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팅 일기_일요일기 + 플로팅의 공유서가

2024.10.13. 일

by 감우

10월은 눈에 띄게 손님이 늘었다. 방문 고객 자체도 늘었지만 큰 금액을 결제하는 손님도 부쩍 늘었다. 이 현상이 날씨가 선선해져서인지, 플로팅이 알려지고 있는 것인지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 둘 다일까? 그랬으면!


손님이 늘었다는 것은 물건 빠지는 속도도 빨라졌다는 의미로, 이번 달은 거의 플로팅 초반 물건 채울 때 급으로 주문을 넣는 중. 오픈 초반에는 주문 수량을 매우 매우 매우 소극적으로 넣었는데, 상품의 종을 늘려야 하는 시기이기도 했지만 어느 정도의 재고를 확보해 두어야 하는지에 대한 감이 안 잡혀서인 탓도 컸다. 나는 보통 월단위로 발주를 넣기 때문에 이제는 스큐당 재고를 좀 더 넉넉히 가지고 있으려고 하는 편.


예전에는 악성 재고가 생기는 것이 무서워 더욱 소극적으로 주문을 하기도 했는데 그러한 재고들을 가지고 다양한 이벤트에 활용하거나 플리마켓 상품으로 할인 판매를 하는 등 여러 가지 재미있는 시도를 할 수 있어서 오히려 좋다는 쪽으로 바뀌었다. 그러니까 부디, 계속 좋은 물건을 고르고, 충분히 확보할 정도의 돈이 계속 돌아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오늘은 공유서가로 무려 16권의 책을 기부해 주신 고객님이 나타나셨다!(이웃 주민 고객님!) 공유서가는 오프라인 변별력을 잡기 위한 내 나름의 킥이었는데, 기획 당시 주요 타깃은 동네 주민이었다. 이 동네는 도서관도 멀고 작은 독립서점이 많은 반면 대형 서점은 꽤 많이 걸어야 하기 때문에 폭넓은 책을 보기 위해서는 일정양의 발품이 필수적이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는 도서관을 대체할 수 있는, 사려는 책이 없더라도 부담 없이 구경을 위해 드나들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다. 자주 드나드는 것이 포인트였기에 이왕이면 가까이 사시는 분들이 많이 이용해 주시길 바랐던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독립서점을 즐겨 다니지 않는다. 작은 서점들은 주인의 취향이 짙게 묻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나와 결이 맞지 않는 곳을 만나면 정말 단 한 권도 사고 싶은 책이 없기 일쑤다. (근데 또 대부분의 독립서점들은 규모가 매우 작아서 빈손으로 나오기 조금 민망해지죠!) 나는 책을 추천하는 일도, 추천을 받는 일도 그다지 즐기지 않고, 방대한 책더미 속에서 왠지 끌리는 한 권을 운명처럼 골라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보통은 대형서점을 선호한다. 사고 싶은 책이 정해져 있을 때에는 온라인 서점을 이용하지만, 그 이유가 도서 할인에 있는 것은 아니어서 동선에 서점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라면 오프라인 서점을 조금 더 선호하는 편이다.


그러니까 내가 플로팅 고객님들을 대상으로 "여러분, 이곳에서 제가 파는 책을 사세요"라고 말할 수 있을 리가 없지 않나. 내가 우리 손님들께 진정 하고싶은 말은 "당신이 원하는 곳으로 가서 당신이 원하는 책을 직접 골라 사세요."다. 그런 사람들이 많아지길 진심으로 바란다. 책을 파는 공간을 사랑하기보다, 어떤 형태의 책을 소비하느냐보다, 책의 세계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좋겠다. 나는 그 편이 출판시장을 살리는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라 믿는다.


그러니까 나는 차라리 이렇게 말하기로 했다.

"책 좋아하는 분들 여기로 모이세요. 책은 자주 다니는 곳에서 알아서 사시고요. 책 팔려는 거 아니니까 겁먹지 마시고 일단 한번 모여 보세요."

공유서가가 그들과의 징검다리가 되어줄 거라고 여전히 믿고 있다.

볼 때마다 기분 좋아지는 우리 누렁이~~ 누렁이도 플로팅 좋대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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