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1. 일
월말 소회는 보통 말일에 하는 것이 정석이나 나는야 정도를 거부하는 자! (가 아니고 어제 매출 데이터를 뽑지 않고 퇴근함 ^^) 그리하여 오늘은 출근하자마자 월세를 내고, 바로 매출데이터를 뽑아보았습니다.
여기서 잠깐, 월세를 월초에 내는 게 좋을까요, 월말에 내는 게 좋을까요?
플로팅 임대료는 매월 1일 납입 시스템으로, 일종의 선불제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저는 이것이 꽤 마음에 듭니다. 왜냐! 일단 남 줄 돈부터 주고 텅 빈 통장과 함께 새로운 달을 맞이하면 얼른 다시 채워 넣어야 한다는 압박감과 함께 돈 벌 의지가 호랑이 기운처럼 샘솟거든요 ^^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8월의 플로팅은 어떤 달로 기억될까.
장마에 폭염에 태풍이 연달아 몰려오며 진짜 망하는 줄로만 알았던 8월. 그러나 월간 정산을 하고 보니 매우 놀라운 데이터가 도출되었다. 리뉴얼로 인해 4일간 영업을 안 했던 것까지 감안한다면, 지난달과의 매출 차이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점! (역대 최저 매출도 아니었다!)
장사를 시작한 지 6개월쯤 되고 보니 이제 슬슬 데이터 수집에 대한 욕심도 생긴다. (그래서 엑셀 책을 사긴 했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과정에서는 자료조사를 최소화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한다. 자료조사라는 명목으로 행해지는 여러 정보들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되다 보면 오히려 중심을 잡기 어려운 탓이다. 그러나 일단 시작하고 움직였다면, 그 발자취에 대해서는 데이터 분석이 필수라고 생각하는 편이기도 하다.
지난 6개월간은 그야말로 모든 하루하루가 첫 경험 모음집이었기 때문에 데이터 분석은 언감생심, 코앞에 닥친 일을 해결하는 것만으로도 버겁게 흘러가 버렸다. 그사이 여러 가지 새로운 일들을 벌여 놓기도 해서 더더욱! 그러나 하반기에는 새로운 것을 벌이기보다 이미 벌려둔 것들을 조금 더 꼼꼼히 살피고 정비하며 데이터화하는 작업을 해 봐야 할 듯싶다.
플로팅의 매출은 여전히 오르락내리락하는 중으로, 우상향 혹은 우하향 식의 통계적인 그래프는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의 나는 즉각적인 매출 증진보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플로팅의 존재를 인지하고 이곳의 문을 열고 들어오게 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 또한 구매 여부와 상관없이 돌아나가는 길에는 어떠한 불쾌감도 묻어나지 않길 바란다.
'여기는 내 취향이 아니네'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여기는 정말 기분 나쁜 곳이네'라는 감각을 누군가 느꼈다면, 그것은 이유가 무엇이든 내 잘못이다.
내가 모든 사람을 유쾌하게 만들어 줄 수는 없을 테다. 그러나 누구도 불쾌하지 않게 만드는 것쯤은 가능하지 않을까?
플로팅 같은 소매점은 들어오는 손님의 절반 이상이 구경만 하고 돌아나간다. 나는 그분들이 물건을 구매하신 손님들 못지않게 소중하다. 그 어떤 강제성도 없이 제 발로 이곳의 문을 열고 들어왔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기적 같은 인연인가. 그들의 방문이 당장의 매출에 도움이 되지 않을지는 몰라도, 작지만 확실하게 긍정적인 감정들이 쌓이고 쌓이면 플로팅도 핫플 되지 말란 법 없지 않나요?!
그러니까 나의 플로팅이 당신의 기억 속에서 취향이 맞는 친구에게 자신 있게 소개할 수 있는 공간으로 남기를, 당신이 얼마를 썼든 상관없이 환대받았다는 감각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6개월을 돌아보며 플로팅 사용설명서를 정리해 보기로 한다.
[플로팅 사용 설명서]
* 당신은 이곳의 문을 열고 들어온 것만으로도 나에게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주었다.
* 나는 당신의 지갑을 함부로 열어, 있는 돈을 몽땅 털어가겠다고 작정한 도둑이 아니다.
* 나는 당신이 진정으로 마음이 동하는 물건을 발견했을 때에만 신중하게 지갑을 열길 진심으로 바란다. (힘들게 번 돈 함부로 쓰지 마세요.)
* 당신은 이 공간에서 나를 없는 사람 취급해도 좋고, 원한다면 얼마든지 나에게 말을 걸어도 좋다.
* 플로팅을 이용함에 있어 주도권은 오직 당신에게 있다.
* 나는 정말이지 모두가, 언제 어디서든, 최선을 다해 주도적인 삶을 영위하길 바란다.
* 플로팅의 주인은 나이지만, 당신이 이곳에 머무는 순간만큼은 당신의 것이기도 하다.
* 그러니까 이 공간을 부디 주인처럼 편하게 즐기다 가시길.
만으로 6개월간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플로팅을 운영했다.
다시 돌아가도 더할 수 없고, 그러니까 어떤 미련도 아쉬움도 없다.
만으로 6개월이 지난 지금, 나의 마음은 처음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나는 뛰기보다 걸을 테다. 멀리 보며 오래오래 걸어갈 테다.
이곳에서 당신과 내가 함께 웃을 수 있는 방법을 멈추지 않고 고민할 테다.
당신과 내가 오래오래 함께 웃을 수 있다면, 나는 분명 부자가 될 수 있을 거다.
어서 빨리 그날이 와서 우리 남편 퇴사 시키고 살림만 시키는 게 내 꿈이다.
그러니 제발.... 핑크빛 미래여! 내게로 오라!!!
ps: 9월부터 플로팅의 휴무일이 월,화 이틀로 변경됨에 따라, 플로팅 일기도 수요일에 다시 돌아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