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2023 Record

2023년 3월 16일 목요일

휴무_가족 식사

by 감우

이혼 부모의 자식은 두 배로 바빠진다. 오늘은 거의 반년만에 아빠를 만났다. 어느 순간부터 시댁이 더 편하게 느껴진다. 나와 그들 사이에 쌓인 역사는 짧지만 가족이라 명명되는 관계는 의외로 편안한 구석이 있다. 속하면서 속하지 않을 자유가 나를 안심시킨다.

원가족의 켜켜이 쌓아 올려진 역사와 그 사이사이 배어들어간 상처들은 때때로 우리 모두를 힘겹게 한다. 그래서 가끔은 나의 엄마보다 아빠의 새로 맞은 아내가 더 편하게 느껴지고, 나의 친정보다 시댁이 더욱 안락하다.


나에게 가족이란, 떠올리면 그립고, 생각하면 짠하고, 만나면 짜증 나는 그런 존재. 나의 시작, 나의 근본, 나의 가족, 그리고 우리들만의 역사. 그런 것들을 떠올리다 보면 아이를 낳고, 부모가 되는 일이 한없이 두려워진다. 가족을 사랑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세상에서 가장 닮고 싶은 사람은 나의 부모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족을 떠올리면 왠지 서글퍼진다. 내가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커서 나를 떠올리며 서글퍼질 생각을 하면 더 서글퍼진다.


오늘은 쓰다 보면 울음이 터질 것만 같아 그만 써야겠다.

kristina-flour-BcjdbyKWquw-unsplash.jpg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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