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26일 일요일
\ LITTLE FIRES EVERYWHERE(작은 불씨는 어디에나)를 보기 위해 아마존 프라임에 가입했다. 오늘 <서점 일기>를 거의 다 읽었는데, 막판에 손님이 몰리는 바람에 다 읽지는 못했다. <서점 일기>에는 아마존이 굉장히 많이 언급되는데, 대체로 아마존이 오프라인 서점을 죽인다는 부정적인 내용이다.
\ 오늘은 신학기라는 것이 유독 실감 나는 하루였다. 전공 도서를 찾는 손님이 부쩍 늘었는데, 서점도 나름대로 신학기를 대비하고는 있지만, 이맘때가 되면 못 구하는 책이 많아진다. 일부 전공 도서들은 일시적으로 대학 구내 서점으로만 유통되는데, 이런 것들은 온라인에서도 구매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학교 서점으로 가야 한다. 우리 서점 근방의 학교들은 전부 구내 서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굳이 우리 서점에 와서 전공책을 찾는 이유가 뭘까. 오늘 몇 번이나 학교 서점을 방문하라는 안내를 해야만 했다. 혹시 이 글을 보는 학생들이 있다면, 전공 도서는 일단 구내 서점을 우선 방문한 뒤, 그곳에 없는 책에 한하여 (본인의) 학교와 가까운 서점에 '미리' 연락해 재고를 확인한 뒤 방문하시길!
\ 휴무날 스타벅스에 갔다가 옆 테이블의 대화를 듣게 되었다.
(앞자리 여성 앞에 놓인 (작은 잔에 담긴) 음료를 바라보며)"그건 뭐야?"
"배 부른데 커피 마시고 싶을 때 시키는 거예요. 아이스인데 얼음이 없어서 연해질 일도 없어요."
"대박, 그런 것도 있어?"
나도 속으로 옆자리 남자와 같은 말을 했다. '대박, 그런 것도 있어?'
검색을 해 보니 음료의 이름은 스타벅스 더블샷이었다. 오늘 점심시간에 스타벅스 더블샷을 먹어 볼 생각이었는데, 역시나 자리 잡는 것에 실패했다. 스타벅스는 평일이든 주말이든 낮이든 밤이든 언제나 만석이다. 예전에는 작은 사치의 개념으로 브랜드를 소비하기 위해 스타벅스에 갔다면, 요즘은 개인 카페에 비해 테이블이 많고 아무리 오래 있어도 눈치 주는 사람이 없으며, 가격이 합리적이라는 이유로 스타벅스에 가는 것 같다. 고급 이미지의 자리는 만만하고 친숙한 이미지로 대체되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자리가 없기는 매한가지다. 어쩔 수없이 테이크아웃으로 주문했는데, 음료의 만족도는 높았다. 나도 앞으로 '배 부른데 커피가 마시고 싶을 때' 더블샷을 시키기로 마음먹었다.
\ 3월에는 루틴을 조금 바꿔 볼 생각이다. 데일리 루틴의 비중을 낮춰 부담을 줄이고, 매일 하나의 메인 태스크를 정하기로 했다.
1. 한자 공부
2. 독서
3. 기록 (불렛저널)
4. 영어 공부 (스픽)
5. 필사 및 글씨 연습
6. 브런치
7. 롱블랙 읽고 기록
2월의 데일리 루틴은 위와 같았는데 매일 일곱 개 목록을 완수하기란 정말 쉽지 않다. 무엇이든 꾸준히 하는 것이 가장 어렵고 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꾸준히 하려면 스트레스나 부담이 너무 커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지속 가능한 나만의 루틴을 찾기 위한 실험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1. 독서, 2. 영어(스픽), 3. 기록(데일리로그), 4. 브런치(2023 Record)]
위 네 개는 매일 해야 하는 데일리 루틴으로 가져간다. 그 외의 것들은 요일을 정해 하루에 하나씩만 하기.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월 : 한자, 화 : 밀린 기록 정리, 수 : 롱블랙 인사이트 정리, 목 : 필사}
휴무에는 데일리 루틴도 의무에서 배제하고 마음 내키는 것을 하거나 안 해도 좋다. 습관을 형성하고, 성과를 얻고, 또 쉼까지 지키려면 매일 매 순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실험의 결과는 3월 말에 확인하기로!
#1. 어제 영화를 보고 관심이 생긴 카를로 로벨리의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를 출근하자마자 꺼내 들춰 보았다. 서문부터 매우 흥미로워서 다음 달 구매 예정 목록에 올려 두었다.
#2. 서점에서 일하면서 매일 느끼는 거지만, 수익면에서는 새 책보다 헌 책이 훨씬 유리할 듯하다. 우리 서점은 오래된 서점이고 규모도 꽤 큰 편에 속함에도 불구하고 마진율이 안구에 습기 차는 수준인데, 심한 것은 원가가 정가의 95퍼센트를 육박한다. [기획(저자) - 생산(출판) - 유통(총판) - 소매(서점) - 소비자(독자)]의 고리에서 웃는 쪽은 대체 어디인 건지 정말 알고 싶다.
오늘은 시 전문을 필사했고, 그중에서 마음에 드는 문장을 뽑아 캘리그래피 형식으로 써 보았다.
이 중에서 '이 글씨는 참 흡족하군' 하는 것은 하나도 없는데, 그래도 고무적인 부분은 딥펜 다루는 법에 조금 익숙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필압 조절이 조금씩 가능해지고 있다. 딥펜 놀이도 한 번 잡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마냥 붙들고 있어서 30분 타이머를 맞춰 두고 진행했다. 30분만 했다는 말은 아니지만..
나는 소울이 없는 건지 뭔지 음악에 큰 감흥을 느끼지 못한다(대화하거나 책 읽는데 배경음악이랍시고 노래 틀어두는 거 제일 이해 못 하는 편). 그런 나의 마음을 울린 버스커가 오늘! 서점 앞에 나타났다. 그간 많은 버스커들을 봤고, 심지어 진짜 가수가 온 적도 있지만, 오늘처럼 마음이 알싸해진 적은 결단코 없었다. 마지막 곡으로 내 사랑 내 곁에를 불렀는데 심장이 두근거리고 마음 한 편이 아릿해져서 가슴 부여잡고 뛰쳐 내려갈 뻔했다고! 내가 앞에 서서 직관할 수만 있었다면 지갑에 있는 현금을 전부 털어서 그에게 줬을 것이다. 만약 다시 만난다면 그때는 말이라도 한 번 걸어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