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그렇게 산다.

by 안승준

길을 걷다 들려오는 노랫말이 문득 내 얘기라 느껴질 때가 있다.

첫 소절부터 격정적인 후렴의 멜로디까지 어쩌면 그렇게 내 마음을 잘 표현했나 싶어서 멍하게 멈춰 서서 곡조가 끝나기를 기다리기도 하고 도대체 어떤 노래일까 얼른 검색하고 하루 종일 반복 재생하기도 한다.

가슴 설레게 하던 그 아이에게 고백을 앞둔 그때도 그랬지만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라는 카피 문구가 떠오르던 이별 장면에서도 그랬다.

반항심 가득한 사춘기 때도 그랬고 캠퍼스 거닐던 풋풋한 20대 때도 그랬고 지금도 가끔은 그렇다.

때로는 어제까지 수백 번 들었던 노래인데 새삼스레 오늘의 내 심장을 파고드는 가사도 있다.

그래서 대중가요라 부르는 것이겠지만 어떤 때에는 신기함을 넘어서 섬찟한 때도 있다.

요즘 다시 노래가 들리기 시작했다. 가사가 들리고 온 맘 다하는 보컬의 감정이 느껴진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가사를 쓴 작사가도 멜로디를 붙인 작곡가도 노래를 부르는 가수도 나처럼 살았기에 공감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

그 노래가 내 귀에 들려올 만큼 유명한 노래라는 것은 또 다른 많은 이들도 그 감정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기도 하다.

소주 한 잔 쓰게 들이키며 처량하고 구슬픈 노래 들을땐 세상에서 내가 가장 초라하게 느껴지지만 다들 그렇게 산다.

예쁜 사랑하고 승승장구하던 그때 들리는 신나는 멜로디는 내가 최고라는 감정에 기름을 부어주지만 다들 그렇게 사는 것이다.

슬픈 노래도 있지만 밝은 노래도 있다. 아픈 노래도 있지만 무작정 춤추고 싶을 만큼 힘이 나는 노래도 있다.

우리도 그렇다. 이런 노래도 있고 저런 노래도 있는 것처럼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다.

단지 오늘은 슬픈 노래가 들릴 뿐이고 단지 누군가에겐 오늘이기 때문에 신나는 노래가 들릴 뿐이다.

엄청 다른 삶을 사는 것 같지만 지금의 모습이 다를 뿐이다.

고정된 다름 같지만 우리는 노래가 변하듯 감정과 역할을 바꿔 가며 산다.

다들 그렇게 산다.

끝이 없는 노래가 없듯 지금 당신이 듣고 있는 슬픈 노래는 분명 다음 곡으로 이어진다.

댄스곡도 그렇고 사랑노래도 그렇다.

너무 비참해할 필요도 없고 너무 으스댈 필요도 없다.

다들 그렇게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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