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과 결혼에 대한 고찰
2023년 2월 27일 월요일
\ 출근
신학기가 되면 아동책은 아동책대로, 수험서는 수험서대로, 전공 서적은 전공 서적대로, 각종 개정판에 신간까지 미친 듯이 쏟아진다. 하루종일 밀려드는 책을 서가에 꽂는데만 하루를 다 썼고, 저녁 여덟 시 경이 되어서야 처음 앉을 수 있었다. 퇴근 후 저녁을 먹고 잠깐 소파에 앉았는데, 눈을 감았다 떠 보니 28일이 되었다. 28일 오전에 27일 자 일기를 쓰는 이유.
\ [작은 불씨는 어디에나]를 다 봤다. 알고 보니 '실레스트 잉'이라는 (처음 들어 보는) 작가의 소설이 원작이었다. 8부작으로 하루 반 만에 완주하고 아마존 프라임 7일 무료 체험을 이틀 만에 해지했다. 남은 5일 동안 볼 만한 콘텐츠를 찾아보려 했지만 실패했다. 리즈 위더스푼의 연기에 감명받아 [더 모닝 쇼]를 보기 위해 애플 티비 플러스 구독을 재개했다. 파친코를 보기 위해 구독한 후 두 번째.
\ [작은 불씨는 어디에나]를 보면서 차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차별'이란 매우 관념적인 개념이고, 언제나 피해자와 가해자로 양분되는 구조인데, 그 과정은 대체로 매우 모호한 구석이 있다. 드라마에 나온 대사 중 일부를 인용해 보겠다.
# 햄버거 숍 드라이브 스루 주문 상황
여(백인) : (활짝 웃으며) 대학을 안 가면 저 사람들처럼 되는 거야.
남(흑인) : 저 사람들? 흑인?
여 : 그런 의미 아닌 거 알잖아. 주문받는 사람이 백인이었더라도 난 똑같이 말했을 거야!
남 : (굳은 표정으로 말없이 고개를 가로젓는다)
둘은 수험생이자 연인이다. 여자는 예일대 합격, 남자는 프린스턴에 합격한 상황. 일단 백인 여성은 피부 색깔의 흑/백을 떠나 대학을 가지 않고 햄버거 가게에서 일하는 종업원을 명백하게 차별하고 있긴 하지만, 그것을 차치하고서라도 위 대화는 생각할 거리를 남긴다. 우리도 매일 누군가를 '나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차별하고 있을지도 모르며, 또 누구나 반대의 경우에 노출될 수 있다. 차별이 세상에서 사라질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인간이 그렇게 아름답게 진화할 것이라고 보지도 않지만, 의식적으로라도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인간이 인간을 인종, 직업, 피부의 색깔, 성적 취향, 종교에 따라 차별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 7주년 결혼기념일이었다. 7년 전 2월 27일, 우리는 공식적으로 부부가 되었다. 결혼기념일을 기념하기 위해 크크크 치킨을 시켜 먹었다(?). 특별한 날이니만큼 결혼에 대한 정의를 나름대로 내려 봐야겠다.
결혼이란
이 사랑스러운 남자를 바라보며 "어떻게 이 남자가 내 남편이지?" 했다가
이 빌어먹게 짜증 나는 남자를 바라보며 "어떻게 이 남자가 내 남편이지?" 하기를 반복하는 것.
이제 28일을 살러 떠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