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수학 시간 진도는 삼각함수이다. 사인, 코사인, 탄젠트... 많은 사람들은 듣기만 해도 머리가 아파지는 좋지 않은 기억 속 단어들이겠지만 수학 좋아하는 나에겐 참 재미있는 단원이기도 하다.
삼각함수가 다른 함수들과 다른 것은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프가 진행하는 모양은 각각 다르지만 오르락내리락하던 값들은 어느 틈에 다시 원래의 위치를 찾는다. 사인처럼 오르락내리락하기도 하고 코사인처럼 바닥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기도 한다. 탄젠트는 무한으로 상승할 것 같지만 X값이 진행하면 또 무한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롤러코스터의 내리막처럼 짜릿함은 끝나지 않을 것 같지만 또 다른 오르막으로 이어지고 지루한 오르막은 또다시 급격한 내리막을 향한다.
불혹이라고 하는 오지 않을 것 같던 나이를 맞이하면서 기쁨에 대한 두려움 같은 것이 생겼다. 실감 나지 않는 행복한 순간을 어릴 적엔 온전히 즐겼다면 어느 때부터인가는 정점에 있는 느낌이 다시 내려가야 한다는 불안함 때문에 충분히 느끼지 못하게 된 것 같다.
맛난 음식을 먹으면서 비어 가는 그릇을 슬퍼하고 가슴 절절한 사랑을 나누면서 떠나가고 이별하는 날을 걱정하는 어리석은 바보가 되어 있었다.
아는 게 병이고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이 딱 맞았다.
분명 좋은 날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날도 있고 한없이 기쁜 날이 있으면 그에 못지않은 슬픈 날도 분명히 존재한다.
꼰대 같은 발언이긴 하지만 40년쯤 살아보니 그렇고 여기저기 지켜봐도 다들 그렇다.
승승장구할 것 같던 연예인도 어느 틈엔가 잊힌 이름이 되고 도대체 커서 뭐가 될까 하던 어린 제자 녀석도 자랑거리 한 껏 싸 들고 찾아오기도 한다.
삼각함수처럼 누군가는 최댓값과 최소 갑의 차이가 크게 차이나기도 하고 그 변화의 주기가 빠르게 나타나기도 하지만 결국은 별 차이 없는 사이클의 반복인 것 같다.
많이 가진 사람도 있고 큰 상실을 경험한 사람도 있지만 어떤 환희도 어떤 좌절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익숙해지는 과정을 겪으면 감정과 만족의 사이클은 상승은 하강으로 하강은 상승으로 또다시 반전하면서 주기를 만들어 간다.
롤러코스터를 가장 진하게 즐기는 것은 처음 타는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몇 초 후의 상황도 예상할 수 없는 어린아이는 오르막은 오르막대로 조마조마한 떨림에 취하고 내리막은 내리막대로 흠뻑 전율한다. 잠깐의 평지도 공중을 휘도는 회전도 그냥 순간순간 그대로의 느낌들에 온 맘과 온몸으로 즐거워한다.
무서움도 시원함도 그냥 그대로를 느낀다.
주기 함수 같은 우리의 삶도 그렇게 느끼고 즐겼으면 좋겠다.
힘든 날은 또다시 찾아올 기쁨으로 위로하고 기쁜 날은 기쁨 그대로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슬픈 날도 그대로 즐길 수 있다면 그것도 물론 좋다.
개인적으로 요즘 나의 그래프는 상승곡선인 것 같다. 또다시 살짝 겁이 나기도 하지만 이번엔 그냥 그대로 즐겨보려고 노력해야겠다.
요즘 여러 가지 사정으로 그래프가 아래로 쳐진 분들이 많이 계신 것 같다. 모든 이들의 함숫값이 또 다른 주기를 돌아 얼른 상승하기도 응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