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도 다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꿈이 참 많았다.
우주로켓 만드는 과학자가 되고 싶기도 했고 아픈 사람 없애고 생명 연장시키는 의학자가 되고 싶기도 했다.
사제가 되고 싶은 것도 가수가 되고 싶은 것도 멋진 강연가나 작가가 되고 싶은 것도 모두 나의 꿈이었다.
물론 현재 나의 직업인 수학 교사 또한 내가 희망하던 장래의 모습 중 하나였다.
그런데 이상적 꿈과 현실적 직업의 모습은 완벽히 일치하기는 힘든 것이어서 하루하루 매 순간을 꿈같이 살아가지는 못한다.
하고 싶었던 것들로만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너무 좋겠지만 주어진 일 해야 할 일들을 수행하다 보면 그런 설렘의 시간은 잠시 뒤로 미뤄둬야 하는 때가 많다.
내게 주어지는 대부분의 일들도 충분히 가치롭고 의미 있는 일이긴 하지만 저절로 가슴 뛰는 하고 싶은 일을 할 때와의 느낌은 분명 다른 것이기는 하다.
그래서 난 아직 꿈을 꾸고 하고 싶은 일들을 찾아서 하려고 노력한다.
해야 할 일을 한 사람이라면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 사람이 행복하게 사는 방법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무엇보다 다행인 것은 해야 할 일들은 잘해야 하지만 하고 싶은 일들은 꼭 잘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나의 가슴이 뛰고 나의 몸이 신이 나기 위함이지 그것을 완벽하게 잘해서 능력을 인정받기 위함은 처음부터 아니었다.
지금 내가 글을 쓰고 있는 것도 나의 생각과 내가 사는 모양을 많은 사람과 공감하고 나누는 것이면 내게 충분한 의미가 된다.
난 글을 쓰면서 스스로 작가의 꿈을 이룬 것처럼 기쁘고 작은 댓글이나 좋아요 한 두 개에도 일주일을 뿌듯함으로 채운다.
강연섭외라도 들어오는 날에는 강연가의 꿈마저 이루는 덤의 설렘이 찾아온다.
짬이 나는 시간들엔 그동안 모아진 글들과 문득 스치는 생각들을 모아서 가사를 쓰기도 한다.
프로페셔널은 아니지만 어색하고 투박한 글들에 음을 붙이고 만들어진 노래가 벌써 10곡이 넘는다.
매년 8월 내가 속한 '플라마 밴드'의 공연이 열리는 날엔 내 가수의 꿈이 이루어지는 날이다.
난 주일마다 지하 연습실에서 노래를 부르고 퇴근 후에는 체력단련실에서 체력을 기른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생산성 없는 소모적이고 쓸데없는 일로 보이겠지만 내겐 가장 신나는 시간들이다.
난 그걸로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유명가수처럼 크게 인정을 받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사실 엄청 노래를 잘하거나 화려한 무대를 만들지도 못한다.
그렇지만 공연의 순간만큼 내가 즐거운 시간은 없다.
한 시간 정도의 시간 동안 온몸의 에너지를 짜내고 나면 서 있을 힘도 없지만 자리를 채워주는 100여 명의 박수를 받는 것은 내게 있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충전의 시간이 된다.
올해도 '플라마'는 8월 하루의 공연을 위해 더위도 잊은 채 열심히 연습 중이다.
교사에게 가장 소중한 것 중 하나인 방학도 반납하고 하는 공연이지만 내가 이것을 하는 이유는 단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하고 싶은 일이 있다.
그리고 그것을 할 때 비로소 스스로가 가지는 의미를 찾는다.
해야 할 일을 충실히 해낸 많은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이젠 하고 싶은 일을 하십시오.
그것은 완벽할 필요도 없고 단지 당신이 즐겁기만 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