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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우 Nov 17. 2024

플로팅 일기_오랜만에 일기다운 일기(?)

2024.11.17. 일

 으악, 오늘도 정신없는 하루!

 오늘 좀 한가할 줄 알고 어제 못 읽은 독서 시간을 채우기 위해 1시간 독서 일정을 잡아놨으나 대차게 실패! (그래도 30분 독서는 클리어했어요 ^_^) 요즘 <한강, 디에센셜> 읽고 있는데, <희랍어 시간> 읽으면서 한강 최애작 바뀔 위기(?). 항상 <소년이 온다>를 최고로 꼽았었는데 <희랍어 시간> 너무 내 스타일. 한강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사람 한강이 궁금해진다. 상실, 죽음, 공허에 대하여 집착적으로 파고드는 그녀의 내면에는 대체 무엇이 들어차 있을까. 나는 그 습한 문장들 틈으로 아주 희미하게 비집고 나오는 빛을 사랑한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지만, 마주한 고통을 있는 그대로 통과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지 않고 살아낸다는 그 자체로 희망을 말하는, 가혹하지만 아름다운 문장들. <희랍어 시간>은 줌파 라히리가 많이 떠오르기도 했다. 줌파 라히리를 사랑하는 나로서는 아무튼 굉장히 좋았다는 말.


 어제보다는 적었지만 오늘도 많은 분들이 플로팅을 찾아 주셨고, 한가한 틈에 마당 구조를 바꿔 보기도 했다. 독서 시간 30분을 빠트린 것만 제외하면 오늘 하려 했던 일도 모두 완수. 수입 문구 발주도 넣었는데, 입고 일정 확인을 놓쳐서 다음 달에나 들어오면 다행인 수준 ^^ 플로팅 9개월 차, 상품의 적정가를 찾는 일이 게임처럼 재미있게 느껴진다. 10만 원이 싸게 느껴지는 상품이 있는가 하면, 3천 원이 비싸게 느껴지는 상품도 있다. 이 상대성을 알아가는 과정은 어렵지만 즐거운 일!


 플로팅 공유서가를 애정해 주시는 한 고객님이 오늘은 새 책 한 권을 구매해 가셨다. 희미한 미소를 항상 머금고 계시는 작은 목소리의 고객님. 시를 쓴다고 하셨는데, 어쩌면 이게 시인의 얼굴인 걸까? 플로팅 인스타그램과 브런치를 보고 계시다고, 강의를 듣다 잠깐 쉬는 시간에 하나씩 읽으면 리프레시가 된다고, 작은 목소리로 말씀해 주셨다. 이건 어쩌면 내가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칭찬이 아닐까? 이런 손님들이 앞으로 더 더 많아지길.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시다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당신이 플로팅을 응원해 주고 계신 것처럼, 저도 당신을 열렬히 응원할게요!


 내일은 플로팅 쉬는 날. 미용실 예약했다. 그냥 커트만. 무식하게 길렀더니 파마는 풀어지고 머리는 무거워져서 층을 좀 내면 어떨까 생각만 하고 있다. 내가 잘라 삐뚤빼뚤한 앞머리도 좀 다듬고. 디테일은 전문가에게 맡기는 걸로. 플로팅 일이 몸에 익어가는 탓일까. 다시 또 취미 부자병 초기단계. 찬바람 불어오니 다시 뜨개질이 하고 싶어졌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미니멀라이프 선언을 하고 실 한 트럭과 열심히 모아둔 뜨개책들 다 갖다 팔았는데. 내일 머리 자르고 실 사러 갈 생각하고 있는 나란 인간. 역시 난, 미니멀리스트가 되기엔 너무 커다란 마음을 가졌어.

New 플마당을 소개합니다 >.<

 11월 셋째 주의 플롯도 무사히 종결! 하루 쉬고 화요일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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