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보다 더 빠르게 확산되는 위험

'오늘 추가 장애인 100명 발생! 현재 누적 장애인 500만 명!‘

by 안승준

아침부터 저녁까지 신문에도 뉴스에도 sns에도 온통 코로나 이야기뿐이다.

올림픽 메달 집계라도 되는 듯 실시간으로 전해지는 확진자와 사망자 숫자는 두 자리 세 자리를 거쳐 이제 만 단위를 향해서 가고 있다.

먼 나라 남의 동네 이야기로 여기던 사람들도 숫자의 크기가 커져가면서 슬슬 나도 걸릴 수 있다는 공포심을 가지는 듯하다.

마스크나 소독제는 귀한 몸 넘어서서 제값 주고는 구할 수 없는 것이 된 지 오래이고 온라인 상접에서는 라면도 물도 매진 표시를 가리키고 있다.

교육열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대한민국의 학교들이 일제히 개학을 연기했고 전쟁통에서도 집회를 멈추지 않았던 종교단체들도 눈물을 머금고 대부분 종교행사를 중단했다.

수억 원의 성금을 내어놓는 저명인사들의 기사가 줄을 잇고 정부도 때맞춰 중소상공인들을 위한 긴급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대책의 실효성이나 방향성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국민 모두가 하나 된 마음으로 국가의 위기를 극복하려는 모습은 언제 봐도 자랑스러움 느껴지는 대한민국의 위대함인 것 같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참으로 씁쓸하게 느껴지는 것이 나에겐 있다.

그래서는 안 되겠지만 만약 코로나 19가 확산세를 멈추지 않고 10만 명 정도 감염자를 만든다고 가정해보자.

우리나라 인구를 5천만이라고 하면 0.2% 정도의 감염 확률이 된다.

간접적인 피해를 입는 사람을 50배쯤 잡아도 국민의 10%에게 영향을 주는 정도이다.

그마저도 낮은 치사율과 높은 회복률 생각하면 대부분은 일시적인 손해에 그칠 확률이 높다.

그런데 WHO에서 추정하는 인구당 장애인의 출현율은 적게 잡은 수치를 대입해도 국민의 10%이다.

그중 90%는 후천적 장애인이라고 하고 작년 기준 우리나라의 출생아와 사망자 수 약 30만 명을 대입하면 우리 국민 중 매 년 3만 명 정도는 새롭게 장애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요즘의 코로나 보도처럼 새로운 장애인 숫자를 매일매일 보도한다면 하루에 백 명 가까운 사람들이 새롭게 장애인이 되어간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오늘도 어느 어느 지역에서 100명이 추가 장애 진단을 받았습니다. 현재 누적 장애인 수는 500만 명입니다. A지역에서는 20명이 실명을 했고 B지역에서는 30명이 다리를 잃었습니다. 청력을 잃은 숫자도 20명... “

이런 식으로 보도를 한다면 국민들이 느끼는 공포는 코로나 같은 질병에 대한 그것과는 비길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것은 실제로 이 땅에 벌어지고 있는 사실이고 단지 코로나는 중계가 되고 장애는 그렇지 않다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우리나라엔 매일 100여 명의 새로운 장애인이 출현하고 그들의 대부분은 역학조사로는 밝힐 수 없는 원인모를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해 발생한다.

마스크나 손소독제 따위로 예방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백신으로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도 없다. 번듯한 직장 가지고 나름의 사회적 위치를 가지고 살던 사람들도 경제적 타격을 피하기 어렵고 자가격리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사회적 고립을 경험한다.

재활이나 재사회화를 위해서는 국가적 지원이나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할 때가 많지만 온전히 개인이나 가족의 몫이 되는 경우가 많다.

국민도 학교도 종교마저도 10% 장애인의 문제를 신종 전염병만큼도 고민하지 않는다.

보이고 알려지는 것들에 집중하는 동안 진정 봐야 하고 진정 살펴야 할 것들은 놓치고 살아간다.

수천 명 걸린 신종 코로나가 두렵다면 스스로가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확률에 대해서도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전염병 하나로 개학을 연기할 만큼 중대한 결정을 내린 교육당국이 교실 의자의 10개 중 한 자리에 앉아있어야 할 장애학생들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고민했으면 좋겠다.

도로도 건물도 공공시설도 구석구석 소독하는 세심한 손길들이 장애인의 접근성이나 편의성을 살피는 따뜻한 손길이 되었으면 좋겠다.

국란극복을 특기로 가진 대한민국의 국민이 느끼는 자부심을 이 땅의 장애인들의 삶으로도 체험하고 싶다.

코로나 19라는 질병으로 인해 여러 가지 상황에서 힘들어하시는 많은 분들이 얼른 치료되고 원상으로 회복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와 함께 장애인들의 삶도 나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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