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5일 금요일

이유는 모르겠다.

by 감우

"행복을 자랑하는 사람을 경계하고, 사랑을 찬미하는 사람을 의심하며, 자기를 안다는 사람을 불신하라.“


오늘 계속 위의 문장이 혀끝에서 맴돈다. 이유는 모르겠다. 어쩐지 그래야만 할 것 같다. 일종의 결심이나 다짐 같은 것. 행복을 자랑하는 사람도, 사랑을 찬미하는 사람도, '나'를 안다는 사람도, 모두 거짓말쟁이들 같다. 그들을 신뢰해서는 안 될 것 같다. 그들의 존재는 다소 위협적이기까지 하다. 이유는 모르겠다.


아름다운 것일수록 거짓에 가까워진다.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어둠은 더욱 짙어진다.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모를 믿음의 씨앗이 깊숙이 뿌리를 내리고 무럭무럭 자라난다.


우리가 끊임없이 외면하고, 없는 셈 치고, 도망치려 했던 바로 그곳.

그러나 멀어지려 하면 할수록 지치지도 않고 나의 등뒤를 바짝 쫓으며 우악스럽게 머리채를 휘감아 자빠뜨리고 마는 바로 그것.

고운 모래를 끊임없이 퍼다 나르며 쉴 새 없이 간척을 시도했던 바로 그 웅덩이.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칠흑.

그곳에 진실이 있다면.


동공은 이내 어둠에 익숙해진다.

아주 잠깐의 암흑, 치가 떨리도록 두려운 아주 잠깐의 공포, 그것을 견딜 수만 있다면, 우리는 진실을 볼 수 있다.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이유는 모르겠다.

@unsplash



내일은 쉽니다. 일요일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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