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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우 Jun 06. 2017

잘 모르는 이야기.

2017년 6월 5일 화요일

#1

신체적 노화는 두렵지 않은데..

노화에 따른 외로움이 두렵다.

시대의 중심에서 밀려난다는 일은

더 이상 대화가 통하지 않는 불편한 노인네가 되어버리는 일일까?

차츰 많은 이들이 나와의 대화를 꺼리게 되고,

나의 자식들조차도 나와 소통하지 않으려 할까.

그저 말 몇 마디 나눠주는 말 상대가 필요해

지하철 역에서 만난 초면의 아무개와도 아무 얘기나 떠들게 되고 마는 걸까.

나를 점차로 피하는 자식들의 이야기를 하는 일이

유일한 낙이 되는 삶을 살게 되는 걸까.

책을 읽다 갑자기, 큰 소리로 울음을 터트렸다.

언제나 외로울 할머니가 생각나서,

항상 소외감을 느끼는 할머니의 외로움에 나도 한 줌 보탬이 되고 있어서,

씩씩하고 강하다고만 생각했던 어머니도

사실은 외로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도 그렇게 쓸쓸한 노인이 되어버릴 것 같아서.

그럼에도 한편,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당연한 생의 흐름일 뿐이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거라고.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내 옆에서 나와 동일한 속도로 나이 들어갈 그의 존재가 감사해졌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결국, 홀로 남고 말겠지.


#2

어느 날 문득, 퇴근길에 하게 된 상상.


지하철에서 키 큰 흑인 남성을 함부로 대하며 욕을 하는 할아버지를 만났다.

한국말도 못하면서 왜 여기에 있냐고 마구 윽박지르는데

너무하다 싶어 다가가 흑인 남성의 역성을 좀 들었다.

그러다 서로 언성이 조금 높아지는 순간 할아버지가 손을 올렸다.

흑인 남성은 내게 고마웠던지 나를 도우려다 할아버지를 살짝 밀쳤는데

할아버지가 경찰서로 그를 끌고 갔다. 물론 나도 같이.

경찰관에게 있는 힘껏 상황을 설명하고,

흑인 남성은 죄가 없다, 여차저차 정당방위였고, 할아버지에게 큰 위해를 가하지 않았다 변호했지만

그는 한국에 더는 머무를 수 없게 되었다.

나는 그의 무고함을 밝히려다가

인권보호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열렬한 인권운동가가 되었다.


한 순간의 작은 사건으로 인생이 하루아침에 달라질 수도 있다.

작은 점들이 모여 하나의 인생이 된다.

내일을 모르기에 오늘의 희망을 잃지 않을 수 있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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