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 I가 느끼는 외로움에 대하여
나는 MBTI로 따지면 대문자 I 인 사람이다. 기본적으로 내향인인 사람들은 사람과의 만남에서 에너지를 뺏긴다. 그래서 누군가를 만나면 또 혼자만의 재충전 시간이 필요하다. 사람마다 정도는 다르겠지만 나는 혼자 하는 일에 더욱 몰두하고 성취감을 느끼는 사람이었다. 어쨌든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만나는 것도 가끔은 시간 소모적인 것 같고 나 혼자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더 즐겁게 느껴졌다.
요즘 보는 드라마 러브미에서는 그런다. 고독과 외로움은 다르다고. 고독은 혼자 있을 때 느끼는 즐거움이지만 외로움은 혼자있어서 느끼는 고통이라고.
그렇지만 어느 순간 또 외롭다. 혼자 있고 싶지만 외롭다. 혼자 있음(aloneness)과 외로움(혹은 고독 loneliness)은 다르다. 고독(孤獨)은 외로울 고, 홀로 독으로 외롭다 느끼는 감정이 들어가 있다. 혼자 있다고 외로운 게 아니라, 혼자 있을 때 외로운 기분이 든다면 그것이 문제다. 나도 외로울 때마다 괜시리 오랜만에 누군가 연락을 하고 만남을 약속하곤 한다. 그러다 혼자가 되면 또 좋고….
사실 외로움만 타지 않는다면 사람을 안만나도 괜찮지 않을까?란 생각도 했다. 워낙 내향적이기도 하고 만나면 즐겁게 잘 지내지만서도 관계 자체가 주는 피로함이 타고난 것 같다. 만약 내가 독립적으로 잘 먹고 잘 살 수만 있다면 관계는 꼭 필수가 아니지 않을까? 인간관계로 골머리를 앓느니…
그런데 고민이 있다. 혼자 살다 혼자 죽으면 난 괜찮냐는 거다. 또 단조로운 삶은 싫다. 삶의 재미는 사람에게서 온다 해도 무방하다. 결국엔. 혼자가 좋을 뿐이지 사람이 싫은 건 아니다.
그리고 혼자 이룰 수 있는 게 있었던가… 꿈을 꾸고 그것을 이뤄나갈 때 옆에 한사람이라도 그것을 지지해줄 사람을 두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 이유는 옆에 한 사람만이라도 내가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걸 안다면 힘이 되고 꾸준히 나아갈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다는 거였다. 사실 혼자 꿈꾸다 혼자 접은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성경에서의 문뜩 구절이 떠오른다.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나음은 그들이 수고함으로 좋은 상을 얻을 것임이라. 혹시 그들이 넘어지면 하나가 그 동무를 붙들어 일으키려니와 홀로 있어 넘어지고 붙들어 일으킬 자가 없는 자에게는 화가 있으리라. 또 두 사람이 함께 누우면 따뜻하거니와 한 사람이면 어찌 따뜻하랴.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맞설 수 있나니 세 겹 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하느니라 (전도서 4:9~12)
내 존재 의미는 내가 찾는 거라하지만 또 아무리 찾으려 해도 내가 제일 만족스러운 시간들을 떠올려보니, 누군가와 함께 공동체적인 활동을 하고 때때로 만나며, 오고가는 대화를 나누는 것 그래도 만남으로 즐겁고 그렇게 교류를 하고 싶다. 본능적으로. 둘이 만나면야 먼들 일이 생기지 않겠나~
배우 박정민도 어느 유투브에 나와 한 말이 있는데 ‘나는 대 히트작이 없다. 그러나 나를 찾아주고 일을 시켜주고 할 일이 있다는 것으로 되게 감사하다.’ 그런 마음으로 내가 어딘가에서 쓰이고(?) 기여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외로움과 존재 의미 같이 다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충분히 내향인들에겐 만족스러운 삶이다.
그러니까 외롭지만 결국 혼자 있는 것보다는. 혼자 있고 싶지만, 외로워.가 맞다. 그러니 계속 찾아야한다. 내가 만날 수 있는 사람. 내가 만나면 좋은 사람. 또 나를 소중히 대해주는 사람. 그리고 또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어야한다. 세상을 좀 더 가깝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