하고 친구들의 방문을 거절하려 했다.

하지만 그들은 아무렇지 않게 집에 들어와 컵라면 물을 준비하며 다 같이 수다를 떨고 영화나 보자며 넷플을 켰다.

다 같이 영화 보고 이야기하며 간식을 나눠먹고 나서 다들 돌아가는 길에 재밌었다며 다음에도 오겠다 인사하고서 아프면 연락하라고 '약 먹고 쉬니까 일할 때 보다 더 좋아 보인다'는 농담도 하며 떠났다.


떠난 자리는 텅 빈 느낌이었고, '내가 옮겼으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도 있었지만...

오늘의 남은 시간은 마음 놓고 아플 수 있을 듯했다.


내가 아파도 친구들에게 난 좀 쉬는 걸로 보일 뿐일 테니, 잠시 마음 놓고 쉬다 보면 어느새 낫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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