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이 어려운 결정장애를 위하여

우유부단함에 대하여

by 노란사과


"인생은 B와 D 사이의 C다." 라는 유명한 철학자의 말처럼 인생은 정말 끝없는 선택의 연속인 것 같다. 어떤 진로를 결정할 때도, 어느 학교를 진학할 때도, 연애를 할 때도 일을 할 때도 모든 건 선택의 결과다. 지나고보면 생각보다 꽤 무거운 선택도 있고 생각이 가벼웠던 선택도 있었다. 내 인생에 있어서 나는 그래도 꽤 본능적으로 선택을 해왔던 것 같다. 좋아하고 성취하고 싶은 것은 많았지만 그 사이에서도 내가 집중해야할 것들은 시시때때로 바뀌었다. 그때마다 '지금 해보자'하면서 선택했던 것 같고 그 선택으로 인한 과정 또한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그렇게 여차저차 해서 적당한 직장에 들어가 일을 했지만 크게 만족하진 못했다. 계속해서 진로에 대한 갈망도 했지만 점점 익숙해지면서 일은 일이고 다른 데서 재미를 찾기도 했다. 그러다 연애도 하고 배우자를 만나 결혼을 선택(?)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렇게 흘러왔다. 평탄하다면 평탄하게. 큰 굴곡은 없이.


그리고 독립된 가정을 이루고 내가 내 인생에 책임지며 생계를 꾸려보니, 생각보다 나는 꽤나 우유부단한 사람이었다. 남편과 어딜가도 결정을 잘 못하는 경우도 많았고 메뉴 선정도 (물론 행복한 고민이지만) 어려웠다. 그게 별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남편이 보통 주도를 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러다 내가 누군가를 만날 때도 그런다는 걸 깨달았다. 무엇을 먹고 싶은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나 혼자 결정할 땐 쉬운데 누군가에게 얘기하거나 누군가와 결정할 때는 상대방에 따르는 것이 마음적으로 더 편한(?) 편이었다. 그것이 문제가 될 줄은 몰랐다....나의 '착함'으로 포장된 우유부단함이 누군가에겐 오해를 불러 앞뒤 다른 가식적인 사람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왜냐면 나는 그렇게 따랐는데 막상 그것이 내게 불편함으로 닥쳐왔을 때는 나의 행동이나 감정으로 드러났을 테고 상대방은 좋다고 하더니 불편함을 보며 당황스러웠을것 같다. 굳이 해석하자면. 그리고 거절을 잘 하지 못함도 한 몫했다. 우유부단함과 거절하지 못함은 다른 문제이지만 내 느낌엔 분명 같은 선상에 있는 문제였다.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으니 상대방의 장단에 맞춰줄 수 있는 것은 맞추면서 내가 불편함을 조금 감수하더라도 하는 우유부단함.....

사실 나의 불편함 뿐이라 생각했는데 결국 주변사람, 가까운 사람에게도 불편함이 따를 수 있겠다 싶으면서 나이 마흔이 다 된 내가 아직도 이러는 게 너무 한심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어떻게 할건데?


그렇게 우유부단함에 대해 막연하게 검색해보다 ...... 어떤 기사를 찾고 나의 우유부단함에 대한 고민이 조금 더 명료해졌다.


당신의 '우유부단함'이 장점으로 바뀌는 심리학 - BBC News 코리아

https://www.bbc.com/korean/articles/c0k1d428yp7o


이 기사의 결론은 .

우유부단하다고 고민하는 성격도

잘 알고보면 장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

이렇게 망설이는 성격에도 긍정적인 점이 있다. 즉 결정을 내리기만 한다면, 결론 내리기를 망설이는 사람들이 결론을 빨리 내리는 사람들보다 일반적으로 더 현명한 판단을 한다는 것이다.


사실 우유부단함이 문제가 될 때는 그것이 지나쳐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을 할 때, 망설임에 압도당해버리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할 때까지 스스로 시간 제약을 두는 것이다. 그러면 정작 새로운 통찰력을 얻지도 못하면서도 다른 선택지를 이리저리 재느라 시간을 너무 많이 허비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기사에서 Freakonomics(괴짜경제학, 2005)로 유명한 스티븐 레빗 교수도 연구를 했는데, 어떤 선택에 있어서 전반적인 행복감에 대해서 조사했는데, 결정 내리기 힘들어하는 온갖 문제들을 고민하게 한 뒤, 동전 뒤집기를 해서 행동을 실행하라고 나오면 실행하는 실험이었다. 몇달 뒤 사람들에게 다시 설문을 하니, 실제 실행했던 사람들은 "어떤 행동도 하지 않고 과거와 똑같은 상태를 지속해온 사람들"(동전 던지기의 결과에 상관없이)보다 훨씬 더 높은 행복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서 동전 던지기는 사실 단순히 우물쭈물하고 있는 자신을 실제 행동하게끔 만든 작은 기제에 불과했다.


레빗 교수는 "결정을 할 때 일반적으로 좋은 규칙은, 어떤 것을 할지 말지 결정을 하지 못하겠을 때 현재상태를 지속하는 선택보다 변화를 상징하는 선택을 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니 우유부단한 나에게, 말하고 싶다.

조금 내 걱정을 덜어 놓고 내 생각에 존중을 더 실어주길 바란다.


'할걸 그랬어'라고 후회하는 명언들이 너무나 많은 것을 보면... 안 하고 후회했을 때보다 해보고 후회하는 것이 더 낫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그것이 어느정도 내 삶을 크게 짓누르지 않는다면, 만약 내 마음에 일렁이는 데 그 의도가 좋은 것이라면, 시간 제약을 좀 두고, 그 안에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나를 최대한 돕자.


후회 관련 명언들도 찾은 것은 덤.

1. 절대 후회하지 마라. 좋았다면 추억이고, 나빴다면 경험이다 – 캐롤 터킹턴

2. 인생에서 가장 슬픈 세 가지. 할 수 있었는데, 해야 했는데, 해야만 했는데. – 루이스분

3.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것 중 하나는 자기 자신이 되기보다 다른 사람들이 바라는 대로 되는 것이다. – 섀넌 L. 앨더

4. 후회를 지혜롭게 이용하라. 깊이 후회한다는 건 새로운 삶을 사는 것이다. – 헨리 소로

5. 나는 하지 않은 일을 후회하는 것보다 내가 한 일을 후회하는 편이 낫다. – 루실 볼

6. 당신이 후회하는 유일한 일은 당신이 하지 않은 일들이다. – 마이클 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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