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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우 Sep 20. 2024

슬기로운 조언 활용법

'너를 위해서'라는 거짓말

 좋은 의도로 시작했던 무언가가 좋지 않은 결말을 초래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그것들은 대체로 '조언'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다. 우리는 조언이라는 단어를 지나치게 함부로 내뱉고 있다. 뱉자마자 허공으로 부서져 사라지고 마는 '말'이란 존재는 얼마나 가벼운가.


조언(助言) : 말로 거들거나 깨우쳐 주어서 도움. 또는 그 말

 

 나는 기본적으로 '너를 위해서'라는 말을 믿지 않는다. 그 말의 행간을 잘 톺아보면 사실은 화자를 위해서일 때가 많기 때문이다. 나의 체면을 위해서, 나의 우월함을 증명하기 위해서, 상대를 우아하게 비난하기 위해서, 나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기타 등등의 수많은 자기애적 욕구를 사회적인 언어로 번역하면 '너를 위해서'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너무 비약적인 가설이라고 생각하는가? (나만 쓰레기였던 거야...?) 그럴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건 어떤가. 인간은 타인의 말 따위로 변화하는 단순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 나는 인간이 확실하게 변하는 존재라고 믿는다. 하루아침에 180도라도 변할 수 있는 것이 인간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한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인간을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나 자신뿐이라는 것. 특정 계기를 통해 스스로 깨우쳐 행동할 때에만 인간은 변화할 수 있다. (말로 거들거나 깨우쳐 주는 도움 또는 말 따위에 인간이 변한다면 세상이 이 모양 이 꼴일 리가 있겠나요?)


 생에 첫 사업을 시작하면 조언의 역대급 풍년이 시작된다. 이 사람 저 사람이 한 마디씩 가볍게 얹는 말들이 실질적인 도움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그렇다고 모든 조언을 차단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냐고?! "자! 그럼 지금부터 제가! 슬기로운 조언 활용법에 대한 조언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1. 어떤 조언이든 절대!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 것.

2. 상대의 말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진짜 말 같지도 않은 개소리더라도! 일단은 그냥 듣자.

3. 조언이 끝나고 나면 "생각해 볼게, 고마워."라고 한다. (이해가 안 된다면 그냥 외우세요! 조언타임 종결 멘트로 이만한 게 없습니다! 이때 내 안의 자아는 잠시 재워 두셔도 좋습니다.)

4. 상대와 헤어진 뒤, 나의 자아를 흔들어 깨운다.

5. 아까 들었던 조언에 대해 최대한 객관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진지하게 생각해 본다.

(의외로 유익한 조언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 조언을 받아들이고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면, 그 조언이 나를 변화시킬 특정 계기가 되어 줄 수도 있다.)

6. 생각 끝에 역시 개소리라는 결론에 이르렀다면? 즉시 개무시가 답! 다시 생각하며 곱씹을 필요조차 없다.

7. 신사적으로 대응을 했는데도 계속 어쭙잖은 조언을 남발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말 한마디만 하세요.

 "너나 잘하세요 *^^*"


  말은 아무것도 책임져 주지 않는다. "네 말대로 했다가 망했잖아!" 같은 원망이 통할 리가 없지 않나. 나의 인생에 있어 최종 결정권자는 언제나 나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것은 엄청난 권리인 동시에 그만한 책임의 무게가 따르기도 한다. 우리 모두는 왕관의 무게를 견뎌야만 하는 나의 삶이라는 왕국의 왕인 것이다. 결정도 내가, 책임도 내가 져야만 하는 고독한 판에서 조언이라는 미명 하에 행해지는 참을 수 없이 가벼운 말들에 주도권의 키를 넘겨주지 말 것.


 그러니까 오늘의 결론?! 제가 싸질러둔 조언을 위한 조언 또한 나의 이야기일 뿐 당신의 이야기는 아닐 수 있으니, 개소리라 판단된다면 즉시 개무시해 주시길! "당신의 인생에서는 오직 당신만이 옳습니다." 

내 인생은 내 거야! 그러니까 내 맘대로 살랭 ;)

ps: 우리끼리 이야기지만, 일단 나부터! 조언 같은 건 웬만하면 하지 맙시다! 남 인생에 감 놔라 배 놔라 할 시간에 내 인생이나 잘 살아 보자고요! (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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