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되길

by 안승준

세상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살아간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내일도 새로운 만남을 경험하고 또 다른 관계를 만들어 간다.

새로움은 대부분 설레는 것이어서 새사람과의 인연은 기쁨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새해가 그렇고 첫눈이나 첫 출근이 그런 것처럼 사람들은 새로운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최선을 다하려는 의지를 다진다.

그런데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이 양이 있으면 음이 있고 맑은 날이 있으면 흐린 날이 있는 것처럼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이치인 것 같다.

안타까운 것은 설렘 담은 새로운 만남과는 달리 이별의 순간은 아름답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책의 첫 페이지나 마지막 페이지가 모두 의미가 있는 것처럼 우리의 인연은 시작이나 오늘이나 내일이나 마지막 순간이나 모두 같은 가치를 가진다.

난 시작보다 끝이 아름다운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

어쩌면 누구나 잘할 수 있는 처음의 관계들에 비해 마지막 순간이 아름다운 이들을 많이 보지 못한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한동안 함께 살아가야 할 사람에게 잘하는 것은 본능에 가까울 정도로 쉬운 일이다.

그에 비해 오랫동안 혹은 다시 보지 못할 사람에게 잘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그러기에 난 시작보다 끝이 멋진 사람을 좋아하고 나 자신도 그렇게 되기를 간절히 원한다.

어릴 적엔 전학 가는 친구가 베푸는 선물들이 너무 값지게 느껴졌다.

갑작스러운 전근을 가게 된 직장동료가 나눠준 언젠가의 작은 선물도 내겐 감동적인 기억으로 남아있다.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난 누구나 잘 꾸미는 앞모습보다 많은 사람들이 신경 쓰지 않는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

며칠 전 또 하나의 소중한 인연과의 이별의 순간을 맞이했다.

가정상황으로 연락조차 잘 되지 않는 곳으로 떠나야 하는 그 친구에게 난 최선을 다하는 뒷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별이 언제나 그렇듯 나도 많이 아프고 슬펐다.

그러나 혹시 진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우리의 마지막 순간에 난 최선을 다해서 웃으려고 노력했다.

설레고 반가웠던 우리의 첫 만남과 비교해서 내가 얼마나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였을지 나도 잘 모르겠다.

작은 바람이 있다면 원치 않는 이별을 감당해야 하는 그에게 내 마지막 모습이 기쁘게 기억되기를 바랄 뿐이다.

누구나 즐거울 수 있는 순간에 웃는 것은 너무도 쉬운 일이다.

그것은 누구나 잘할 수 있다.

진정 멋진 것은 그렇지 않은 곳에서도 웃을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내가 믿는 것은 영원한 만남도 없듯이 영원한 이별도 없다는 것이다.

원치 않는 이별과 바라지 않던 상황들을 마주해야 하는 그 친구의 시간들이 다시 의미를 찾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그리고 나의 믿음처럼 우리의 이별도 영원한 것이 아니었기를 바란다.

진짜 마지막이 아니었을 우리의 잠시간의 이별 장면에 대해 신나게 수다를 떨고 싶다.

마지막이 멋진 사람이었다는 칭찬을 들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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