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팅 일기_맑고 흐린 날의 기록

2024.07.06. 토

by 감우

2024.07.06. 토


오늘은 정말 비가 쏟아질 줄 알았는데, 막상 출근길에는 선글라스 안 챙긴 걸 후회하며 걸어왔다. 나는 엄마를 닮아 햇볕 아래서 눈을 심각하게 못 뜨고, 그래서 365일 해가 있는 날이면 무조건 선글라스를 챙긴다. 실용적인 이유가 아니더라도 (나는 태생이 멋쟁이라) 선글라스 끼는 걸 좋아하긴 하지만, 뭐 아무튼! 출근을 했더니 해가 더욱 반짝 나와서 식물들을 서둘러 내놓았는데, 잠깐 사이 하늘이 어둑해지더니 거센 바람이 불어 다시 식물들을 들여놓았다(식집사의 흔한 노가다 일상). 그때까지만 해도 당장이라도 폭우가 쏟아질 기세였는데 아직까지 비가 내리지 않고 하늘만 잿빛인 중. 혹시 올해 마른장마예요? ^^


그래도 비가 안 온 덕분인지, 주말 특수인지, 큰 손님들이 몇 분 와 주신 덕분에 매출도 꽤나 양호한 수준. 7월의 기운도 내 편인 건가? 오늘도 특별한 칭찬을 들었는데, 남자 손님 한 분이 오래 둘러보시고 여러 가지를 담아 오셔서는 "엄청 신경 써서 셀렉하신 게 느껴지네요. 들어오기 전부터 엄청 지르게 될 줄 알았어요."라고 작은 목소리를 읊조리듯 말해 주신 것. 생각해 보면 오픈 직후부터 플로팅은 남자 손님들께 인정을 많이 받았다.


플로팅 오픈 극초반, 지금보다 물건도 훨씬 적고, 공간도 훨씬 휑했던 시절, 아무런 근거는 없지만 대뜸 "조만간 여기 방송탈 것 같아요. 왠지 제니 올 거 같은데." 하셨던 유쾌한 손님이 시작이었는데, 잘 지내고 계시려나? 그 말이 황당하면서도 재미있어서 함께 많이 웃었던 기억이 난다.


플로팅에서 보낸 4개월은 대체로 오늘처럼 맑고 흐린 날이었는데, 지나간 시간들을 복기하다 보면 맑은 순간만 기억에 남아 있다. 맑음이 계속해서 싸여갈 플로팅을 생각하면 불안보다는 기대가 훨씬 크고, 두려움보다는 즐거움이 훨씬 크다. 그러니까 역시, 아직까지는 재미있게 하고 있습니다!

남편이 보내 준 사진. 이렇게 늙어가고 싶네요. 짐꾼과 아낙네로 함께 :)

ps: 오늘 드디어 출장 갔던 남편이 돌아옵니다! 선물 컨펌하러 가야 해서 칼퇴합니다! 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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