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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변호사 Apr 24. 2019

나의 로스쿨 생활기 1

로스쿨을 졸업한 지 벌써 2년이 넘어가다 보니 로스쿨 입학을 준비하던 시기, 로스쿨에서 고군분투하던 3년의 시간이 오래된 과거처럼 느껴진다.


나의 추억을 돌이켜 보고, 로스쿨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 하여 [나의 로스쿨 생활기]라는 제목으로 몇 차례 글을 적어보려고 한다. 로스쿨을 준비하는 분들 혹은 재학생 분들이라면 객관적인 정보에 대하여는 이미 많은 정보를 가지고 계실 테니, 굳이 이 글에서 필수 이수학점, 지원자격, 준비 서류 등을 논하지는 않겠다. 그저 로스쿨을 졸업한 많은 변호사들 중 한 명의 경험담이 될 것 같다.


Q. 로스쿨에 왜 갔나요?


로스쿨 입학 후 지금까지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이다. 학부에서 법학이 아닌 정치외교학을 전공하였기에, 더욱이 어떠한 이유 때문인지 법조계보다는 다른 직역에서 일을 할 것 같은 이미지라는 평과 함께 이 질문을 참 많이 받는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내가 잘하는 것, 내가 할 수 있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한 결과 로스쿨을 선택했다. 당연히 세 가지가 일치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우선 내가 잘하는 것을 적어놓고 그중에 내가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것 또는 미래를 생각했을 때 지금 해야겠다고 생각이 드는 것을 골라보니 그건 바로 '공부'였다.


가끔 농담조로 "할 줄 아는 게 공부밖에 없어서요."라고 말하면 듣는 이들이 웃곤 하는데, 사실 이건 농담 반 진담 반이었다. 대학 입학 준비 과정에서 재수를 했고, 혼자 동네 도서관에서 15시간 가까이 공부를 하여 수능점수를 올려본 나는 '아 공부는 하면 되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머리에 박혀 있었고, 어떻게 해서든 열심히 해서 '시험'을 잘 보는 것에 자신이 생겼다. 그래서 '시험'으로 무언가 이룰 수 있는 것을 하고 싶었고, 그 결과 로스쿨 진학을 결정하게 되었다.


행정고시, 외교원 준비도 있는데 왜 로스쿨이었나요?라고 묻는다면, 한 때 외무고시 1차 시험도 보았었고, 행정고시도 짧게나마 준비를 했었다. 하지만,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외국 생활에 대한 두려움 + 1차 PSAT에 대한 두려움 + PSAT 자료해석 무능력자 + 1년 가까이 독서실에 혼자 박혀서 공부를 하다 극심하게 찾아온 우울증으로 인해 어떠한 제도의 틀 안에서 사람들과 같이 공부하고 싶었고, 마침 변호사가 되어하고 싶은 일들을 찾았기에 로스쿨 진학을 결정하게 되었던 것이다.


또한 고시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스무 살 이후로 부모님으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한 내가 인터넷 강의 비용이나 도서비 등을 감당하기 어려웠고, 알바를 하며 공부를 하는 것은 시간의 제약 때문에 어렵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로스쿨은 장학금 제도가 있어 장학금으로 학비를 지원받아 다닐 수 있었고, 부족한 부분은 학자금 대출을 이용할 수 있었기에 선뜻 로스쿨 진학을 결정할 수 있었다. 바라건대 행정고시와 외교원을 준비하는 수험생분들에게도 학자금 대출과 같은 경제적 지원책이 마련되어 조금이라도 더 마음 편하게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다른 시험과의 비교 부분은 민감한 주제가 될 수 있어, 이 정도로 나의 개인적인 경험만을 밝히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로스쿨에 가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요?


필자가 다녔던 정치외교학과에 '연정 법학회'라는 로스쿨 준비 학회가 있었다. 감사하게도 학회원 모집 마감일에 이러한 학회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운이 좋게 좋은 분들과 학회에서 함께 활동하게 되어서 학회 내에서 학과로부터 지원을 받으며 스터디를 구성해 로스쿨 진학을 준비할 수 있었다. 로스쿨 입학을 준비 중이라면 스터디를 만들어서 같이 시험 준비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 LEET 문제를 시간을 재면서 같이 푸는 연습을 많이 해 보아야 하기 때문에 이 점에 있어서는 스터디가 큰 도움이 된다.


(LEET 점수는 어떻게 올릴 수 있나요?라는 질문에는 필자가 답을 할 자신이 없기에, 이 부분은 LEET를 정말 잘 보시는 분들께 물어보신 느 것을 추천합니다)


다음으로 영어 토익 성적을 만들어야 한다. 필자가 준비했던 시기에는 토익 950을 하한선으로 보고 이 이상 점수가 나오기 위해 계속해서 시험을 다시보곤 했었다(명시적으로 커트라인이라는 것이 존재하지는 않지만, 합격자 평균 등으로 보았을 때 위의 점수를 넘기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소문이 있었다).


다음으로 자기소개서와 면접 준비를 하게 된다. 다시 생각해도 자기소개서 쓰기는 정말 힘들었다. 지원할 학교마다 원하는 자기소개서 양식이 다르다 보니, 각 학교의 질문 내용과 분량에 맞게 자기소개서를 쓰고 첨삭받고 고치고 또 쓰는 절차의 반복이었다. 자기소개서는 가고자 하는 학교에 합격한 선배에게 첨삭을 받아보는 것이 가장 좋고, 그 낭하다면 합격한 선배들의 자기소개서를 받아보며 나의 것과 비교해보며 계속해서 다시 쓰는 것이 좋다. 이 과정에서도 그리고 면접 준비 과정에서도 스터디는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면접 준비는 로스쿨 면접 예상질문 책을 구입하여 실제 면접 상황과 동일하게 모의 면접을 매주 진행했다. 스터디원들이 서로 감독관이 되어 압박면접을 진행하였는데, 스터디를 할 때에는 모의면접 만으로도 느끼는 스트레스가 상당하여 힘들었지만 이후에 돌이켜보면 면접 준비를 위해 큰 도움을 받았다.


사실 필자는 로스쿨 재학 시절보다 로스쿨 준비 시절이 가장 힘들었다.

모든 것이 학점, 토익점수, LEET점수 (소위 '학토릿)로 평가되고, 이 점수로 나는 어느 학교에 갈 수 있고 없고 가 결정되는 상황은 정신적으로 꽤나 많이 힘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은 편하게 생각해도 될 일을 나 스스로에게 너무 높은 목표를 제안하고 다그친 것은 아닌가 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실 LEET 점수가 평소 연습 때보다 많이 낮게 나와서 한 해 더 준비를 해야 하나 라는 고민도 했었지만, LEET 라는 것이 과연 공부를 한다고 점수가 오를 것인가 라는 자신도 없었고 LEET를 다시 볼 자신이 없다는 생각이 들 만큼 이 준비 기간은 참으로 힘든 시기였다. 그렇게 나는 LEET를 보고 토익을 보고 수 차례에 걸쳐 자기소개서를 수정한 후 드디어 로스쿨에 입학하게 되었다.



로스쿨 입학을 준비하고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온 마음으로 응원합니다. 지금 많이 힘드시겠지만 더 힘든 나날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농담이고요. 힘든 시기인만큼 같이 시험을 준비하는 동료들과 스터디를 구성하셔서 서로 돕고 정보도 공유하며 잘 준비하시길 바라요.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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