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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우 Oct 18. 2024

7개월간의 여정을 갈무리하며

마지막 글을 발행합니다.

 "내가 진짜 사장이 되다니!!"

 온 세상에 이 말을 외치고 싶었다. 나조차도 믿기지 않는 일이 실제가 되었으니 말이다.


 본 연재는 2024년 3월 29일 시작되었다. 플로팅을 오픈하고 29일이 지난 날이었다. 선선한 봄에 시작한 이야기는 뜨거운 여름을 무사히 통과하여 다시 선선해진 가을에 마무리된다. 모든 것이 처음이었기에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었고, 그래서 이곳의 모든 글은 대부분 즉흥적으로 쓰였다. 한 주의 생각을 정리하며, 당시의 가장 큰 고민을 풀어내며, 나름의 깨달음을 기록하며, 매 순간 나조차 어떤 글이 완성될지 모르는 채로 첫 문장을 시작하곤 했다. 끝이 정해진 글이라는 것을 알게 된 날 이런 문장을 썼더랬다.


 "갈 수 있는 한 가장 먼 곳으로 가 보기로 한다."


 그날의 '가장 먼 곳'이 어느새 '오늘'이 되었다. '그때쯤이면 제법 사장다운 사장이 되어 있을지도.' 장난스레 말해 보기도 했으나 오늘이 되고 보니 역시나, 그럴 리가! 초보 딱지를 떼기엔 여전히 부족한 것들 투성이다. 하루가 24시간뿐이라는 게, 내 몸이 하나뿐이라는 게 야속하기만 하던 순간에는 연재를 이어가는 것이 버겁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도 역시, 오늘에서야 하는 말이지만, 이 글을 시작하길 참 잘했다. 가장 먼 곳으로 와서야 비로소 마침표를 찍을 수 있어 참 다행이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7개월의 시간 동안, 뒤돌아 후회하거나 현재에 좌절하지 않고, 대부분의 시간을 아낌없이 웃으며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는 것은 내가 생각해도 참 기적 같다. 플로팅은 여전히 첫 달의 매출을 넘어서 본 적 없지만, 첫 달의 불안은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지고, 즐거움과 기대감으로 충만한 오늘이 되었다. 나는 이 기적이 본 연재 덕분이라고 믿고 있다.


 퇴사를 하고, 잃어버린 나를 찾고, 애틋했던 서점 생활을 뒤로한 채, 진짜 사장이 되기까지. 브런치에 고스란히 남게 된 나의 지난했던 여정은 멀찍이 떨어진 각각의 점이었다가 어느새 하나의 선으로 이어졌다. 지금의 과정도 먼 훗날 돌아보면 지금보다 길어진 선 아래 찍힌 하나의 점이 될 것이다. 그때의 나는 또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이곳의 모든 글은 오직 나를 위해 썼다. 아무도 읽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읽어 주셔서 당황했던 날들이 많았다. 온전히 나만을 위한 쓰기의 시간을 통해 한 가지 깨달은 점이 있다. 나는 아마 계속 쓰게 될 거라고. 작가의 꿈을 버리고 나니 비로소 쓰기가 즐거워졌다. 나는 이제 작가가 될 생각이 조금도 없으므로, 내가 쓰는 데 있어 독자는 필수 조건이 아니게 되었다. 그러니까 앞으로도, 아무도 읽지 않을 것 같은 글을, 오직 나를 위해 끊임없이 쓰게 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운 좋게 몇몇 분이 읽어 주신다면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일 것이다.

ps:

지금까지 저의 글을 읽어 주신 모든 분들께 무한한 감사를 전합니다.

초보 사장의 우당탕탕 초보 스토리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좀 더 깊게 들여다보고 싶은 이야깃거리가 생기면

또다시 연재를 하게 될 지도요!

(플로팅 일기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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