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성별에 상관없이 양육자들이 자연스럽게 집안일을 나눠서 하며, 서로 존중하고 평등한 관계를 보여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양육자들의 집안일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어린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해요. 집안일에 대한 가치관과 생각들, 그리고 실제 참여율에 따라 어린이들이 성역할에 대한 가치관을 형성하고, 성고정관념에 국한되지 않는 직업에 대한 열망을 갖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1)
'State of the World's Fathers'라는 보고서에는 엄마와 아빠가 집안일을 동등하게 나눠서 하는 경우, 그 자녀들 특히 여자아이들이 전통적인 것에 얽매이지 않고, 잠재 소득이 높은 직업을 지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합니다. 2)
양육자들이 자연스럽게 집안일을 분담하며 서로 존중하고 평등한 관계를 이룬 모습은 어린이들이 성평등한 가치관을 갖고 미래 직업에 대한 꿈을 자유롭게 가질 수 있는 시작점이 됩니다.
국제적인 여권 보호 운동인 '화이트 리본 캠페인'의 설립자 마이클 코프먼은 아빠들의 적극적인 가사와 육아 참여가 어린이들에게 남성과 여성이 동등하다는 생각을 내면화한다고 합니다. 남자아이들은 성평등을 받아들이고, 여자아이들은 높은 자주성과 자신감을 갖도록 하는 데 기여한다고 합니다.
'State of the World's Fathers'라는 보고서에서는 아빠의 높은 육아 참여율은 어린이들의 높은 학업 성적과도 연관이 있고, 또래와 더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공감 능력, 높은 자존감 및 삶에 대한 만족도와 행동 장애의 감소 등에도 영향을 미쳐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합니다.
하버드대학교 조지 베일런트 교수 연구팀은 행복한 삶의 법칙을 밝히기 위해서 400여명의 아이들을 35년간 추적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성인이 돼서 성공한 삶을 살아가는 아이들의 공통점은 어려서부터 집안일을 경험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집안일을 도우며 다른 사람의 감정에 공감하고 반응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미네소타대학교 마티 로스만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만 3-4세부터 집안일을 경험한 어린이들은 10대 때 처음 집안일을 한 어린이들보다 책임감과 자신감, 그리고 자립심이 높다고 합니다.
이처럼 어린이들은 집안일을 통해 서툴지만 작은 일이라도 스스로 해내면 책임감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A. 어린아이에게 집안일을 시키는 것이 미안하거나 불편할 수 있어요. 아이들이 능숙하게 집안일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죠. 하지만 집안일은 성인지 감수성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시작점이 됩니다. 아이가 스스로 무언가를 해 내고, 함께하는 즐거움을 아는 중요한 기회가 될 거에요. 온 가족이 함께 집안일을 하다 보면 협동심도 생기고 문제 해결 능력도 키울 수 있습니다. 집안일을 하나의 놀이처럼 양육자와 함께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A. ① 장난감 정리하기
재미있게 가지고 논 장난감을 제자리에 정리해 봐요. 물건을 스스로 정리하면서 정리 정돈하는 습관이
생기고 책임감도 배울 수 있어요. 장난감을 수건으로 닦는 일은 소근육 발달에 좋습니다.
② 빨래하기
더러워진 옷을 세탁기에 직접 넣고, 낮은 위치의 건조대에 빨래를 널 수도 있어요. 마른 빨래를 갤 때는
양말 짝 맞추는 놀이를 할 수 있어요.
③ 요리하기
아이에게 부엌에서 하는 일을 소개해 주세요. 냉장고에서 재료를 꺼내, 깨끗이 손질하는 법을 알려
주고, 간단한 요리에 참여하는 것도 좋아요. 음식을 다 먹은 뒤에 사용한 그릇과 수저를 치울 수 있어요.
④ 반려동물이나 식물 돌보기
반려동물의 밥이나 식물에 물을 주는 일을 맡겨 보세요. 동물이나 식물과 교감도 하고, 그 안에서
성취감을 느끼고 정서적 안정에도 도움을 줄 수 있어요.
A. 우리 집에서 필요한 집안일의 종류를 모두 적고, 각자 원하는 집안일을 하나씩 선택하는 거에요. 그리고 서로 원하지 않는 집안일은 일주일이나 한 달 단위로 당번을 바꿔보세요. 집안일의 종류를 적다 보면 상대적으로 누가 집안일을 많이 하고 있었는지도 알 수 있고, 효과적으로 집안일을 나눌 수도 있어요.
x 오늘은 아빠가 설거지를 도와줄게.
x 여자라서 깔끔하게 정리 정돈을 잘 하네.
x 남자가 무슨 요리를 한다고 그래. 남자는 부엌에 들어오는거 아냐.
x 여자는 살림을 잘해야 해.
x 00이는 엄마처럼 요리 잘하는 여자랑 결혼하렴.
x 오빠는 남자잖아. 딸인 네가 엄마를 도와주렴,
x 집안일은 여자가 원래 하는 거야.
x 오늘으 엄마가 안 계시니까 배달 음식 시켜먹자.
성고정관념이 담긴 문장들을 보니까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자발적으로 집안일을 하고 청소하는 건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한 사람만 전적으로 맡아서 할 수는 없는 일이에요. 집안일은 '돔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것'이에요. 변화하는 사회에 맞춰 생각과 말도 변화가 필요합니다.
"오늘은 아빠가 설거지를 도와줄게." 보다는 "아빠가 설거지할게." 이렇게 말하면 어때요?
"남자가 무슨 요리를 한다고 그래. 남자는 부엌에 들어오는거 아냐." 보다는 "오늘은 우리 어떤 요리를 만들어볼까?" 이런 표현이 더 좋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