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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우 Nov 21. 2024

플로팅 일기_어제의 나하고만 경쟁하기로 했다.

2024.11.21. 목

 오늘은 정말 역대급으로 조용했던 날.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장사의 세계를 견뎌내기 위해선 시시때때로 정신승리가 필요한데, 나는 보통 장사가 잘 되는 날은 "돈 많이 벌어서 좋다!"로 그 외의 모든 이슈들을 잊는 편. 장사가 안 되는 날은? "일 많이 해서 좋다!"가 답이 될 수 있겠다. 오늘은 일... 꽤 많이 함 ^^ 그럼 됐어~


 플리마켓 준비를 조금씩 시작하는 중. 오늘은 가장 큰 마음의 짐이었던 랜덤박스 상품 보드 2/3 완성했다. '연남동 소품샵 추천'같은 피드에 플로팅이 조금씩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오늘도 한 군데 올라옴. 그러니까 오늘 돈을 못 벌었더라도, 플로팅에게는 내일이 있죠.


 플로팅 바로 옆에 소품샵이 오픈을 준비 중이다. 나는 별생각 없었는데 오히려 주변 사장님들이 신경을 쓰는 것 같다. 나는 워낙에 경쟁을 싫어하는 타입이기도 하고, 사실상 플로팅과 겹치는 부분도 별로 없어서 경쟁상대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앞집 사장님이 대인배인 척한다고 장난을 치시는데, 맞아요! 사실 저는 대인배예요 ^_^


 안 그래도 요즘 경쟁과 관련해서 생각하던 것들이 있어 짧게(?) 적어 봐야겠다.


 나도 드디어 테무 쇼핑을 해 보았다. 나는 알리 익스프레스니 타오바오니 중국 몰들이 기승을 부릴 때에도 한 번도 구매를 해 본 적이 없다. 나의 경제관념은 아버지에게 가장 큰 영향을 받았는데, 아버지가 가장 자주 하시던 말씀이 바로 "싼 게 비지떡이다."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너무 싸면 일단 의심하게 되고, 가끔 가격에 혹해 구매를 하더라도 꼭 "싼 게 비지떡이네."라는 말을 하게 되는 상황이 생기기 때문에 난 절대 최저가를 찾지 않는다. 그런 내가 테무를 구매한 이유는 테무 성공 사례를 꽤 많이 접한 데다 주문 및 결제가 쿠팡만큼 간편하기 때문. 그런데 역시, 싼 게 비지떡이다.


 내가 실링왁스에 관심을 가진 지는 꽤 오래되었는데, 선뜻 시도하지 못하다가 플로팅 오픈하고 일본에서 스타터 3종(스탬프 하나(핸들 포함)와 실링 초 하나 세트)을 사심 듬뿍 담아 수입했더랬다. 판가가 3만 원 가까이 되다 보니 당연히 안 팔렸다. 어차피 안 팔리면 내가 가질 생각으로 극소량을 들여왔던 거라 플리마켓에서 세일가로 하나를 판매하고 남은 두 개는 내가 가졌다. 잠깐 갖고 놀아보니 꽤 재밌음! 근데 테무에서는 스탬프 다섯 개에 왁스 수십 컬러에 이거 저거 다 주는데도 만 얼마밖에 안 한대요? 그래서 쿨결제를 하기로 했다. 근데 진짜.... 아니 리뷰에 다 기대 이상이라며..... 얼마나 기대를 안 했던 건데.... 진짜 퀄리티 깜짝 놀라서 3만 원짜리 일제 실링 세트가 전혀 비싸지 않게 느껴짐.


 비슷한 사례는 또 있었는데, 내가 평소에 풀테이프(수정 테이프처럼 생긴 접착제)를 애용하기 때문에 괜찮은 걸 수입해 볼까 하다가 다이소에서 천 원에 파는 걸 보고 바로 수입에 대한 마음을 바로 접었더랬다. 그리고 천 원짜리 풀테이프를 사서 돌아왔는데, 아 진짜 장난하나..... 풀테이프는 간편함을 위해 쓰는 건데 풀테이프가 끊기지 않고 엿가락처럼 늘어나요? 하 씨....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을 이제 정말 진리로 받아들이기로 하자.


 일련의 사건들을 거푸 겪으며 좋은 상품을 엄선하여 제대로 된 값에 사고파는 것이 멀리 봤을 때는 훨씬 더 나은 길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소비자로서도, 판매자로서도 모두 적용되는 말이다. "플로팅 제품은 믿고 살 수 있어!"라는 말이 "플로팅에서는 똑같은 걸 싸게 팔아!" 보다 훨씬 낫지 않은가.


 그러니까 나는 이제 가격 경쟁도 안 하련다. '경쟁을 해야 성장하는 겁니다.'라는 댓글을 어디선가 읽었는데, 뭐 그것도 꼭 틀린 말은 아닌지라, 나는 어제의 나하고만 경쟁하기로 했다. 오늘의 나는 내일의 내가 부디 꼭 이겨 주길.

1) 오늘 온라인몰에 올린 책. 이번 주는 책 주간!, 2) 플멩이 크리스마스 버전도 슬슬 만들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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