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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일 Aug 09. 2023

당신이 속상하지 않도록

내 즉각적인 반응이 진실로 여겨지는 게

언제나 부담이었어.


내 생각이 평소부터 확고하면 모를까.

반 박자 느린 내 머릿속 사정은

남들에게는 고려 대상이 아니니까.


뜸을 들이는 게 말을 꾸며내기 위함이 아니라

단순히, 진지한 대답의 전조라는 걸

구구절절 설명할 수는 없는 일이라


헤프게 웃으며

생각할 시간을 버는 수밖에.





그래서 난 언젠가부터

내 대답을 차분하게 기다려주는,

그런 마음에 감탄하게 되었어.


빠르게 옳은 판단을 내리는 게

가장 좋긴 하겠지만,


당신이 속상하지 않을 얘기를

하고 싶지만,


안 되는 일은 안 되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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